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뭐할까” 7세 딸에 영어로 묻자… “토끼카페 가자” 1초 통역

곽도영 기자

입력 2024-01-22 03:00 수정 2024-01-2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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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폰 ‘갤럭시 S24’ 체험해보니
영어 못하는 딸에 전화로 물었더니… 질문 한국어, 답은 영어로 완벽 통역
동그라미 쳐서 검색 ‘서클 투 서치’… 검색어조차 고민 않는 시대 코앞



“이번 주말에 뭐 하고 싶어(What do you want to do on this weekend)?”

7세 딸아이에게 전화를 걸어 영어로 물었다. 아직 영어를 모르는 딸은 1초 뒤 자동으로 한국어로 통역된 엄마의 질문을 듣고 자연스럽게 “어… 발레 가고 스케이트장 갔다가 토끼 카페 가고 싶어”라고 대답했다. 딸의 대답은 다시 1초 만에 완벽한 영어 문장으로 통역돼 나에게 돌아왔다.

20, 21일 주말 이틀간 기자 체험용으로 대여받은 ‘갤럭시 S24 울트라’로 딸과 동시통역 통화를 수차례 했다. 모바일 데이터나 와이파이를 모두 차단했는데도 통역은 거의 완벽한 수준이었다. 갤럭시 S24는 실시간 동시통역 통화 기능을 온디바이스 인공지능(AI)으로 제공한다. 엄마와 영어-한국어로 대화하는 걸 재밌어하면서도 이 상황을 그다지 놀라워하지는 않는 딸을 보며 ‘이 아이들이 어른이 됐을 때는 진짜로 언어 장벽이 없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처음 들었다.

17일(현지 시간) 미국에서 공개된 삼성전자의 첫 온디바이스 AI 스마트폰 갤럭시 S24는 최근 수년간 ‘와우(Wow) 포인트’가 실종됐던 스마트폰 시장에 파장을 일으켰다. 갤럭시 S24 사용 경험은 앞으로 펼쳐질 시장이 ‘AI 스마트폰 이전으로는 돌아갈 수 없을 것’이란 확신을 주기에 충분했다.

문자메시지나 e메일 작성 화면에서 ‘보내주신 자료 방금 확인했습니다’라고 입력한 뒤 번역 아이콘을 눌러 번역했다. 여기에 추가로 AI 아이콘을 누르자 번역된 문장을 △전문적인 △편안한 △소셜 △공손한 등 여러 가지 모드로 바꿀 수 있었다. ‘공손한’ 모드를 선택하자 ‘자료를 보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방금 확인했습니다’라는 식으로 뉘앙스가 알아서 추가됐다. 이를 스페인어·독일어·베트남어 등 13개 언어로 똑같이 할 수 있다. 이제 스마트폰으로 해외 호텔이나 인터뷰 대상자에게 e메일을 쓰면서 중간중간 이 상황에 이 단어가 적절한지 확인할 필요가 없어진 셈이다.

‘갤럭시 언팩 2024’ 현장에서 각광받았던 ‘서클 투 서치’ 기능도 인상적이었다. 인스타그램을 보다가 영상에 등장한 커다란 개의 견종이 궁금해졌다. 홈 버튼을 길게 누른 뒤 개의 얼굴에 동그라미를 그렸다. 1초 뒤 화면 아래에 ‘세인트 버나드-개의 품종’이라는 검색 결과와 함께 세인트 버나드의 다른 이미지들이 떠올랐다. 자동차 기사를 보다가 폭스바겐의 골프 차량 사진을 동그라미 했을 때도, 경제 기사에서 최상목 부총리의 얼굴을 동그라미 했을 때도 즉각 검색 결과가 도출됐다. 더 이상 검색어조차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시대가 온 것이다.

디자인 면에선 갤럭시 시리즈 최초로 티타늄 프레임이 적용됐고 프레임과 본체 모두 무광 디자인을 택해 고급스러운 느낌이 더해졌다. S23 울트라에 처음 들어갔던 ‘100배 줌’ 기능을 비롯한 카메라 기능에서도 AI의 보정 능력이 향상됐다. 2m가량 떨어진 책장을 100배 줌으로 당겨 깨알 같은 책 제목을 읽는 데 무리가 없었다.

결국 최종 소비자의 입장에서 관건은 가격이다. 점점 더 진화하는 서비스에 투입될 AI 반도체와 서버 비용을 감안할 때 언제까지 이 ‘AI의 축복’을 무료로 제공할 것인가를 결정할 순간이 올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해 노태문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사업부장(사장)은 언팩 현장 간담회에서 “기본 AI 기능에 대해서는 일정 기간 충분히 쓰실 수 있도록 무료 정책을 유지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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