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국은 지형적 특성 비슷… 해양에너지 분야서 협력해야”

박정연 동아사이언스 기자

입력 2023-09-15 03:00 수정 2023-09-15 0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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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참석차 방한한 그리브스 영국 플리머스大 교수
영국, 해양-해상풍력 에너지로… 2050년 전체 전력의 20% 생산
해안선 긴 지형 보유한 한국
해양에너지 관련 기술 뛰어나… 연구개발 분야 최적의 파트너


데버라 그리브스 영국 플리머스대 해양공학과 교수. 플리머스대 제공

“2050년이면 파도와 조수 등을 활용한 해양에너지와 해상풍력 에너지가 영국 전력 생산량의 최대 20%를 차지할 것입니다. 대표적인 신재생에너지로 세계 각국의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이바지할 수 있습니다. 한국은 영국과 마찬가지로 해안선이 길어 해양에너지와 해상풍력에너지 발전을 모색하기 적합합니다.”

해양에너지 분야 전문가로 꼽히는 데버라 그리브스 영국 플리머스대 해양공학과 교수는 13일 진행한 인터뷰에서 “훌륭한 연구 인프라와 기술 역량을 가진 한국과의 활발한 협력을 기대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20여 년간 해양에너지와 해상풍력에너지 분야에서 다양한 신기술을 개발한 그는 2020년 영국왕립공학한림원 회원으로 선출됐다. 13∼15일 한국공학한림원과 영국왕립공학한림원이 청정에너지 분야 협력 강화를 위해 개최한 한영 정책기술포럼 참석차 방한했다.

그리브스 교수가 주목하는 해양에너지와 해상풍력 에너지는 생산 과정에서 탄소가 배출되지 않기 때문에 친환경 에너지로 여겨진다. 해양에너지는 파도, 조수, 염분, 해양 온도 차이를 이용해 얻을 수 있다. 해상풍력 에너지는 수역에 설치된 풍력 발전기를 통해 전기를 생산한다. 통상 육상보다 해상에서 풍속이 더 높기 때문에 육지에 설치된 풍력 발전기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그리브스 교수는 “탄소 배출로 인한 기후변화 문제에 관심을 가진 많은 국가들은 이미 적극적으로 해양·해상풍력 에너지에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분야 투자가 가장 활발한 국가는 영국이다. 2001년 영국과학공학연구위원회(EPSRC)가 구축하고 현재 그리브스 교수가 이사로 재직 중인 ‘슈퍼젠 해양재생에너지(ORE) 허브’는 7월 EPSRC로부터 750만 파운드(약 124억4130만 원)의 자금을 새롭게 투자받았다.

바다에서 얻을 수 있는 친환경 에너지 연구를 위해 본격적인 투자에 나선 영국은 연구에 협력할 국제 파트너를 찾고 있다. 그리브스 교수는 한국을 유력한 연구개발(R&D) 파트너로 보고 있다. 그는 “섬나라인 영국과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한국은 지형적인 측면에서 공통점을 갖기 때문에 해양 에너지와 해상풍력 에너지 발전 시설을 구축하는 데 유사한 도전과제에 직면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의 과학자들이 이 분야에서 뛰어난 기술력을 갖고 있다는 사실 또한 우리가 한국과 협력하길 바라는 주된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기술개발 목표가 유사한 점도 언급했다. 현재 해상풍력 발전기 1기당 총용량이 24MW(메가와트)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진 영국은 2030년까지 14GW(기가와트) 용량을 가진 발전기를 생산하는 것이 목표다. 한국은 2030년까지 12GW의 발전기를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그리브스 교수는 해양 에너지와 해상풍력 에너지는 환경적인 이점뿐만 아니라 탁월한 경제성도 갖췄다고 강조했다. 그는 “영국이 계획대로 2050년까지 6GW 용량의 발전기를 개발하면 연간 10억 파운드(약 1조6448억 원)의 전력 생산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양한 장점을 가진 해양에너지와 해상풍력 에너지 분야에 한국의 과학자들이 앞으로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정연 동아사이언스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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