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진출 발 벗고 나선 토종 SaaS 기업들 “글로벌 SaaS 기업들과 경쟁하겠다”

최용석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24-03-07 16:22 수정 2024-03-07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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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를 기점으로 한 비대면 업무 문화 기류를 타고 서비스형 소프트웨어 ‘사스’(SaaS: Software as a Service) 도입이 급격하게 확산되고 있다.

재택근무, 리모트 근무 등 일하는 방식과 문화가 빠르게 변화하고, 기업 경영 전반에 걸친 디지털 전환의 가속화로 클라우드 기반의 SaaS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SaaS 개발 기업이 증가하는 것은 물론이고 기업들의 SaaS 전환도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글로벌 조사기관인 한국 IDC는 2023년 2월에 조사한 ‘한국 퍼블릭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마켓 전망’에서 국내의 SaaS 시장은 2022년 1조 7,843억원 규모를 형성했고, 향후 5년간 15.5%씩 성장해 2026년에는 3조 614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시장의 빠른 성장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국내 SaaS 기업들이 아직 눈에 띄는 글로벌 성공사례를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반면 미국의 경우 세일즈포스, 줌, 어도비 등이 SaaS 모델을 기반으로 미국 시가총액 100대 기업에 진입해 있고, 유니콘 기업 282개 중 180개가 SaaS 기업일 정도로 이 시장이 활성화돼 있다.

그러나 미국이나 유럽 등 일찌감치 SaaS가 발달한 시장의 기업들과 비교하면 초기 단계이기는 하지만 토종 국내 SaaS 기업들도 차츰 해외 시장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보이며 토종 기업의 글로벌 성공사례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국내에서의 성과를 기반으로 해외 시장도 적극 공략하고 있는 시프티, 마드라스체크, 채널코퍼레이션 등이 그 주인공이다.

국내인력관리솔루션의 대표주자인 시프티는 2023년 9월에 대만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서비스를 정식 런칭하고 2개월 만에 유료 고객사 400개와 계약에 성공, 월 반복매출 3천만원 이상을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현지시장에 안착했다. 현지 기업들의 만족도도 높다. 시프티는 현재 국내에서 30만개 사업장에서 사용 중으로 2023년도 영업이익만 약 50억에 달하는 등 관련 분야 선두를 달리고 있다.

시프티 신승원 대표는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용될 수 있는 범용적인 기업용 솔루션을 기획하고 발전시켜 온 결과, 시프티 솔루션은 국가, 산업, 근로법과 상관없이 모든 국가와 모든 산업분야에서 도입이 가능하고 국가마다 따로 로컬라이즈할 필요가 없다”며 SaaS의 장점이 극대화돼 있는 시프티 솔루션의 특징을 꼽았다.

또한 “상반기 중 대만시장에서 월반복매출 1억원을 달성한 후 하반기 일본 진출을 시작으로 아시아 시장부터 선점해 나갈 예정”이라며 “국내 시장에서의 탄탄한 성과와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올해 글로벌 공략을 더욱 적극적으로 나선다”고 계획을 밝혔다.

국내 협업툴 플로우를 서비스하고 있는 마드라스체크의 경우 모닝메이트라는 이름으로 글로벌 버전을 내놓았다. 2023년 5월부터 미국, 일본, 영국, 베트남 등에서 본격적으로 해외 서비스를 시작했다. 같은 해 콜롬비아 제 2도시인 메데진(Medellin)의 통합교통정보센터(CITRA)가 모닝메이트 도입했다는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완성도 높은 다국어 지원이 모닝메이트가 꼽는 자사 서비스의 장점으로, 현재 해외 35개국에서 모닝메이트를 사용하고 있다. 마드라스체크는 영국과 남미 등에 현지 법인을 직접 설립하며 적극적으로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채널코퍼레이션이 서비스하는 온라인 고객상담 전문 메신저 채널톡의 성과도 주목할 만하다. 채널톡은 현재 22개국 12만 고객사가 이용 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일본에서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 일본에서는 현지 문화를 온라인으로 잘 구현해 냈다는 평가를 받으며 2021년 대비 2022년에 사용중인 일본 기업 고객이 2배 이상 성장했다. 베이크루즈(BAYCREWS), 빔즈(BEAMS), 유니언도쿄(UNION TOKYO) 등 유수의 일본 패션 브랜드들이 채널톡의 고객이다. 채널톡의 글로벌 진출 전략은 병행이다. 2017년 채널톡을 정식 출시한 다음해에 바로 일본에 진출했다. 현재 전체 매출의 25%가 일본에서 발생 중이다. 2022년에는 미국 시장에도 진출, 자회사의 형태로 현지 법인을 설립하며 북미지역을 본격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시장의 성장세에 주목한 정부도 서비스형 SW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팔을 걷어부치는 모양새다. 2023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소프트웨어 진흥전략’에 따르면 우리 정부는 글로벌 시장을 지향하는 소프트웨어 기업에게 마케팅, 세일즈, 현지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 등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SaaS의 경우 2026년까지 국내 SaaS 기업을 1만개까지 확대하고, 글로벌 시장을 지향하는 강소 SW기업을 적극적으로 도울 예정이다.

최용석 동아닷컴 기자 duck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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