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DP 울산] 한컴유비마이크로 [3] “현대미포조선 현장의 안전을 개선하고 있습니다”

동아닷컴

입력 2023-12-29 17:16 수정 2023-12-29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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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동아 x 울산시 x 디자인주도 제조혁신센터] 한국디자인진흥원은 울산대학교에 ‘울산디자인주도 제조혁신센터’를 마련했습니다. 유망한 중소기업·스타트업의 디자인 경쟁력 강화를 돕는 곳입니다. IT동아는 ‘디자인주도 제조혁신지원사업’ 선정 기업을 소개하고 이들의 스케일업을 지원합니다.

산업 현장의 화학물질 사고는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에 매우 위험하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2015년부터 5년간 산업 현장에서 발생한 화학사고는 476건으로 그중 25명이 사망하고 319명이 부상을 입었다. 또한, 유해화학물질 사고는 인명 피해뿐만 아니라 환경 오염 원인으로도 이어져 심각한 문제로 발전할 수 있다.

인명 피해가 발생하는 대부분의 화학물질 안전사고는 ‘유독가스 누출’과 ‘급성중독’ 등이 원인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예방과 안전 대책이 필수다. 한컴유비마이크로는 보이지 않는 유해가스를 감지하고 계측할 수 있는 가스 감지기를 개발하고, 산업 현장에 특화한 무선통신 기술을 적용해 모니터링할 수 있는 복합가스 감지기를 개발하고 있는 산업 안전 ICT 전문 기업이다.

산업 현장에 설치되어 있는 한컴유비마이크로 배터리 확장형 무선 복합가스 감지기 ‘UEPL-BT100’ / 출처=한컴유비마이크로

특히, 한컴유비마이크로는 2015년 초부터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함께 ‘LoRa(Long Range, 로라)’ 무선통신 기술을 바탕으로 산업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가스 감지기에 상황에 따른 상용망(LTE 등)을 융합해 다양한 환경에 적용할 수 있는 무선 통신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이에 IT동아가 한컴유비마이크로의 가스 감지기를 도입한 현대미포조선을 방문해 조영일 현대미포조선 디지털생산혁신센터 책임매니저(이하 조 책임)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조영일 현대미포조선 디지털생산혁신센터 책임매니저 / 출처=IT동아


현대미포조선은 전 세계 중형선박 1위 조선소입니다

IT동아: 만나서 반갑다. 한컴유비마이크로로부터 현대미포조선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선박 건조 현장에서 밀폐공간 가스 중독 등에 대응하기 위해 한컴유비마이크로의 가스 감지기를 도입해 사용 중이라는 이야기였다. 우선 간단하게라도 현대미포조선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국내를 대표하는 중형선박 제조사 정도로만 알고 있는데.

조 책임: 현대미포조선은 1975년 설립한 이래 50년 이상 쌓은 경험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중형선박 건조 부문 세계 1위 조선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설립 초기 수리, 개조 조선소로 시작했지만, 1990년대 후반부터 신조 조선소로 전환하기 시작, 2000년대 이후 세계 1위 중형선박 조선소로 정착했다. 끊임없이 연구개발하고 있는 설계 시스템과 생산 전 과정에 통합 정보 시스템도 구축했다. 주력 선종은 석유화학제품운반선과 컨테이너운반선, 컨로선(Con-Ro), 아스팔트운반선은 전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고유가와 함께 모든 선박에 대한 선박제조연비지수(EEDI, 선박의 연비효율을 나타내는 지수로 요구 수준을 못 맞출 경우 선주에게 인도하지 못하게 하는 제도) 채택 의무화로 늘어나고 있는 친환경 선박시장에도 적극 대응하고 있으며, LPG운반선과 해양 작업지원선(PSV) ,COMBO VESSEL, 오픈해치 일반화물선, 주스운반선, 냉동 컨테이너운반선, 에틸렌 가스운반선 등 고부가 특수선 시장에도 진출하고 있다.

연간 50여척의 선박을 건조, 인도하는 현대미포조선 야드 전경 / 출처=현대미포조선

IT동아: 조 책임은 현재 어떤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지.

조 책임: 현대미포조선은 선박 건조 공정 및 생산 방식의 전환을 위해, ‘디지털 제조혁신(Digital Manufacturing)’을 주도할 전담 조직을 신설, 지난 11월 ‘디지털생산혁신센터’를 개소했다. 디지털생산혁신센터는 ‘생산자동화 지향 설계시스템 개발’, ‘제조혁신 플랫폼 기반의 가상물리시스템(Cyber Physical System)’ 구축, ‘생산 기계화·전동화·자동화 구현’ 등을 통해 선박 건조 현장에 최적화한 디지털 제조 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조영일 현대미포조선 디지털생산혁신센터 책임매니저 / 출처=IT동아

디지털생산혁신센터 개소와 함께 얼마 전부터 제품수명주기관리(Product Lifecycle Management, PLM)를 담당하게 됐다. PLM은 제품 설계도부터 최종 제품 생산에 이르는 전체 과정을 일관적으로 관리해 제품 부가가치를 높이고 원가를 줄이는 생산프로세스를 뜻한다.

우선적으로 설계 데이터를 장비 자동화로 이어질 수 있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가공, 소조, 판넬, 조립 등의 자동화를 위한 설계 데이터의 디지털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우선적으로 조립 공장의 자동화에 집중하고 있다. 이전에는 선실 생산부에서 생산 관리를 담당했다.


근로자의 안전 확보하고 작업 효율을 높였습니다

IT동아: 한컴유비마이크로의 가스 감지기를 선박 건조 현장에 도입하기도 했다던데.

조 책임: 지난 2021년 3월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국책과제의 일환으로 한컴유비마이크로의 가스 감지기를 현장에 도입했다. 선박 건조 현장에는 수많은 밀폐공간이 있다. 가장 대표적인 밀폐공간은 선박의 가장 아래에 있는 워터 밸런스 탱크다. 선박이 균형을 잡을 수 있도록 바닷물을 담는 공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외에도 선박 중간중간에 밀폐공간이 존재한다.

밀폐공간은 안전에 매우 유의해야 하는 공간이다. 그 안에서 용접 등의 작업을 진행할 때 발생하는 일산화탄소 등에 중독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칫 오랜 시간 작업하면 연탄가스 중독처럼 근로자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잠들 듯 기절할 수 있다. 초기에 발견하지 못할 경우 인명 피해로도 이어지는 상황이다. 이에 밀폐공간은 가스 감지기로 일산화탄소, 이산화탄소, 산소 등의 농도를 측정해 안전을 확보해야 한다. 작업하는 중간중간에도 확인하는 일은 필수다.

근로자들이 농담처럼 탱크에 들어가며 하는 말이 있다. 들어가서 몇 분 뒤에 안나오면 무슨 일이 생긴 거니까 들어와서 구해 달라고 했었다.

IT동아: 그거… 조금 이상하다. 안전을 확인하려면 가스 감지기로 측정을 해야 하는데, 이미 위험한 밀폐공간이라면 사람이 들어가서는 안되는 것 아닌가.

조 책임: 맞다. 그래서 가스 감지기를 줄에 매달아 선박 하단의 워터 밸런스 물탱크 공간에 내려서 확인하기도 했었다. 애초에 근로자가 직접 가스 감지기를 들고 다니며 매번 확인하는 불편함이 존재했다. 이 부분을 개선해 보고자 한컴유비마이크로의 가스 감지기를 도입했다. 무선통신을 연결해 데이터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컸다.

선박 갑판에 설치한 가스 감지기 모습 / 출처=현대미포조선

IT동아: 가스 감지기의 측정 데이터를 받아서 확인하는 형태다.

조 책임: 해당 데이터는 선박 갑판에 설치한 중계기를 통해 관리실로도 연결된다. 모니터링 시스템이다. 건조부 사무실에서 선박 내부 밀폐공간의 정보를 미리 확인하고 근로자가 작업할 수 있다. 위험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에도 바로 확인할 수 있고, 매번 가스 감지기를 들고 돌아다닐 필요도 없다.

가스 감지기 데이터를 사무실에서도 확인하는 모습 / 출처=현대미포조선

중형선박의 경우, 워터 밸런스 탱크의 높이는 15~20m, 좌우 너비는 10m에 달한다. 그런 탱크가 선박 바닥 양 옆으로 중간중간 놓여 있다. 한컴유비마이크로의 가스 감지기를 도입한 뒤 여기에 매번 가스 감지기를 들고 내려갔다 올라오며 측정하던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었다.

IT동아: 가스 감지기는 어떤 형태로 연결되는 것인지.

조 책임: 선박 갑판 위에 가스 감지기를 두고 워터 밸런스 탱크 내부의 공기를 흡입할 수 있는 배기관을 연결하는 형태다. 탱크 내부의 공기를 흡입해 측정한 데이터는 현장과 모니터링 시스템으로 확인할 수 있다. 한컴유비마이크로의 가스 감지기를 도입한 뒤, 성과평가를 통해 50척에 적용하면 1년에 2억 1000만 원 규모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참고로 현대미포조선은 총 4개의 도크에서 연간 50척 규모의 중형선박을 제조한다. 이미 3년 동안 건조해야 하는 선박을 수주한 상태라 비용 절감은 계속 늘어날 수 있다.

게이트웨이 안테나(왼쪽)와 가스 감지기로 연결하는 에어 펌프 설치(가운데, 우) 모습 / 출처=현대미포조선

IT동아: 사람이 직접 가스 감지기를 들고 다니며 측정하고, 측정한 수치를 손으로 적어 관리했던 업무를 효율화한 셈이다. 이를 통해 근로자의 편의성을 높이며 안전도 확보할 수 있고.

조 책임: 맞다. 선박 건조부에서 한컴유비마이크로의 가스 감지기를 도입해 효과를 본 뒤 선박 도장부에서도 도입했다. PC 선박의 카고 탱크(Cargo Tank)도 대표적인 밀폐공간인데 도료가 경화되면서 유해가스가 나오고 그 만큼 산소의 농도가 줄어들어 시공할 때 가스 감지기 등으로 안전을 확인해야 하는데, 무선통신으로 외부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한컴유비마이크로의 가스 감지기는 작업 효율을 높여줬다.

IT동아: 가스 감지기 이외에도 도입한 장비가 있다고 들었다.

조 책임: 선박 진수 후 탱크 내부의 수압과 내구성을 테스트하기 위한 수위 압력 센서와 선박의 앞뒤양옆 기울기 및 흘수선을 측정할 수 있는 센서도 도입했다. 탱크 안에 물을 넣어서 복원력을 검사하기 위한 주수 모니터링을 접촉식 센서로 측정하다가 이후 압력식 센서로 전환해 수위 데이터를 외부에서도 확인할 수 있도록 도입했다. 흘수선도 이전에는 바로 확인하기 어려웠는데, 한컴유비마이크로의 장비를 도입하며 해결했다.

수위 감지 센서(왼쪽 위), 흘수 측정 센터(오른쪽 위) 설치 모습과 흘수 측정 SW(아래) 사진 / 출처=현대미포조선

한컴유비마이크로의 도움이 컸다. 사실 새로운 장비를 도입하는 것은 건조 현장 근로자에게 꽤 번거로운 일이다. 아무리 새로운 기술을 활용해 추가 기능을 탑재한 장비라도 근로자가 사용하기 싫어하면 도입하기 어렵다. 이런 부분을 한컴유비마이크로에서 빠르게 대응했고, 현장의 불편함을 개선하며 우리가 요구한 내용을 잘 반영해 장비를 도입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현대미포조선은 한컴유비마이크로의 가스 감지기와 수위 감지 센서, 흘수 센서 등을 활용해 근로 현장의 안전과 편의를 위해 노력하며, 선박 제조 현장을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그룹사에 진행하는 FoS(Future of Shipyard)의 1단계를 올해 완료했고, 내년부터 2단계를 시작한다. 2단계를 통해 조선소에서 활용하는 데이터를 연결하고 예측해 최적화된 조선소를 구축하려는 현대미포조선에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

IT동아 권명관 기자(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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