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대신 해주는 스트리머에 50억 쏘는 네이버, 이유가 뭐야?[조영준의 게임 인더스트리]
조영준 게임동아 기자
입력 2024-02-23 11:00 수정 2024-02-23 11:00
국내 게임 방송 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트위치가 망사용료 부담을 이유로 한국 시장 철수를 선언하면서 게임 방송 시장에 지각 변동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국내 게임 방송 시장은 1위인 트위치가 점유율 52%로 절대 강자로 군림하고 있고, 2위인 아프리카TV가 점유율 45%로 이를 뒤쫓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1위인 트위치가 빠지게 됐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아프리카TV의 점유율이 올라갈 것으로 예측됐지만, 갑작스럽게 변수가 생겼습니다. 국내 인터넷 포털 1위 업체인 네이버의 참전입니다.
네이버가 지난해 19일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 게임 방송 플랫폼 ‘치지직’은 베타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일일 활성화 이용자 수(DAU) 평균 37만명, 시장 점유율 24.94%를 기록하면서 단숨에 단숨에 3위로 뛰어올랐습니다. 아직 테스트 기간이기 때문에 일부 유명 스트리머들에게만 방송 권한을 허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 성과를 기록했으니, 트위치 서비스가 종료되고 이용자를 모두 흡수할 수 있다면 아프리카TV를 제치고 단숨에 1위로 뛰어오를 수도 있어보입니다.
신생 플랫폼이긴 하지만 국내 인터넷 포털 1위 업체가 선보이는 신규 서비스라는 점, 그리고 최대 1080P, 60프레임급 고화질 서비스와 다시 보기 서비스를 지원하는 등 트위치보다 더 나은 방송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으로 분석됩니다.
‘빅테크 플랫폼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치지직은 지난해 12월 기준 약 95만명 사용자를 경쟁 앱으로부터 유입했으며, 이 중 트위치 이용자 74만명, 아프리카TV 이용자 28만명이라고 합니다. 모바일인덱스 조사에서도 12월에 치지직 앱 다운로드 이용자만 94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합니다.
네이버는 오는 2월말 종료되는 트위치 이용자들을 더욱 본격적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20일부터 모든 이용자들에게 방송을 허가하고, 스트리머 영입과 지원에 50억 규모의 자금을 투입하겠다고 밝혀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풍월량을 필두로, 서새봄, 김도, 한동숙, 따효니, 양띵 등이 치지직 합류를 결정했으며, 보겸 등 다른 유명 스트리머들도 치지직 합류를 고려 중이라고 합니다.
최대 경쟁자의 이탈로 자연스럽게 1위에 오를 것을 기대하고 있다가 갑자기 발등에 불이 떨어진 아프리카TV도 ‘치지직’ 견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현재 최대 1080P까지 지원하는 해상도를 1440P까지 높이고, 이용자들이 불편함을 느끼고 있는 사용자 인터페이스도 개선할 계획이며, 선정성 논란으로 부정적인 이미지가 쌓인 ‘아프리카TV’ 브랜드를 ‘숲’으로 변경하고, BJ와 별풍선 용어도 변경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또한, 네이버 ‘치지직’이 베타 기간 동안 심사를 통과한 유명 스트리머들에게만 방송 권한을 허가하고 있었던 기간 동안 다수의 스트리머들을 포섭해서 우왁굳, 이세돌, 마왕0216, 무릎, 짬타수아 등을 영입했습니다. 아프리카TV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6일부터 올해 1월말까지 영입한 스트리머가 약 3000명에 달한다고 합니다.
사실, 요즘 세대가 아니라면 남이 플레이하는 게임을 보면서 돈을 써서 후원까지 하는 게임 스트리밍 시장에 이처럼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는 것이 이해가 안될 수도 있습니다. 과거에는 오락실에서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거나, 돈이 없을 때 남들의 플레이를 구경하는 것이 전부였으니까요.
하지만, 해외 시장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글로벌 게임 스트리밍 시장 규모는 지난해 116억 9000만 달러를 달성했으며, 오는 2028년까지 182억 2000만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을 정도로 급부상하고 있는 시장입니다.
다른 사람이 게임 플레이하는 것을 보는 것이 게임을 즐기는 새로운 방식으로 자리잡게 된 이유는 대리만족의 재미를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렵기로 소문난 소울라이크 장르나, 초보자들이 진입하기 힘든 격투 게임 등 해보고는 싶지만 자신이 잘 못하는 게임을 영상을 통해 대리만족하거나 학습의 기회로 삼는 경우도 있고, 구입 여부를 고민하고 있던 게임의 실제 플레이 모습을 보고 구매 판단을 내리기도 합니다. 요즘 게임 가격이 급등하면서, 게임 소개만 보고 선뜻 구입을 결정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또한, 가까이서 보면 비극,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는 말처럼, 다른 사람이 플레이하면서 고통받는 것을 즐기는 재미도 있습니다. 말도 안되게 어려운 게임, 혹은 재미없기로 소문난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고통받는 스트리머의 표정을 보면서 즐기는 것이죠. 한번만 실수해도 처음 지점으로 돌아가게 되는 게팅 오버 잇, 이른바 항아리 게임이나, 지난해 최악의 게임으로 유명한 반지의 제왕 골룸 등이 대표적입니다. 자신이 직접 하면 마우스를 집어 던지고 싶을 정도로 화가 나지만, 다른 사람이 플레이하면서 고통받는 모습을 보는 것은 왠만한 예능 프로그램만큼 즐거움을 줍니다. 스트리머 똘삼이 폴가이즈를 플레이하면서 다른 이들의 방해로 인해 혼자서만 탈락하는 영상은 폴가이즈 개발진들이 공식 계정을 통해 최고의 영상이라고 극찬을 받기도 했습니다.
조영준 게임동아 기자 jun@itdonga.com
국내 게임 방송 시장은 1위인 트위치가 점유율 52%로 절대 강자로 군림하고 있고, 2위인 아프리카TV가 점유율 45%로 이를 뒤쫓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1위인 트위치가 빠지게 됐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아프리카TV의 점유율이 올라갈 것으로 예측됐지만, 갑작스럽게 변수가 생겼습니다. 국내 인터넷 포털 1위 업체인 네이버의 참전입니다.
네이버가 지난해 19일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 게임 방송 플랫폼 ‘치지직’은 베타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일일 활성화 이용자 수(DAU) 평균 37만명, 시장 점유율 24.94%를 기록하면서 단숨에 단숨에 3위로 뛰어올랐습니다. 아직 테스트 기간이기 때문에 일부 유명 스트리머들에게만 방송 권한을 허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 성과를 기록했으니, 트위치 서비스가 종료되고 이용자를 모두 흡수할 수 있다면 아프리카TV를 제치고 단숨에 1위로 뛰어오를 수도 있어보입니다.
신생 플랫폼이긴 하지만 국내 인터넷 포털 1위 업체가 선보이는 신규 서비스라는 점, 그리고 최대 1080P, 60프레임급 고화질 서비스와 다시 보기 서비스를 지원하는 등 트위치보다 더 나은 방송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으로 분석됩니다.
‘빅테크 플랫폼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치지직은 지난해 12월 기준 약 95만명 사용자를 경쟁 앱으로부터 유입했으며, 이 중 트위치 이용자 74만명, 아프리카TV 이용자 28만명이라고 합니다. 모바일인덱스 조사에서도 12월에 치지직 앱 다운로드 이용자만 94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합니다.
네이버는 오는 2월말 종료되는 트위치 이용자들을 더욱 본격적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20일부터 모든 이용자들에게 방송을 허가하고, 스트리머 영입과 지원에 50억 규모의 자금을 투입하겠다고 밝혀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풍월량을 필두로, 서새봄, 김도, 한동숙, 따효니, 양띵 등이 치지직 합류를 결정했으며, 보겸 등 다른 유명 스트리머들도 치지직 합류를 고려 중이라고 합니다.
최대 경쟁자의 이탈로 자연스럽게 1위에 오를 것을 기대하고 있다가 갑자기 발등에 불이 떨어진 아프리카TV도 ‘치지직’ 견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현재 최대 1080P까지 지원하는 해상도를 1440P까지 높이고, 이용자들이 불편함을 느끼고 있는 사용자 인터페이스도 개선할 계획이며, 선정성 논란으로 부정적인 이미지가 쌓인 ‘아프리카TV’ 브랜드를 ‘숲’으로 변경하고, BJ와 별풍선 용어도 변경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또한, 네이버 ‘치지직’이 베타 기간 동안 심사를 통과한 유명 스트리머들에게만 방송 권한을 허가하고 있었던 기간 동안 다수의 스트리머들을 포섭해서 우왁굳, 이세돌, 마왕0216, 무릎, 짬타수아 등을 영입했습니다. 아프리카TV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6일부터 올해 1월말까지 영입한 스트리머가 약 3000명에 달한다고 합니다.
사실, 요즘 세대가 아니라면 남이 플레이하는 게임을 보면서 돈을 써서 후원까지 하는 게임 스트리밍 시장에 이처럼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는 것이 이해가 안될 수도 있습니다. 과거에는 오락실에서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거나, 돈이 없을 때 남들의 플레이를 구경하는 것이 전부였으니까요.
하지만, 해외 시장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글로벌 게임 스트리밍 시장 규모는 지난해 116억 9000만 달러를 달성했으며, 오는 2028년까지 182억 2000만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을 정도로 급부상하고 있는 시장입니다.
다른 사람이 게임 플레이하는 것을 보는 것이 게임을 즐기는 새로운 방식으로 자리잡게 된 이유는 대리만족의 재미를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렵기로 소문난 소울라이크 장르나, 초보자들이 진입하기 힘든 격투 게임 등 해보고는 싶지만 자신이 잘 못하는 게임을 영상을 통해 대리만족하거나 학습의 기회로 삼는 경우도 있고, 구입 여부를 고민하고 있던 게임의 실제 플레이 모습을 보고 구매 판단을 내리기도 합니다. 요즘 게임 가격이 급등하면서, 게임 소개만 보고 선뜻 구입을 결정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또한, 가까이서 보면 비극,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는 말처럼, 다른 사람이 플레이하면서 고통받는 것을 즐기는 재미도 있습니다. 말도 안되게 어려운 게임, 혹은 재미없기로 소문난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고통받는 스트리머의 표정을 보면서 즐기는 것이죠. 한번만 실수해도 처음 지점으로 돌아가게 되는 게팅 오버 잇, 이른바 항아리 게임이나, 지난해 최악의 게임으로 유명한 반지의 제왕 골룸 등이 대표적입니다. 자신이 직접 하면 마우스를 집어 던지고 싶을 정도로 화가 나지만, 다른 사람이 플레이하면서 고통받는 모습을 보는 것은 왠만한 예능 프로그램만큼 즐거움을 줍니다. 스트리머 똘삼이 폴가이즈를 플레이하면서 다른 이들의 방해로 인해 혼자서만 탈락하는 영상은 폴가이즈 개발진들이 공식 계정을 통해 최고의 영상이라고 극찬을 받기도 했습니다.
폴가이즈 개발자들도 인정한 최고의 장면_출처 똘똘똘이 유튜브
현재는 양사 모두 트위치 이용자 확보를 위해 많은 자금을 투입하면서까지 유명 스트리머 영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당연히 유명 스트리머만으로도 점유율 경쟁이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그동안 1위를 차지하고 있던 트위치마저도 한국 시장 철수를 결정했을만큼, 게임 방송 시장은 망사용료 등 여러 가지 고려해야 할 문제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트위치가 퇴장한 한국 시장에서 누가 새로운 선두 기업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결과가 주목됩니다.조영준 게임동아 기자 ju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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