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포드, 올 뉴 몬데오 “스페인산 디젤의 맛은 떨려”

동아경제

입력 2015-04-22 08:00 수정 2015-04-2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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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오후부터 시작된 빗줄기는 시승 중에도 잦아들지 않아 자유로에 들어서자 전면시야를 줄곧 방해했다. 연천군 일대 국도의 불규칙한 노면과 곳곳의 웅덩이로 인해 신경을 곤두세웠고 앞쪽 엔진에서 시작된 디젤차 특유의 진동은 신차의 유일한 장점이던 부드러운 변속감을 반감시켰다.

지난 14일 포드코리아가 한국 수입차 시장을 겨냥해 디젤 라인업 확장의 일환으로 출시한 중형세단 ‘올 뉴 몬데오(All-New Mondeo)’를 경기도 파주와 연천군 일대에서 약 130km의 구간에서 시승해 봤다.
2015 서울모터쇼를 통해 국내 첫 선을 보인 포드 몬데오는 한국 수입차 시장 주류로 자리한 독일산 디젤차를 겨냥해 포드코리아에서 전략적으로 내놓은 디젤 중형세단이다. 포드코리아는 몬데오를 시작으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쿠가’까지 국내 출시를 계획하는 등 올해 디젤 라인업으로 승부수를 띄었다.

국내 출시된 4세대 몬데오는 지난해 말 글로벌 시장에서 첫 선을 보인 이후 올 1월까지 8000대가 판매되며 전년대비 30%의 성장을 이끌었다. 포드코리아에 따르면 이미 해외에서 성공적인 반응을 이끌고 있는 신차는 부드러운 승차감과 안정감 있는 주행성능이 장점으로 국내 수입되는 모델은 스페인 발렌시아에서 생산된다.
이날 시승에 앞서 포드코리아 노선희 이사는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디젤 점유율이 70%에 육박한다”며 “포드코리아는 디젤차 시장에서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히기 위해 포드유럽의 몬데오를 전략 모델로 가져왔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한국수입차협회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연료별 수입차 판매는 디젤이 1만5663대로 70.3%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어 가솔린 5829대(26.2%), 하이브리드는 780대(3.5%) 순이다. 몬데오를 시작으로 포드가 전략적으로 내놓는 디젤 라인업이 수입차 시장에 어떤 변화를 이끌지 기대를 안고 몬데오의 상품성을 알아봤다.
몬데오의 외관은 엔진만 다른 형제차 퓨전과 동일한 모습으로 전후면 램프와 휠 디자인 등 약간의 변화를 통해 차별화를 이뤘다. 전면은 레이저컷 헤드램프가 가장 큰 변화로 풀 LED 방식으로 빛 변화에 자동으로 반응하고 커브 길에서 램프의 방향을 조정해 사각지대를 밝혀준다. 또한 주간주행등 기능을 더해 날렵한 이미지를 연출했다.

측면은 스포츠 쿠페 스타일을 따라 낮은 루프라인과 한 줄의 숄더라인으로 민첩함을 강조했다. 후면은 포드 유럽 패밀리룩을 이어받아 LED 테일램프와 무게감을 더한 두툼한 범퍼가 특징이다.
실내는 가죽과 플라스틱, 크롬을 적절히 사용해 편안함을 강조했다. 고급스럽다는 느낌보단 실용성을 강조한 공간 디자인과 소재의 사용이다. 센터페시아 상단에 위치한 8인치 디스플레이의 이질감을 제외하면 큰 단점은 없다. 내비게이션과 공조장치 표시가 통합된 디스플레이는 다양한 기능에 비해 직관적이지 못한 설정으로 사용자를 답답하게 한다.

몬데오의 차체는 전장×전폭×전고가 각각 4870mm, 1850mm, 1490mm로 휠베이스는 2850mm에 이른다. 경쟁 모델인 폴크스바겐 파사트와 크라이슬러 200, 혼다 어코드 등과 비교해 휠베이스에서 조금 더 길어 뒷자석 무릎공간이 보다 여유롭고 포드에서 최초 개발한 팽창형 안전벨트로 높아진 안전성이 돋보인다.

파워트레인은 새롭게 개선된 터보차저 2.0리터 TDCi 디젤과 6단 습식 듀얼클러치가 조합됐다. 엔진은 최고출력 180마력, 최대토크 40.8kg.m을 발휘하고 정부공인 복합 15.9km/ℓ의 효율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건식에 비해 부드러운 변속이 장점인 습식 듀얼클러치를 적용하고 오토 스타트/스톱, 고속에서 자동으로 라디에이터 그릴을 닫아 공기저항을 감소하는 액티브 그릴 셔터 등의 적용으로 연비 효율에 보다 적극적인 설정이다.
실내로 유입되는 디젤차 특유의 소음은 크게 거슬리지 않는다. 다만 스티어링 휠과 운전석으로 전해지는 진동이 부담스럽다. 주행 중에는 노면진동과 섞여 조금 잦아들지만 편안함을 강조했던 콘셉트가 어색하다. 특히 장시간 운전에서 느껴지는 피로감은 더할 것으로 생각된다.

디젤 엔진의 초반 가속력은 훌륭하다. 습식 듀얼클러치는 변속충격을 전혀 감지할 수 없을 정도로 부드럽고 저속과 중고속을 중점으로 빠르게 6단을 마무리했다. 다만 이런 설정으로 인해 120~130km 이상 고속주행에선 속도계 바늘이 눈에 띄게 더디다. 엔진회전수가 오르는 것에 비해 속도는 마음처럼 올라가지 않는다.

승차감은 미국차의 부드러움 보다는 유럽의 단단함을 따르고 있다. 고속에서 느껴지는 직진안정성은 훌륭하고 급격한 회전구간에서 날렵한 스티어링 휠의 반응과 맞물려 의도대로 차체를 이끈다. 앞쪽 디젤엔진의 무게감이 줄곧 부담스럽게 다가왔지만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며 전형적인 패밀리 세단에서 절충된 세팅이다. 이날 시승에서 몬데오의 평균연비는 13.6km/ℓ를 기록했다.
올 뉴 몬데오는 트렌드, 티타늄 두 가지 트림으로 판매되며 가격은 각각 3990만 원, 4330만 원이다.

김훈기 동아닷컴 기자 hoon14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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