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를 주인공 삼은 서울 선유도공원 ‘그림자 아카이브’
김선미 기자
입력 2025-05-15 03:00
김선미 기자이 전시는 서울시 공공미술 수변 갤러리 프로젝트 ‘선유담담’(仙遊談擔)의 일환이다. 선유담담은 선유도공원을 향유하며 떠오르는 이야기라는 뜻으로, 선유도공원을 배경으로 작가와 시민이 함께 만든 이야기를 다양한 소재와 방식의 미술작품으로 구현했다.
ⓒ유청오 작가그는 선유도에서 의미 있고 시민들이 좋아하는 장소를 선정했다. 콘크리트 기둥을 에워싼 녹색 기둥의 정원, 연잎이 수면을 가득 채운 수생식물, 가지런히 뻗어있는 미루나무 숲, 금계국이 만개한 꽃밭, 세월의 질감이 담긴 다리, 당산대교를 바라보는 정자, 아이들이 뛰어노는 놀이터…. 그런 뒤 햇빛의 강도와 대상 간의 기록을 시아노타입으로 캔버스 천에 프린팅했다. 화학약품을 배합해 천에 발라 햇빛에 노출시키면 햇빛이 닿는 부분은 파랗게, 닿지 않는 부분은 하얗게 되는 원리를 활용한 작업이다.
“조경에서는 주인공으로 삼기 어려운 그림자를 공공미술이라는 형식을 통해 조명하고 싶었습니다. 시아노타입에 주목했던 건, 선유도공원의 모태인 정수장이 물을 그저 경관적으로 감상하는 곳이 아니라 물을 정화하는 데 화학약품을 이용했기 때문이에요. 물과 화학약품이 새로운 방식으로 선유도의 풍경을 담아주기를 바랐습니다. 무엇보다 이 그림자 캐릭터를 통해 우리가 다양한 생명체와 공존한다는 사실을 나누고 싶었습니다.”(김 교수)
‘그림자 아카이브’는 맞은편 북쪽 산책로에서 보면 벤치에 앉아 쉬는 사람들의 모습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해 질 무렵과 밤에 보는 풍경도 완전히 다른 느낌이다. 선유도의 시간 속 풍경 여행은 빛과 그림자, 물, 사람의 상호작용으로 매번 다른 화음을 만들어낼 것이다. 소란스럽지 않고 담담한, 그립고도 기대되는 여행이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