‘신음하는’ 중소기업…올해 파산신청 법인 1500곳 넘겨

뉴시스(신문)

입력 2024-11-21 14:39 수정 2024-11-21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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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10월 법인 파산신청 1583건
코로나 이후 고물가·고금리 이어진 탓
중소기업 올해 2분기 영업이익률 하락
중소기업 대출연체율도 전년대비 상승
경기불확실성 상존…지원책 추진해야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올해 1~9월 법인파산 신청이 지난해 같은 기간 1213건보다 19% 증가한 1444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최근 10년(3분기 누적 기준) 간 가장 높은 수치다. 법원통계월보에 따르면 9월 법인파산 신청은 145건, 1~9월 누적 1444건으로 나타났다. 2019년 931건이었던 법인파산 신청은 코로나19 이후 이어진 고물가·고금리·고환율 영향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22일 서울 서초구 소재 법률사무소에 파산 관련 문구가 안내되고 있다. 2024.10.22. mangusta@newsis.com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파산 신청한 법인이 1500곳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경기침체 및 내수부진과 티몬·위메프 사태 등으로 버티지 못한 중소기업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법원 통계월보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전국 누적 법인 파산 신청 건수는 1583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1363건) 16.14% 증가했다. 이중 파산 선고가 인용된 법인은 1380곳으로 집계됐다. 집계 이래 동 기간 중 최대치다.

최근 3년간 법인 파산 신청 건수는 2021년 955건, 2022년 1004건, 2023년 1657건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이대로라면 올해 역대 최다 건수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여파가 가시지 않은 채 고금리, 고물가가 장기화되면서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등의 파산 신청이 큰 폭으로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지난 7월부터 지속된 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됐다.

이영경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기업의 도산 전 구조조정제도의 다양화 필요성’ 보고서를 통해 이같은 문제를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코로나19 이후 정부의 대출 만기 연장 및 상환 유예 조치로 연명하던 기업들이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한계에 이르러 도산신청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여기에 더해 올해 티몬·위메프의 미정산으로 크게 타격을 입은 판매회사들까지 도산 위험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상황으로 영업이익은 줄고 대출 상환조차 어려워진 한계 중소기업도 점차 늘고 있다.

한국은행의 올해 2분기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매출액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2.0%에서 4.6%로 플러스 전환했으나, 영업이익률은 5.0%에서 4.4%로 하락했다.

대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 -4.8%에서 5.4%로 상승하고, 영업이익률은 3.3%에서 6.6%로 오른 것과는 대조되는 부분이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올해 9월 말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에 따르면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0.65%로 전년 대비 0.16%p 올랐다.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 추이도 증가하고 있다. 중소법인 대출 연체율은 9월 말 기준 2022년 0.33%, 2023년 0.52%, 2024년 0.68%로 집계됐다.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2022년 0.19%, 2023년 0.46%, 2024년 0.61%로 더욱 가파르게 증가했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주요국 금리 인하 기조에도 불구하고 향후 경기 불확실성 등이 여전히 상존하고 있어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연체율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하다. 최근에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관세 중심의 보호무역주의를 시사함에 따라 국내 중소·벤처기업의 수출이 감소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엄부영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통상 협의 채널을 마련해서 미국 정책 변화를 주시하면서 중소기업·소상공인에게 미칠 영향 및 애로를 반영해 지원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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