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풍만한 차량 후면+나만의 내부 인테리어… 남자들의 탐닉 이해하다
동아일보
입력 2012-12-13 03:00 수정 2012-12-13 03:00
페라리 FF·캘리포니아 30
페라리는 그런 남자들의 드림카다. 창업자인 엔초 페라리부터가 걸출한 레이서 출신이다 보니 태생부터 속도에 대한 끊임없는 탐닉이었다. 지난달 22일 남성들이 이성을 잃는 그 페라리를 타볼 기회가 생겼다. 주위 남자 동료 기자들은 어지간히 부러운 눈치였다. 페라리 공식수입사인 FMK코리아가 자동차 담당 여성 기자들만을 대상으로 시승행사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FMK코리아는 남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고성능 스포츠카를 여성 운전자의 시각에서 냉정히 평가받기 위해 시승행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시승 차종은 페라리 ‘FF’와 ‘캘리포니아30’이었다.
시승코스는 서울 강남구 신사동 페라리 전시장에서 경기 가평의 아난티클럽까지 올림픽대로와 서울∼춘천고속도로를 달리는 왕복 116km 코스였다. 서울에서 출발하며 배정받은 차량은 FF였다. FF는 페라리 최초로 4륜구동 시스템이 적용됐다. 유정훈 FMK코리아 상무는 “오직 달리기에만 집중한 것이 아니라 편안한 주행과 다목적성을 추구한 차”라고 설명했다.
그래서인지 외관도 기존 스포츠카만큼 부담스럽지 않다. 기본적으로 앞이 길고 뒤가 짧은 롱 노즈, 쇼트 테일로 구성됐지만 차량 후면이 각지지 않고 풍만했다. 여성의 신체 곡선을 표현한 듯했다. 시동을 걸었더니 인근 도로를 지나던 사람들이 차와 그 안에 탄 운전자를 힐끗힐끗 쳐다봤다.
스티어링 휠은 움직이는 대로 빠르게 반응했다. 스티어링 휠에 부착된 마네티노 셀렉트는 5가지 주행모드(눈길, 젖은 노면, 컴포트, 스포트, ESC오프)를 지원한다. 주로 컴포트 모드로 주행하다 차량이 뜸한 구간에서는 스포트 모드를 시도했다. 감췄던 야성을 드러내듯 날카롭게 치고 나갔다. 그렁그렁 울리는 엔진 배기음은 막 연애를 시작하려는 남녀의 팽팽한 긴장감 같았다. 스포츠카를 타는 남자들의 절반은 여자를 유혹하기 위해서라는 말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
배기량 6.3L급 V12 엔진이 장착된 FF는 최대 660마력, 70kg·m의 토크를 낸다. 최고 시속은 335km,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시간은 3.7초다. 7단 F1 듀얼클러치가 조합됐다. 연료소비효율은 L당 6.5km다. 가격은 편의품목이 제외된 기본형의 경우 4억6000만 원부터 시작된다. 사악한 가격 때문에 주로 경제적으로 여유를 가진 40, 50대 남성들이 FF의 주 고객이다.
돌아오는 길 3억 원대의 캘리포니아30을 탔다. 쌀쌀해진 날씨 탓에 오픈 드라이빙은 포기했다. 캘리포니아는 페라리 최초의 하드톱 컨버터블이다. 캘리포니아30은 차의 무게를 30kg 줄이고, 출력은 30마력 높여 30이라는 숫자가 덧붙여졌다. 동력성능을 높이는 데 주력한 모델이다 보니 기존 캘리포니아와는 외관상 큰 차이가 없었다. 스포츠카의 첫인상을 좌우하는 헤드라이트는 요즘 대세인 쌍꺼풀 없이 크고 긴 눈이 연상됐다. 날렵하면서도 결코 가벼워 보이지 않는다.
‘매일 타는 스포츠카’를 표방하는 캘리포니아30에는 8기통 엔진이 실렸다. 최대 490마력, 51.5kg·m의 엔진토크를 갖고 있다. 확실히 FF보다는 가벼운 느낌이었다. 그렇다고 FF보다 안정감이 덜한 것은 아니었다. 국도의 곡선구간을 주행할 때는 도로를 잘 움켜쥐고 나갔다.
캘리포니아30 역시 페라리 마네티노가 적용됐다. 컴포트, 스포츠, CTS오프 등 세가지 모드가 지원된다. 돌아오는 길 도로에 차가 늘어 주로 컴포트 모드로 주행했다. 배기량이 더 큰 FF를 먼저 경험해 본 터라 캘리포니아30이 여성 운전자 입장에서는 훨씬 운전하기 수월했다. 정체 구간이 많고 차선 변경이 잦은 시내 주행에서는 캘리포니아30이 부담이 없었다.
유 상무는 “올 들어 백화점 VIP 여성 고객을 초청하는 시승행사를 자주 여는 것도 ‘데일리 카’로 페라리를 찾는 여성 운전자들이 늘었기 때문”이라며 “주행 성능뿐 아니라 자신의 취향에 맞게 차량 인테리어를 선택할 수 있는 ‘테일러 메이드’ 서비스 등 페라리가 가진 감성적인 가치를 알리는 데도 힘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요즘 같은 시대에 휘발유를 잔뜩 들이키며 시속 300km를 넘나드는 이 차가 어울리기나 하는 건지 따져 묻진 않아야 할 것 같다. 논리정연하게 풀어낼 수 있다면 기계이지 슈퍼카가 아닐 터. 보기만 해도 흥분되는 존재, 속도에 대한 남자들의 탐닉을 조금은 이해하게 됐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페라리 ‘캘리포니아30’
차를 탈 때마다 두 가지 생각을 하게 된다. 계기반에 있는 속도계의 끝자리는 쓸모가 있을까. 한국 도로 사정상 시속 200km 이상 달릴 기회가 과연 몇 번이나 있을까. 남자들은 다르다. 잠시 시속 300km를 달리기 위해 수억 원을 호가하는 슈퍼카를 품고 싶어 한다. 속도에 대한 ‘탐욕’은 성공한 남자의 상징이란다.페라리는 그런 남자들의 드림카다. 창업자인 엔초 페라리부터가 걸출한 레이서 출신이다 보니 태생부터 속도에 대한 끊임없는 탐닉이었다. 지난달 22일 남성들이 이성을 잃는 그 페라리를 타볼 기회가 생겼다. 주위 남자 동료 기자들은 어지간히 부러운 눈치였다. 페라리 공식수입사인 FMK코리아가 자동차 담당 여성 기자들만을 대상으로 시승행사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FMK코리아는 남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고성능 스포츠카를 여성 운전자의 시각에서 냉정히 평가받기 위해 시승행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시승 차종은 페라리 ‘FF’와 ‘캘리포니아30’이었다.
시승코스는 서울 강남구 신사동 페라리 전시장에서 경기 가평의 아난티클럽까지 올림픽대로와 서울∼춘천고속도로를 달리는 왕복 116km 코스였다. 서울에서 출발하며 배정받은 차량은 FF였다. FF는 페라리 최초로 4륜구동 시스템이 적용됐다. 유정훈 FMK코리아 상무는 “오직 달리기에만 집중한 것이 아니라 편안한 주행과 다목적성을 추구한 차”라고 설명했다.
그래서인지 외관도 기존 스포츠카만큼 부담스럽지 않다. 기본적으로 앞이 길고 뒤가 짧은 롱 노즈, 쇼트 테일로 구성됐지만 차량 후면이 각지지 않고 풍만했다. 여성의 신체 곡선을 표현한 듯했다. 시동을 걸었더니 인근 도로를 지나던 사람들이 차와 그 안에 탄 운전자를 힐끗힐끗 쳐다봤다.
스티어링 휠은 움직이는 대로 빠르게 반응했다. 스티어링 휠에 부착된 마네티노 셀렉트는 5가지 주행모드(눈길, 젖은 노면, 컴포트, 스포트, ESC오프)를 지원한다. 주로 컴포트 모드로 주행하다 차량이 뜸한 구간에서는 스포트 모드를 시도했다. 감췄던 야성을 드러내듯 날카롭게 치고 나갔다. 그렁그렁 울리는 엔진 배기음은 막 연애를 시작하려는 남녀의 팽팽한 긴장감 같았다. 스포츠카를 타는 남자들의 절반은 여자를 유혹하기 위해서라는 말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
배기량 6.3L급 V12 엔진이 장착된 FF는 최대 660마력, 70kg·m의 토크를 낸다. 최고 시속은 335km,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시간은 3.7초다. 7단 F1 듀얼클러치가 조합됐다. 연료소비효율은 L당 6.5km다. 가격은 편의품목이 제외된 기본형의 경우 4억6000만 원부터 시작된다. 사악한 가격 때문에 주로 경제적으로 여유를 가진 40, 50대 남성들이 FF의 주 고객이다.
돌아오는 길 3억 원대의 캘리포니아30을 탔다. 쌀쌀해진 날씨 탓에 오픈 드라이빙은 포기했다. 캘리포니아는 페라리 최초의 하드톱 컨버터블이다. 캘리포니아30은 차의 무게를 30kg 줄이고, 출력은 30마력 높여 30이라는 숫자가 덧붙여졌다. 동력성능을 높이는 데 주력한 모델이다 보니 기존 캘리포니아와는 외관상 큰 차이가 없었다. 스포츠카의 첫인상을 좌우하는 헤드라이트는 요즘 대세인 쌍꺼풀 없이 크고 긴 눈이 연상됐다. 날렵하면서도 결코 가벼워 보이지 않는다.
‘매일 타는 스포츠카’를 표방하는 캘리포니아30에는 8기통 엔진이 실렸다. 최대 490마력, 51.5kg·m의 엔진토크를 갖고 있다. 확실히 FF보다는 가벼운 느낌이었다. 그렇다고 FF보다 안정감이 덜한 것은 아니었다. 국도의 곡선구간을 주행할 때는 도로를 잘 움켜쥐고 나갔다.
캘리포니아30 역시 페라리 마네티노가 적용됐다. 컴포트, 스포츠, CTS오프 등 세가지 모드가 지원된다. 돌아오는 길 도로에 차가 늘어 주로 컴포트 모드로 주행했다. 배기량이 더 큰 FF를 먼저 경험해 본 터라 캘리포니아30이 여성 운전자 입장에서는 훨씬 운전하기 수월했다. 정체 구간이 많고 차선 변경이 잦은 시내 주행에서는 캘리포니아30이 부담이 없었다.
유 상무는 “올 들어 백화점 VIP 여성 고객을 초청하는 시승행사를 자주 여는 것도 ‘데일리 카’로 페라리를 찾는 여성 운전자들이 늘었기 때문”이라며 “주행 성능뿐 아니라 자신의 취향에 맞게 차량 인테리어를 선택할 수 있는 ‘테일러 메이드’ 서비스 등 페라리가 가진 감성적인 가치를 알리는 데도 힘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요즘 같은 시대에 휘발유를 잔뜩 들이키며 시속 300km를 넘나드는 이 차가 어울리기나 하는 건지 따져 묻진 않아야 할 것 같다. 논리정연하게 풀어낼 수 있다면 기계이지 슈퍼카가 아닐 터. 보기만 해도 흥분되는 존재, 속도에 대한 남자들의 탐닉을 조금은 이해하게 됐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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