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 1대=벤츠 7대’…수입車 업체 진짜 승자는?
동아경제
입력 2013-06-14 14:28 수정 2013-06-14 15:02
국내 수입차 점유율 1.16%에 총 판매대수 1516대. 언뜻 초라해 보일 수 있는 수치지만 ‘포르쉐’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독일 프리미엄 스포츠카 브랜드 포르쉐는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이 같은 성적을 기록하고도 수입차 순이익 부문 3위에 오르는 등 타 업체에 비해 큰 폭의 이익을 거둔 것으로 조사됐다. 포르쉐 한 대를 팔면 평균 순수익만 700만 원이 넘었다.
포르쉐의 국내 판매를 총괄하는 스투트가르트스포츠카가 지난 4월 5일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2012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포르쉐는 지난해 매출액 약 1836억, 영업이익 151억, 당기순이익 112억 원을 달성했다.
한국수입차협회 출범이후 2008년을 제외하고 줄곧 수입차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BMW코리아는 2012년 2만8152대를 팔아 매출 1조727억, 영업이익 354억을 달성하고도 당기순이익에서는 손실금이 100억 원이나 발생해 대조를 이뤘다.
포르쉐, 순이익 수입업체 전체 3위
스포츠카 한 대당 벤츠 7대 판매 효과
순이익만 놓고 보면 수입차협회에 등록된 전체 24개 업체 가운데 아우디폴크스바겐코리아와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에 이어 3위에 해당한다. 아우디폴크스바겐은 당기순이익 425억 원(매출 1조5444억·영업이익 522억), 벤츠는 387억 원(매출 1조2952억·영업이익 413억)을 기록했다.
특히 이들 업체는 매출이 1조원을 넘는데 반해 순이익이 387억~425억 원에 그쳤지만 스투트가르트스포츠카는 매출 1836억 원에 당기순이익을 112억 원이나 올렸다.
단순하게 보면 대외 마케팅 및 차량을 판매하기 위한 모든 비용을 제외하고도 신규 등록된 차량 한 대당 평균 738만 원을 남겼다는 계산이다. 아우디폴크스바겐(3만3521대 판매)과 벤츠(2만389대)의 경우 각각 129만 원, 158만 원 수준이었다.
車 가격 1억 안팎 고가에도 ‘불티’
특정 브랜드 쏠림현상의 반사효과
포르쉐가 이 같은 성과를 기록한 데에는 카이엔 디젤 모델이 그 중심에 있었다. 이 차량(8800만 원)은 2012년 623대가 팔려나가면서 2011년(381대)과 비교해 약 41%나 급성장했다. 뿐만 아니라 1억2800만 원 짜리 고급 스포츠카 파나메라4 역시 218대가 등록되며 실적에 큰 보탬이 됐다.
포르쉐가 국내 시장에서 선전하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특정 수입브랜드의 쏠림현상에 따른 반사효과가 작용했다는 분석을 내놨다.
대림대학 김필수 자동차학과 교수는 “도로에 독일 4사 브랜드가 넘쳐나면서 비슷한 차량이 많아지고 있다”며 “개성 강한 소비자들은 자신만의 특화된 차량을 요구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스포츠카 브랜드라는 이미지가 강했던 과거와 달리 최근엔 SUV와 세단 등 포르쉐 유전자를 접목시킨 다목적 차량들이 시장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도 사상 최대 실적 예상돼
이익에 비해 사회공헌도 ‘바닥’
업체는 올해도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갈 전망이다. 포르쉐는 지난 5월까지 누적판매 대수가 836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591대) 보다 41%가량 증가하는 등 상승세다.
그러나 벌어들인 수익에 비해 포르쉐의 사회공헌도가 현저히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체는 지난 2011년과 2012년 기부금이 각각 2600만 원과 1억1000만 원에 그쳤다. 사회공헌사업은 지난해 11월부터 진행한 발레 꿈나무 육성사업 ‘드라이브 유어 드림’이 유일하다.
김 교수는 “일부 수입업체들이 한국에서 돈을 벌어들이지만 사회공익사업에는 상당히 인색하다”며 “수입업체의 사회공익사업은 당연한 책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BMW와 도요타는 한국에서 벌어들인 수익과 상관없이 다양한 사회공익사업을 펼치고 있어 대조적”이라고 말했다.
정진수 동아닷컴 기자 brjean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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