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K-99 검증위 “시료 일부 제조…아직 초전도성 발견 못해”

최지원 기자

입력 2023-08-18 13:49 수정 2023-08-18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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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의 LK-99 검증 실험이 9부 능선을 넘었다. 국내 초전도저온학회 LK-99 검증위원회는 18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11일 (LK-99의 주 원료인) 황산납을 확보했고, 불순물을 최소화한 단결정 시료를 일부 제조했다. 아직까지는 초전도성을 나타내는 측정 결과는 없다”고 밝혔다.

LK-99는 지난달 국내 기업인 퀀텀에너지연구소가 개발했다고 주장하는 상온·상압 초전도체다. 하지만 초전도성을 증명할 만한 데이터가 부족해 국내외에서 LK-99에 대한 재현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국내 LK-99 검증위는 퀀텀에너지가 공개한 제조공정에 따라 시료를 직접 제작해 초전도성 검증을 진행하고 있으며, 퀀텀에너지측에서 제공 예정인 샘플 시료에 대해서도 검증을 할 예정이다. 현재 서울대, 성균관대(2개 연구진 참여), 고려대, 부산대, 한양대, 경희대 등 7곳에서 시료를 재현하고 있다.

검증위는 “LK-99와 동일하게 제조한 시료가 논문의 실험결과들과 동일하게 측정되는 경우에도 LK-99를 상온초전도체라 보기 어렵다는 검증위의 입장은 그대로 유지된다”고 밝혔다.

검증위는 앞서 논문 속 전기 저항 데이터와 자화율(자석 근처에서 자성을 띠는 정도) 등 일부 데이터가 일반적인 초전도체와 다르게 나타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런 의문을 해소할 수 있어야 LK-99의 초전도성을 입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까지 해외의 여러 연구진이 LK-99의 재현 실험을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명확하게 초전도성을 입증한 사례는 나오지 않고 있다.

16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독일 막스플랑크 고체연구소가 14일 합성한 LK-99의 재현 실험을 집중 조명했다. 독일 연구진은 다른 연구진들과는 다르게 ‘부유대역법(floating zone method)’이라는 결정 성장법을 이용해 불순물이 포함되지 않은 ‘순수한’ LK-99를 얻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이 공개한 사진 속 LK-99는 퀀텀에너지가 공개한 LK-99와는 다르게 투명한 자주빛을 띄고 있다.

연구진은 ‘순수’ LK-99 시료를 이용해 검증 실험을 진행한 결과 전기 저항의 경우 부도체(절연체)와 유사한 특성을 보였으며, 자화율 측정에서는 반자성 특성을 보였다고 밝혔다. 즉 초전도성을 보이는 결과는 얻지 못한 것.

연구진은 이에 대해 “퀀텀에너지가 관측한 결과는 LK-99에 의한 현상이 아니라 불순물에 의한 특성을 오인한 것”이라고 추정했다. 검증위 역시 독일 연구진이 측정한 데이터가 모두 정확하다는 전제 아래 대체로 동의한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LK-99에 대한 부정적인 검증 결과가 이어지며 이른바 ‘초전도체 관련주’의 주가도 크게 흔들리고 있다. 서남은 네이처의 보도가 나온 17일 전일 대비 29.99% 하락한 7330원에 장을 마감했다. 모비스의 경우 21.5% 하락한 3615원, 국일신동은 29.87% 내린 3920원이었다. 이런 하락세는 18일까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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