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난동 원인이 게임? 문제 단순화하는 것”… 국내외 전문가 지적
두가온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23-08-17 16:43 수정 2023-08-17 16:54
17일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제2회 게임문화포럼 ‘게임 문화 Game on Cultre’ 기자간담회.게임문화재단 제공
“살인 사건의 원인을 게임중독으로 구분하는 것은 쉽게 답을 찾는 행위입니다. 이런 사건 뒤에는 분명히 복합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17일 제2회 게임문화포럼 ‘게임 문화 Game on Cultre’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블라단 스타서빅 교수는 최근 국내에서 발생한 흉기난동 사건의 원인을 게임에서 찾는 시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시드니 대학교 정신의학과 교수인 그는 “다른 국가에서도 비슷한 뉴스를 접했고 실제로 연구를 한 적도 있다”며 “끔찍한 사고의 원인을 게임중독으로 연결하는 것은 문제의 원인을 단순화해 쉬운 답을 찾으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이날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간담회에는 스타서빅 교수를 비롯해 여러 국내외 게임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모두 흉기난동의 원인을 게임으로 지목하는 것에 대해 ‘본질을 놓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조현래 콘진원 원장. 사진=두가온 동아닷컴 기자 gggah@donga.com
에스펜 올세트 덴마크 코펜하겐IT대 게임학과 교수는 “대부분 아이가 게임을 즐긴다. 소년의 경우 90%, 소녀의 경우 80%”라며 “게임을 하는 것 자체가 대단히 일반적인 행위가 됐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그는 “미국에서 일어난 총기 난사 사건에 대해 조사한 것을 보면 몇몇 가해자는 게임을 즐겼지만 나머지는 그렇지 않았다”며 “오히려 게임을 하지 않는 가해자는 평소 글을 쓰거나 시를 짓는 것을 좋아했다. 하지만 문학이 사건의 원인으로 지목된 적은 없다”고 강조했다.
중앙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한덕현 교수는 “사람이 어떤 문제를 일으켰을 때 제대로 된 평가나 진단 없이 국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는 것이 사건의 본질”이라며 “(가해자가) 과거에 게임을 했다는 조그만 요소가 침소봉대되고 있어 상당히 아쉽다”고 지적했다.
17일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제2회 게임문화포럼 ‘게임 문화 Game on Cultre’ 기자간담회.게임문화재단 제공
한편 게임문화의 강점과 미래적 가능성을 탐색하는 제2회 게임문화포럼은 이날 국립중앙박물관 소강당에서 막을 올렸다. 첫날에는 게임과 의료, 게임과 교육 등을 주제로 게임과몰입에 대한 균형 있는 시각을 강조하고 게임의 창의적 촉진 능력을 제고하는 발표가 이어졌다.마지막 날인 18일에는 인문사회분야 연구 발표가 이어진다. 게임이 예술, 스포츠, 방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어떻게 혁신을 끌어내는지에 대한 사례가 소개될 예정이다.
두가온 동아닷컴 기자 ggga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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