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 안의 AI로 통화 실시간 통역”… 내년초 갤럭시 S24에 기능 탑재

홍석호 기자

입력 2023-11-10 03:00 수정 2023-11-1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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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자체에 기능 첫 포함
인터넷 연결 어려워도 활용 가능
대화내용 외부유출 가능성 낮아
영어 등 주요 언어부터 제공



내년 갤럭시 스마트폰 신제품에 ‘실시간 통역’ 기능이 탑재된다. 음성 통화를 할 때 한국어로 말을 하면 뒤이어 영어, 중국어 등으로 통역된 기계음이 상대방에게 전달되는 식이다. 거꾸로 상대방이 자신의 언어로 얘기한 것도 한국어로 통역돼 수신된다. 스마트폰에 이런 자체 실시간 통역 기능이 포함되는 것은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9일 내년 초 공개할 차세대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 S24’에 ‘온디바이스(On-device·기기 기반) 인공지능(AI)’을 통한 다양한 기능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전날 자체 생성형 AI 모델 ‘삼성 가우스’를 선보이며 언어, 코드, 이미지를 생성하는 각각의 모델을 공개했다.

여러 기능 중 가장 관심을 끈 것은 실시간 통역 통화다. 갤럭시 AI 스마트폰 사용자가 평소 쓰는 언어로 편하게 말하면 상대방의 언어로 통역해 주는 기능이다. 통역된 대화는 음성은 물론 스마트폰 화면의 문자로도 확인할 수 있다. 한국인 사용자가 미국인과 통화할 때 “안녕하세요. 저는 다음 주 수요일 도착 예정입니다”라고 말하면 이 음성에 이어 곧바로 “Hi, I’ll arrive next Wednesday”라는 메시지가 기계음으로 전달된다. 통화 상대인 미국인이 영어로 말하면 거꾸로 갤럭시 사용자는 상대 음성에 이어 한국어로 통역된 기계음을 듣게 된다.

삼성전자는 아직 구체적인 세부기능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우선 영어·중국어·프랑스어·스페인어 등 주요 언어 실시간 통역을 제공하는 것을 시작으로 대상 언어를 추가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삼성전자의 AI 비서 ‘빅스비’는 11개 언어를 5종류의 음성으로 서비스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선보일 실시간 통역 기능의 강점은 클라우드가 아닌 기기 기반이라는 점이다. 현재까지 공개된 통·번역 서비스 대부분은 클라우드 기반이었다. 온디바이스 AI의 경우 기기가 수집한 정보를 클라우드에 전송하는 과정을 생략하기 때문에 정보 처리 속도가 빠르다. 인터넷 연결이 어려워도 기능을 활용하는 데 문제가 없다. 또 대화 내용이 외부로 새어 나갈 가능성도 낮아진다.

삼성전자는 2019년 11월 ‘삼성 AI포럼’에서 서버를 거치지 않고 기기 자체에서 AI 기능을 수행하는 온디바이스 통역 기술을 선보인 바 있다. 이 기술을 고도화해 3년 만에 상용화 제품 적용에 이른 것이다. 최원준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사업부 개발실장은 “이제 모바일 AI 기술이 갤럭시와 의미 있게 접목돼 새로운 경험을 창출하고 휴대전화의 역할을 재정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온디바이스 AI 방식이 가능하려면 내부에는 고효율 저전력 반도체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미국 퀄컴은 지난달 온디바이스 AI를 타깃으로 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스냅드래곤 신제품을 공개했다.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 역시 지난달 전작보다 AI 성능을 15배 높인 AP ‘엑시노스 2400’을 공개하고 문자를 이미지로 바꾸는 생성형 AI 기능을 시연했다.

해외 IT 매체들도 실시간 통역 기능에 기대감을 표했다. 미국 IT 전문매체 GSM아레나는 실시간 통역 기능을 소개하며 “신사숙녀 여러분 갤럭시 AI를 준비하시라”라며 “AI가 세상과 당신의 삶을 더 좋게 변화시킨다”고 보도했다. 미국 복스미디어가 운영하는 더 버지는 “삼성도 AI 군비 경쟁에 동참하고 있다”면서 “삼성 AI는 차기제품 라인업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구글은 생성형 AI 검색 서비스(SGE)에서 한국어를 추가 지원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통역 기능에 더해 구글 검색도 쉬워지면서 한국인들의 언어장벽은 한층 낮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구글 SGE 서비스는 기존에 영어, 일본어, 힌디어만 이용 가능했다. 이번에 추가된 언어는 한국어와 함께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인도네시아어 등이다. 구글은 5월 생성형 AI 검색을 처음 공개한 뒤 각종 기능을 개편해 오고 있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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