솎아진 블록체인 게임 시장, 주목할 이유 있다[조영준의 게임 인더스트리]
조영준 게임동아 기자
입력 2023-10-06 11:00 수정 2023-10-06 11:00
불과 2년 전만 해도 전 세계는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 광풍으로 뜨거웠습니다. 블록체인 기술은 대체 불가능한 인류의 미래인 것처럼 대접받았고, 코인 가격도 하루가 멀다 하고 치솟았죠.
하지만 모두를 환상으로 사로잡았던 코인 광풍은 루나 코인 파동과 수많은 러그풀(블록체인 사기) 사건들, 그리고 코로나 이후 실물 경제 비중이 급격히 높아지면서 점점 힘을 잃게 됐습니다.
지금까지도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등의 대장급 코인들이 시세를 유지하고 있긴 하지만, 블록체인 기술과 각종 코인에 대해 이전처럼 시장 랠리가 일어나리라 예측하는 이는 많지 않을 것입니다.
실제로 게임과 블록체인의 융합은 유리한 부분이 많습니다. 우선 게임 이용자들은 블록체인 기술이 도입되면 게임을 즐기며 재미뿐 아니라 수익도 얻을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그래서 플레이를 하고 돈을 번다는 뜻으로 P2E(Play2Earn)이라는 신종 용어가 생기기도 했죠.
또한, 아이템 획득 내역이 블록체인 기술로 기록되고 추적되기 때문에, 사기나 버그로 인한 삭제 등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도 이용자에게 유리합니다. 심지어 해당 게임이 서비스 종료되더라도, 아이템은 이용자에게 남게 되니 절대 잃을 걱정이 없죠.
게임사 입장에서도 지금처럼 가챠 뽑기(확률성 아이템 뽑기)나 P2W(Pay to Win, 돈을 쓸수록 강해지는) 방식에 비해 당장은 수익률이 떨어질 수 있지만, P2W에 지친 다수의 이용자를 확보하는 계기가 될 수 있으며, 가상화폐 거래 시 발생하는 수수료도 큰 수익이 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었죠.
이 같은 분석은 블록체인 시장 부흥기와 맞물려 높은 시너지 효과를 냈습니다. ‘엑시 인피니티(Axie Infinity)’ 같은 글로벌 흥행 게임이 탄생하면서 더욱 큰 주목을 받았죠.
당시 ‘엑시 인피니티’의 인기는 실로 대단해서, NFT 전문 분석 사이트 논펀저블닷컴의 2021 NFT 시장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 2021년에 ‘엑시 인피니티’에서 생성되는 게임 NFT의 거래 규모가 34억 9천만 달러(약 4조 3천억 원)에 이르렀습니다.
또 ‘엑시 인피니티’ 안에서 퀘스트를 수행하고 받는 보상 토큰인 SLP의 순환 공급량도 2022년 3월 기준으로 51억 3000만 개를 기록했다고 하니, 그야말로 어마어마했다는 것을 알 수 있죠.
이러한 ‘미르 4’ 글로벌 버전의 인기와 위믹스의 가치 상승으로 위메이드는 ‘애니팡’으로 유명한 선데이토즈를 인수하기도 했습니다.
더불어 넥슨, 넷마블, 조이맥스, 드래곤플라이, 네오위즈 등 기라성 같은 중견 기업들이 블록체인 시장에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줬고, 컴투스 그룹은 아예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메타버스까지 구축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분위기는 루나 사태를 맞이하면서 완전히 바뀌고 말았습니다. 코로나 종식과 함께 미국 금리 인상으로 가상화폐 시장이 빠르게 식어가고, 게임과 블록체인의 연계에 별 흥미를 보이지 않는 기업과 사람이 급격히 늘어났습니다. 또 코인 시장에 편승해 한탕 벌어보려는 수많은 글로벌 사기 기업들도 모두 이 분야에서 손을 뗐습니다.
그래서일까요? 꾸준히 블록체인 게임을 준비한 기업들은 지금의 이런 환경이 자신들에게 더 유리해졌다고 입을 모읍니다.
러그풀을 일삼던 사기 조직들도 다 솎아졌고, 자잘하게 코인 열풍에 휩싸이던 기업들이 아니라, 정말 게임성으로 승부를 겨룰만한 실력자들만 시장에 남았다는 거죠. 잘 준비해서 잘 만들면 시장이 따라올 거라는 자신감에 가득 차 있는 모습입니다.
이들 게임은 저마다 전 세계 높은 인지도를 가진 IP(지식재산)를 가지고 있거나, 과거와 차원이 다른 웹3 게임 설계를 구현해서 더욱 큰 기대를 얻고 있습니다. 이들 게임이 ‘엑시 인피니티’처럼 흥행 돌풍을 일으켜 블록체인 시장의 새로운 개척자가 될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조영준 게임동아 기자 jun@itdonga.com
하지만 모두를 환상으로 사로잡았던 코인 광풍은 루나 코인 파동과 수많은 러그풀(블록체인 사기) 사건들, 그리고 코로나 이후 실물 경제 비중이 급격히 높아지면서 점점 힘을 잃게 됐습니다.
지금까지도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등의 대장급 코인들이 시세를 유지하고 있긴 하지만, 블록체인 기술과 각종 코인에 대해 이전처럼 시장 랠리가 일어나리라 예측하는 이는 많지 않을 것입니다.
게임과 높은 시너지를 보여준 블록체인 기술 / 출처=브릴라이트
그렇다면 게임 분야는 어떨까요? 블록체인 기술은 일찌감치 게임과 찰떡궁합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코인 광풍이 불 때 수많은 사람들이 ‘이 코인으로 뭘 할 수 있는데?’라는 질문을 했는데요. 주요 대답 중 하나가 바로 ‘게임에 적용할 수 있다’라는 것이었죠.실제로 게임과 블록체인의 융합은 유리한 부분이 많습니다. 우선 게임 이용자들은 블록체인 기술이 도입되면 게임을 즐기며 재미뿐 아니라 수익도 얻을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그래서 플레이를 하고 돈을 번다는 뜻으로 P2E(Play2Earn)이라는 신종 용어가 생기기도 했죠.
또한, 아이템 획득 내역이 블록체인 기술로 기록되고 추적되기 때문에, 사기나 버그로 인한 삭제 등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도 이용자에게 유리합니다. 심지어 해당 게임이 서비스 종료되더라도, 아이템은 이용자에게 남게 되니 절대 잃을 걱정이 없죠.
게임사 입장에서도 지금처럼 가챠 뽑기(확률성 아이템 뽑기)나 P2W(Pay to Win, 돈을 쓸수록 강해지는) 방식에 비해 당장은 수익률이 떨어질 수 있지만, P2W에 지친 다수의 이용자를 확보하는 계기가 될 수 있으며, 가상화폐 거래 시 발생하는 수수료도 큰 수익이 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었죠.
이 같은 분석은 블록체인 시장 부흥기와 맞물려 높은 시너지 효과를 냈습니다. ‘엑시 인피니티(Axie Infinity)’ 같은 글로벌 흥행 게임이 탄생하면서 더욱 큰 주목을 받았죠.
블록체인과 게임의 융합으로 엄청난 흥행을 보여준 게임 ‘엑시 인피니티’ / 출처=스카이 마비스
베트남 스타트업인 스카이 마비스가 지난 2018년에 선보인 ‘엑시 인피니티’는 ‘엑시’라는 몬스터를 이용해 퀘스트를 수행하며 게임 내 토큰을 모으는 P2E 게임으로, 해당 게임에서 얻은 고유한 특성을 가진 ‘엑시 NFT(대체 불가 토큰)’를 블록체인 마켓에서 거래할 수 있었습니다.당시 ‘엑시 인피니티’의 인기는 실로 대단해서, NFT 전문 분석 사이트 논펀저블닷컴의 2021 NFT 시장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 2021년에 ‘엑시 인피니티’에서 생성되는 게임 NFT의 거래 규모가 34억 9천만 달러(약 4조 3천억 원)에 이르렀습니다.
또 ‘엑시 인피니티’ 안에서 퀘스트를 수행하고 받는 보상 토큰인 SLP의 순환 공급량도 2022년 3월 기준으로 51억 3000만 개를 기록했다고 하니, 그야말로 어마어마했다는 것을 알 수 있죠.
위믹스와 연계된 위메이드의 ‘미르 4’ 글로벌 버전 / 출처=위메이드
국내에서도 위메이드가 이러한 블록체인 기술을 빠르게 도입하면서 글로벌 흥행의 단맛을 보았습니다. 위메이드는 자사의 대표작 ‘미르 4’에 자사의 가상화폐인 위믹스와 붙여서 ‘미르 4’ 글로벌 버전을 내놨는데요. 글로벌 대표 P2E 게임으로 올라선 덕분에 주가가 몇 배나 올랐죠.이러한 ‘미르 4’ 글로벌 버전의 인기와 위믹스의 가치 상승으로 위메이드는 ‘애니팡’으로 유명한 선데이토즈를 인수하기도 했습니다.
더불어 넥슨, 넷마블, 조이맥스, 드래곤플라이, 네오위즈 등 기라성 같은 중견 기업들이 블록체인 시장에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줬고, 컴투스 그룹은 아예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메타버스까지 구축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분위기는 루나 사태를 맞이하면서 완전히 바뀌고 말았습니다. 코로나 종식과 함께 미국 금리 인상으로 가상화폐 시장이 빠르게 식어가고, 게임과 블록체인의 연계에 별 흥미를 보이지 않는 기업과 사람이 급격히 늘어났습니다. 또 코인 시장에 편승해 한탕 벌어보려는 수많은 글로벌 사기 기업들도 모두 이 분야에서 손을 뗐습니다.
그래서일까요? 꾸준히 블록체인 게임을 준비한 기업들은 지금의 이런 환경이 자신들에게 더 유리해졌다고 입을 모읍니다.
러그풀을 일삼던 사기 조직들도 다 솎아졌고, 자잘하게 코인 열풍에 휩싸이던 기업들이 아니라, 정말 게임성으로 승부를 겨룰만한 실력자들만 시장에 남았다는 거죠. 잘 준비해서 잘 만들면 시장이 따라올 거라는 자신감에 가득 차 있는 모습입니다.
넥슨의 게임을 하나로 연동시킬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 / 출처=넥슨
이렇게 2세대 블록체인 시장을 준비한 게임들을 살펴보니 완성도가 제법 높아 보이긴 합니다. 넥슨의 ‘메이플 스토리’ 기반의 메타버스 서비스인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 위메이드의 ‘나이트 크로우’, 비피엠지와 위메이드커넥트가 손잡고 준비 중인 ‘프리프 유니버스’, 해시드 산하 NDUS의 ‘소사이어티’ 등이 주요 흥행 후보로 거론되고 있죠.이들 게임은 저마다 전 세계 높은 인지도를 가진 IP(지식재산)를 가지고 있거나, 과거와 차원이 다른 웹3 게임 설계를 구현해서 더욱 큰 기대를 얻고 있습니다. 이들 게임이 ‘엑시 인피니티’처럼 흥행 돌풍을 일으켜 블록체인 시장의 새로운 개척자가 될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조영준 게임동아 기자 ju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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