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충돌에도 견디는 ‘아이언맨 원전’

동아일보

입력 2013-05-07 03:00 수정 2013-05-0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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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형 모델’ 신고리 3·4호기 연내 상업운전

현대건설 등이 시공해 연내 상업운전에 들어가는 신고리 3, 4호기 모습. 국내 최초의 한국형 가압경수로 ‘APR1400’이 처음으로 도입됐다. 현대건설 제공
“신고리 3·4호기는 국내 기술로 독자 개발한 1400메가와트(MW)급 가압경수로를 처음 적용한 원자력 발전소입니다. 안전성이 높아 해외 수출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울산 울주군 서생면에 들어서는 신고리 3·4호기 공사 공정이 96%까지 진척됐다. 현장소장인 김인엽 현대건설 상무는 여러 차례 안전을 강조했다. 이곳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이 폭발하며 원전의 안전문제가 제기된 후 처음 건설하는 원자력 발전소이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은 연내 상업 운전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6일 밝혔다.

현대건설 등 3개 건설사가 시공하는 신고리 3호기는 리히터 규모 7.0 이상의 대형 지진에도 버틸 수 있도록 설계됐다. 기존 원전의 안전기준은 리히터 규모 6.5였다. 돔 형태의 원자로 내부에는 다섯 겹의 방어벽이 마련됐다. 원전 연료와 연료봉을 감싼 두 개의 방벽은 기본이다. 이어 25cm 두께의 원자로 용기, 6mm 철판의 원자로 건물 내벽, 120cm 두께의 철근 콘크리트 등이 안전성을 높여준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견고함으로 따지면 비행기가 충돌해도 견딜 수 있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비상 발전소까지 물에 잠겨 전력을 공급할 수 없을 때를 대비해 이동형 발전 차량도 발전소 내에 마련했다.

원전 건설에 안전이 중시된 것은 후쿠시마 원전 폭발의 영향이 크다. 지진에 붕괴되지 않았지만 지진해일(쓰나미)에 전력이 끊어져 원자로가 최종 폭발하는 과정을 고스란히 지켜봤기 때문이다. 신고리 3호기는 후쿠시마 원전 폭발 당시 나온 50개 조치사항 중 비상전원 침수방지 등 33건이 건설 과정부터 반영됐다.

신고리 3호기는 한국형 신형 가압경수로인 ‘APR-1400’이 처음으로 적용되는 곳이다.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에 수출한 모델로 원자로와 터빈이 분리돼 폭발 사고가 나더라도 방사능 증기가 유출되지 않는다. 한국수력원자력 관계자는 “APR-1400 자체의 경쟁력도 높은 만큼 다른 안전장치를 강화해 세계 시장을 두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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