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e스포츠 시장에 큰 이슈로 떠오른 소식이 하나 있습니다. 지난 월드컵 우승자이자, 한해 최고의 축구선수를 뽑는 발롱도르에 무려 8번이나 선정된 세계 최고의 슈퍼스타 리오넬 메시가 한 e스포츠 구단의 공동 소유주가 됐다는 뉴스였죠.

아르헨티나 축구선수이자 메시의 친구인 쿤 아구에로가 설립한 ‘크루 e스포츠’(KRÜ Esports)의 공동 소유주가 된 것인데요. 2020년에 설립된 ‘크루 e스포츠’ 구단은 중남미 지역 이른바 ‘라틴 아메리카’ 지역을 연고로 ‘발로란트’, ‘로켓 리그’ 등 다양한 게임 대회에 출전하여 좋은 성과를 내기도 했습니다.

평소 친분을 이용한 이른바 ‘친구 찬스’로 메시가 소유주가 된 만큼 계약금은 어느 정도인지, 또 어떤 분야에서 활동할지는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 소식은 엄청난 이슈로 떠오르면서 단번에 이 구단의 이름을 전 세계에 알려졌습니다.

흥미롭게도 이외에도 스포츠 스타나 유명인들이 e스포츠 구단에 투자하거나 e스포츠 팀을 직접 창단한 사례가 상당히 많습니다.


e스포츠는 전세계 스포츠 중에서 눈에 띄는 성장세를 기록 중인 산업입니다. 글로벌 시장 조사업체 뉴주는 2025년까지 세계 e스포츠 산업이 22억8,500만 달러(한화 약 3조 241억 원), 관중 규모도 5억7천만 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할 만큼, 유망한 스포츠 종목으로 떠오른 상황입니다. 과거에 가능성만 보여줬던 기업이 이제 서서히 가시적 성과를 내는 것과 유사한 모습입니다.

현재 가장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리그오브레전드’의 e스포츠 리그의 경우 2019년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 동시 시청자가 4400만 명에 달했고, 전체 대회 시청자 수도 2000만 명을 훌쩍 넘겼을 정도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현재 기존 주류 스포츠 종목이 젊은 층의 관중 유입 감소를 고민하는 것에 반해, e스포츠는 10~30대를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것도 고무적입니다.

일례로 올해 미국 메이저리그(MLB) 티켓 구입 평균 연령은 43세이고, 시청자의 연령대도 주로 50대가 많습니다. 이렇게 기존 스포츠를 젊은 관중이 외면하는 현상은 비단 야구뿐 아니라 여러 스포츠 종목에서도 발생하고 있으며, 많은 전문가들이 이에 관한 우려를 보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e스포츠 시장에 투자를 단행하거나, 구단을 창설하는 유명인 중에는 인기 스포츠 스타가 많습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미래에 투자한다’라는 말로 e스포츠 시장 진출 이유를 밝히기도 했는데요. 현장에서 느낀 시대의 흐름에 발맞추어 미래 시장에 투자하는 움직임을 보여주는 셈입니다.

이렇게 젊은 층을 중심으로 성장한 e스포츠는 이제 주류 시장에도 진입하려 합니다. 지난 141차 IOC(국제올림픽기구) 총회에서 토마스 바흐 위원장은 올림픽 e스포츠 대회 창설을 언급하며, e스포츠 위원회를 구성해 올림픽에 포함시킬 계획을 밝혔습니다.

물론 기존 진행되던 종목의 게임이 아니라, IOC가 자체 제작한 게임을 대상으로 하는 대회라지만, 스포츠의 상징과도 같은 단체인 IOC가 e스포츠의 주류 스포츠 진입을 공개적으로 인정한 것이라 전 세계 주요 언론에서 집중해서 다루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얼마 전 막을 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e스포츠는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어 ‘리그오브레전드’, ‘스트리트파이터5’ 종목 선수들이 금메달을 획득해 전 국민의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과거 전자오락으로 치부되던 게임이 이제 당당히 정식 스포츠 종목으로 인정받는 시대가 됐습니다.


이렇듯 꾸준한 성장을 이어가는 e스포츠에 대한 투자도 점차 늘어나고 있는데요. 젊은 층이 중심인 e스포츠 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뛰어든 유명인들도 상당히 많습니다.

대표적인 인물이 NBA의 레전드 선수인 샤킬 오닐입니다. 샤킬 오닐은 2016년 북미의 e스포츠 구단 ‘NRG 게이밍’에 투자해 가장 먼저 e스포츠에 투자한 스포츠 선수로 이름을 남겼습니다.

샤킬 오닐은 인터뷰를 통해, 아이들과 방문한 ‘리그오브레전드 월드챔피언십’(이하 롤드컵) 현장에서 수만 명의 10~20대 관중을 보고 투자를 결심했다고 밝혔는데요. e스포츠의 전망을 상당히 높게 평가하여 이후 많은 유명인들의 투자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NBA를 상징하는 선수이자 레전드로 꼽히는 마이클 조던도 e스포츠 시장에 뛰어든 인물인데요. 재산이 약 17억 달러(2조 2,508억 원)로 추산되는 마이클 조던은 스포츠와 기술 분야에 적극적으로 투자를 진행하는 투자자이기도 합니다.

2018년 마이클 조던은 미국의 유명 e스포츠 구단인 ‘팀 리퀴드’의 모회사 ‘악시오메틱 게이밍’(aXiomatic Gaming)에 2,600만 달러(한화 약 33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했습니다. 그는 성명을 통해 “국제적으로 빠르게 성장 중인 산업”이라는 투자 이유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21세기 미국에서 가장 성공한 음악가이자 수많은 수상 경력을 자랑하는 가수 ‘드레이크’도 e스포츠 구단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드레이크는 2018년 미국의 e스포츠 프로게임단 ‘원 헌드레드 시브즈(100 Thieves)’에 투자하며 공동 소유주가 됐는데요.

투자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평소에 포트나이트 등의 게임을 스트리밍하여 65만 명의 시청자를 모을 정도로 게임에 관심이 많은 그였던 만큼 적은 투자 금액은 아닐 것이라는 게 당시 전문가들의 평가였죠.

여기에 영국의 유명 축구선수이자 ‘인터 마이애미’의 구단주인 데이비드 베컴 역시 영국의 e스포츠 스타트업 기업인 ‘길드 e스포츠’(Guild Esports)에 투자를 진행했고, 미국의 유명 가수 포스트 말론도 텍사스의 e스포츠 기업인 ‘엔비 게이밍(Envy Gaming)’의 지분 인수로 공동 소유자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e스포츠 산업에 대한 유명인들의 투자는 구단의 이미지 상승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되어 지금도 활발한 투자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후로 과연 어떤 유명인이 또 얼마나 큰 투자를 과감히 단행할지, 그로 인해 어떤 결과로 이어지게 될지 궁금해집니다.

조영준 게임동아 기자 ju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