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러, 이젠 ‘바이오 신소재’… 손상된 근육에 주사하니 빠르게 재생
박건희 동아사이언스 기자
입력 2023-11-03 03:00
쥐의 손상된 허벅지 부위에 주사
신경 부위 살아나 재활 운동 가능
“뇌-심장 등에도 적용할 수 있어”
실험 중인 최희원(왼쪽), 진수빈 기초과학연구원(IBS) 뇌과학 이미징 연구단 연구원(공동 제1저자). IBS 제공
국내 연구진이 근육과 신경 부위의 손상을 빠르게 재생시킬 수 있는 바이오 신소재를 개발했다. 팔다리 근육은 물론 심장, 뇌의 손상 부위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초과학연구원(IBS)에 따르면 신미경 성균관대 글로벌바이오메디컬공학과 부교수, 손동희 성균관대 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 부교수가 이끄는 뇌과학이미징연구단 연구팀은 손상된 조직의 기능을 대체할 수 있는 보형물 소재를 개발해 빠른 조직 재생 효과를 확인했다. 연구 결과는 2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온라인판에 실렸다.
격렬한 운동이나 사고 등으로 근육에 손상이 가해질 경우 손상 초기 단계부터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이때 전기 소자를 체내에 이식해 전기 자극을 줘 근육과 신경이 움직이게 하는 ‘폐회로 보행 재활 기술’이 활용된다. 전기 소자를 체내에 이식해 전기 자극을 줘 근육과 신경이 움직이게 하는 기술이다. 사람마다 다른 근전도를 측정해 각 환자에게 맞는 자극을 주고, 반응에 따라 자극의 강도를 조절한다.
문제는 보형 장치와 체내 조직을 연결하기 위한 소자의 크기가 크고 딱딱해 복잡하고 작은 조직 영역에 이식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부드러운 조직과 맞닿으면 오히려 조직에 염증을 일으킨다는 문제도 있었다.
연구팀은 히알루론산을 기반으로 한 부드러운 하이드로젤 소재를 활용했다. 피부 미용용 필러로 자주 쓰이는 소재로 생체조직처럼 부드러워 조직에 잘 붙는 게 특징이다. 연구팀은 하이드로젤을 손상된 국소 부위에 피부과의 필러 시술처럼 주사 형태로 주입할 수 있게 했다. 손상 부위로 주입된 하이드로젤은 손상 부위를 둘러싼 주변의 건강한 조직을 연결하는 일종의 다리 역할을 하게 된다. 건강한 조직에서 발생하는 전기생리학적 신호를 전달하는 것이다.
하이드로젤 보형물과 별개로 신경과 근막에는 투명한 필름 형태의 작은 패치형 소자를 이식했다. 전기신호를 계측하거나 근육에 자극을 주는 용도다. 이때 소자와 조직이 맞닿는 부분에도 하이드로젤을 넣어 전기신호가 잘 전달될 수 있도록 했다. 체내 주입된 하이드로젤은 스스로 분해됐다. 신 교수는 “하이드로젤이라는 소재가 전체적인 조직 재활 시스템에 적용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허벅지 부근 근육이 30∼50% 정도 손상된 쥐의 조직 손상 부위에 하이드로젤 보형물을 주사했다. 말초신경에는 전기 자극을 가할 수 있도록 패치형 소자를 이식했다. 그러자 전도성 하이드로젤을 조직 손상 부위에 채우는 것으로도 조직이 즉각 재생된다는 점이 확인됐다.
쥐의 근육을 움직이게 할 수 있는 적절한 근전도를 계측해 보행 보조 로봇을 작동시켰더니 재생된 조직이 쥐의 움직임을 잘 지원했다. 제대로 걷지 못하던 쥐는 로봇의 보조를 받아 단 3일 만에 정상적으로 걸을 수 있게 됐다. 신 교수는 “피부가 안정적으로 재생되는 기간에 사흘이 걸렸고, 근육 자체로만 판단했을 때는 즉각 보행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전도성 하이드로젤의 조직 간 신호 전달 효과를 이용하면 별도의 신경 자극 없이도 로봇 보조를 통한 보행 재활 훈련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근육과 말초신경뿐만 아니라 뇌, 심장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손상된 심장 근육을 보완해 심장 박동에 도움을 주거나 뇌의 손상 부분을 채워 손상 부위가 재활성화되도록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다양한 손상 조직에 전도성 하이드로젤을 주사해 회복 가능성을 확인하는 한편 임상 수준에서의 재활 시술로 이어 나가기 위한 후속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박건희 동아사이언스 기자 wissen@donga.com
신경 부위 살아나 재활 운동 가능
“뇌-심장 등에도 적용할 수 있어”
실험 중인 최희원(왼쪽), 진수빈 기초과학연구원(IBS) 뇌과학 이미징 연구단 연구원(공동 제1저자). IBS 제공국내 연구진이 근육과 신경 부위의 손상을 빠르게 재생시킬 수 있는 바이오 신소재를 개발했다. 팔다리 근육은 물론 심장, 뇌의 손상 부위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초과학연구원(IBS)에 따르면 신미경 성균관대 글로벌바이오메디컬공학과 부교수, 손동희 성균관대 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 부교수가 이끄는 뇌과학이미징연구단 연구팀은 손상된 조직의 기능을 대체할 수 있는 보형물 소재를 개발해 빠른 조직 재생 효과를 확인했다. 연구 결과는 2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온라인판에 실렸다.
격렬한 운동이나 사고 등으로 근육에 손상이 가해질 경우 손상 초기 단계부터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이때 전기 소자를 체내에 이식해 전기 자극을 줘 근육과 신경이 움직이게 하는 ‘폐회로 보행 재활 기술’이 활용된다. 전기 소자를 체내에 이식해 전기 자극을 줘 근육과 신경이 움직이게 하는 기술이다. 사람마다 다른 근전도를 측정해 각 환자에게 맞는 자극을 주고, 반응에 따라 자극의 강도를 조절한다.
문제는 보형 장치와 체내 조직을 연결하기 위한 소자의 크기가 크고 딱딱해 복잡하고 작은 조직 영역에 이식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부드러운 조직과 맞닿으면 오히려 조직에 염증을 일으킨다는 문제도 있었다.
연구팀은 히알루론산을 기반으로 한 부드러운 하이드로젤 소재를 활용했다. 피부 미용용 필러로 자주 쓰이는 소재로 생체조직처럼 부드러워 조직에 잘 붙는 게 특징이다. 연구팀은 하이드로젤을 손상된 국소 부위에 피부과의 필러 시술처럼 주사 형태로 주입할 수 있게 했다. 손상 부위로 주입된 하이드로젤은 손상 부위를 둘러싼 주변의 건강한 조직을 연결하는 일종의 다리 역할을 하게 된다. 건강한 조직에서 발생하는 전기생리학적 신호를 전달하는 것이다.
하이드로젤 보형물과 별개로 신경과 근막에는 투명한 필름 형태의 작은 패치형 소자를 이식했다. 전기신호를 계측하거나 근육에 자극을 주는 용도다. 이때 소자와 조직이 맞닿는 부분에도 하이드로젤을 넣어 전기신호가 잘 전달될 수 있도록 했다. 체내 주입된 하이드로젤은 스스로 분해됐다. 신 교수는 “하이드로젤이라는 소재가 전체적인 조직 재활 시스템에 적용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허벅지 부근 근육이 30∼50% 정도 손상된 쥐의 조직 손상 부위에 하이드로젤 보형물을 주사했다. 말초신경에는 전기 자극을 가할 수 있도록 패치형 소자를 이식했다. 그러자 전도성 하이드로젤을 조직 손상 부위에 채우는 것으로도 조직이 즉각 재생된다는 점이 확인됐다.
쥐의 근육을 움직이게 할 수 있는 적절한 근전도를 계측해 보행 보조 로봇을 작동시켰더니 재생된 조직이 쥐의 움직임을 잘 지원했다. 제대로 걷지 못하던 쥐는 로봇의 보조를 받아 단 3일 만에 정상적으로 걸을 수 있게 됐다. 신 교수는 “피부가 안정적으로 재생되는 기간에 사흘이 걸렸고, 근육 자체로만 판단했을 때는 즉각 보행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전도성 하이드로젤의 조직 간 신호 전달 효과를 이용하면 별도의 신경 자극 없이도 로봇 보조를 통한 보행 재활 훈련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근육과 말초신경뿐만 아니라 뇌, 심장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손상된 심장 근육을 보완해 심장 박동에 도움을 주거나 뇌의 손상 부분을 채워 손상 부위가 재활성화되도록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다양한 손상 조직에 전도성 하이드로젤을 주사해 회복 가능성을 확인하는 한편 임상 수준에서의 재활 시술로 이어 나가기 위한 후속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박건희 동아사이언스 기자 wiss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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