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술로 재탄생해 MZ세대 어필하는 추억의 게임[조영준의 게임 인더스트리]

조영준 게임동아 기자

입력 2023-09-22 11:00 수정 2023-09-2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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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에도 과거 게임의 ‘리마스터’ 혹은 ‘리메이크’ 작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리메이크’와 ‘리마스터’는 영화와 마찬가지로, 오래된 게임을 현재의 그래픽 기술과 시스템으로 업그레이드하는 방식을 말하는데요.

리메이크는 원작을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재창조해 요즘 게임과 동일한 수준으로 재제작하는 것을 말하고, 리마스터는 그래픽 품질을 최신 기종의 해상도로 맞추어 출시한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리메이크 및 리마스터로 부활하는 과거의 명작들 / 출처=게임동아
이를테면, 리메이크는 뼈대는 남기고 건물을 새로 짓는 재건축에 가깝고, 리마스터는 건물의 부실한 부분만 최신 건축 기술로 보수하는 작업인 셈입니다.

그런데 이 리마스터, 리메이크를 거친 게임은 요즘의 젊은 게임 이용자인 MZ세대보다는, 그보다 이전에 게임을 즐겼던 이용자 세대를 대상으로 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아무래도 오래전에 공개된 게임이라 새로움보다는 추억을 무기로 사용하는 것이죠.

그중에 완전히 새로운 기술과 방식을 도입해 이전 이용자는 물론, MZ세대의 시선까지 사로잡는 색다른 게임이 여럿 등장해 큰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HD-2D 기능이 적용된 ‘라이브 어 라이브’ / 출처=게임동아


2D 원작을 3D 그래픽으로 구현하는 HD-2D 기술
리메이크 및 리마스터 작업을 전 세계에서 가장 잘하는 기업은 단연 일본의 ‘스퀘어에닉스’입니다. 스퀘어에닉스는 일본의 국민 RPG인 ‘드래곤퀘스트’부터 ‘파이널판타지’ 등 수많은 명작게임을 만든 회사죠.

또한, 자사의 고전 게임을 재출시하면서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는데요. 2022년에는 고전 게임을 리뉴얼하기 위한 새로운 기술도 도입했습니다. 바로 ‘HD-2D’ 기술입니다.

‘파이널판타지 픽셀 리마스터’ / 출처=게임동아
HD-2D 기술은 도트 그래픽을 3D 배경으로 구현하는 그래픽 기술입니다, ‘옥토패스 트래블러’라는 게임에서 처음 도입됐는데, 캐릭터는 도트로 구현하고 배경은 최신 HD 그래픽을 적용해, 옛날 게임 같으면서도 최신게임 느낌이 나는 묘한 감성을 자극합니다.

이 기술은 ‘라이브 어 라이브’와 ‘파이널판타지 픽셀 리마스터’에 적용되어, 80~90년대의 아주 오래된 게임을 요즘 게임 못지않은 멋진 그래픽으로 재탄생시켰죠.

HD-2D 기술은 이들 게임의 재미 요소를 생생하게 전달해 전 세대층에게 고른 인기를 얻었는데요. 덕분에 이 두 게임의 실물 패키지는 웃돈을 주고도 구하기 어려울 정도로 시장에서 큰 관심을 받기도 했습니다.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 출처=게임동아
‘디아블로2: 레저렉션’ / 출처=게임동아


버튼 하나로 옛 게임을 최신 게임 그래픽으로 전환한다?
요즘에는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과거 ‘블리자드’의 명성은 정말 엄청났죠. 블리자드는 자사의 전성기를 이끈 몇몇 게임의 리마스터 버전을 선보였는데요,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와 ‘디아블로2: 레저렉션’이 그 주인공입니다.

이 명작들의 리마스터를 위해 블리자드는 그래픽 개선 작업부터 시스템을 새롭게 구현하고, 캐릭터 디자인을 새로 적용하는 등 상당한 공을 들였습니다.

‘디아블로2 리마스터’ 비교 / 출처=게임동아
여기에, 과거 게임을 즐겼던 이용자를 위해 버튼 하나로 원작의 그래픽 품질로 돌아가는 그래픽 옵션 기능도 구현했습니다. 이 기능은 실시간으로 적용되어 버튼만 한번 클릭하면, 30년 세월을 넘나드는 그래픽 품질 변화를 볼 수 있는데요. 초기 원작을 플레이하고 싶은 이용자와 새로운 그래픽을 원하는 이용자 모두를 만족시켰습니다.

물론 이로써 원작의 그래픽 수준이 너무도 적나라하게 드러났는데요. 이 기능을 한번 적용하면 다시는 원작 버전으로 돌아가지 않을 만큼 큰 충격을 주기도 했습니다.

‘파이널판타지7 리메이크’ / 출처=게임동아


옛 명작을 새 대작으로 바꿔버린 ‘파이널판타지7’과 ‘바이오하자드’
90~2000년대 등장한 명작 게임을 완전히 대형 신작으로 바꿔버린 사례도 있습니다. 바로 스퀘어에닉스의 ‘파이널판타지7’과 캡콤의 ‘바이오하자드’ 시리즈입니다.

이 두 게임은 전 세계 게임 역사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 작품인데요. 스퀘어에닉스와 캡콤은 이들 게임의 리메이크를 대형 AA급 신작 시리즈로 새롭게 출시해, 과거에 게임을 즐겼던 이용자와 이 게임 시리즈를 모르는 이용자 모두를 사로잡았습니다.

완전히 새롭게 변화한 캐릭터들 / 출처=게임동아
파이널판타지7은 한편의 원작을 3편으로 나누어 출시하는데, 여러 외전 작품까지 리메이크에 포함시키면서 원작은 큰 틀만 유지할 뿐 그래픽부터 전개까지 거의 재창조에 가까울 정도로 완전히 다른 형태로 출시됐습니다. 덕분에 골판지 같았던 캐릭터가 4K 해상도까지 지원하는 그래픽으로 재탄생되어, 이를 다시 접한 이용자들은 다소 낯설다는 반응까지 보였습니다.

이 파이널판타지7 리메이크는 2020년 첫 번째 작품인 ‘파이널판타지7: 리메이크’를 시작으로, 오는 2024년 두 번째 작품인 ‘파이널판타지7: 리버스’가 출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바이오하자드 RE:2’ / 출처=게임동아
캡콤의 바이오하자드 역시 전 세계에 좀비 열풍을 불러일으킨 2편부터 4편까지 리메이크를 차근차근 진행했는데요. 캡콤의 고유 그래픽 엔진인 ‘RE’ 엔진을 활용해 현대적인 액션 플레이와 향상된 그래픽을 선보인 것은 물론, 스토리를 전면 재구성하여 신규 이용자들도 무리 없이 게임에 적응하게 했습니다.

특히, 무서운 좀비의 움직임이 새 엔진으로 너무도 사실적으로 그려져, 액션 게임임에도 여느 호러 게임 못지않은 공포감을 선사해 호평을 끌어내기도 했습니다.

‘바이오하자드 RE:4’ / 출처=게임동아
이처럼 게임 시장은 과거의 명작들을 최신 기술과 새로운 구성으로 재출시해, 어린 세대 이용자에게 어필하려 노력하고 있는데요. 이후로 어떤 모습으로 리메이크 또는 리마스터된 명작 게임이 게임 이용자를 즐겁게 해줄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조영준 게임동아 기자 ju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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