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파의 禪藝, 고정된 실체-형상 없어… 급기야 성파 자신마저 사라진 대자유”
이진구 기자
입력 2024-10-25 03:00
성파 대종사 특별전 120점 전시
국제학술대회서 예술세계 조망
“수행 자체가 일이자 놀이인 성파의 선예에는 ‘이것이다’, ‘저것이다’ 하는 고정된 실체나 형상이 없습니다. 물성(物性·물질이 가진 성질) 그 자체가 원하는 대로 붓이 갈 뿐이죠. 급기야 성파 자신마저도 없는 대자유의 물(物)의 유희만 남습니다.”(이동국 경기도박물관장·전 예술의전당 수석 큐레이터)
옻판에 옻칠을 한 성파 스님의 작품 ‘P0366’. 이동국 전 예술의전당 수석 큐레이터는 “성파의 선예는 고정된 실체나 형상이 없는, 성파 자신마저도 없는 대자유의 유희”라고 말했다. 예술의전당 제공내달 17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대한불교조계종 종정 성파 대종사(사진)의 ‘성파 선예(禪藝) 특별전―COSMOS’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그의 예술세계를 조망하는 국제 학술대회가 10일 예술의전당에서 열렸다. 성파 대종사는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정신적 지도자. 또 예술가로서 불교미술과 서예, 한국화, 도자, 염색, 조각 등 다양한 장르의 화업을 펼쳐온 불교예술의 대가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태초(太初), 유동(流動), 꿈(夢), 조물(造物), 궤적(軌跡), 물속의 달 등 6개 부문으로 구성된 이번 특별전은 그가 1980년대 선보였던 금니사경과 최신 작품은 물론이고 옻칠 회화와 설치 작품을 중심으로 평생의 화업을 총망라한 120여 점이 전시됐다.
기조 발제를 한 이동국 경기도박물관장은 “지금까지 옻은 공예의 도구이자 재료였지만, 성파는 옻이라는 물질을 객체가 아닌 주체와 목적으로, 동시에 옻의 물성을 자신의 본성과 일체화시키면서 예술로 도약시켜 내고 있다”며 “이 때문에 성파의 예술에서 ‘옻’이라는 물성의 통찰을 빼놓고는 그 본질에 다가갈 수 없다”고 말했다. 버지니아 문 미국 로스앤젤레스(LA)카운티 미술관 큐레이터는 “옻칠을 겹겹이 하면 쉽게 구조적인 형태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성파 스님의 옻칠 회화는 일종의 ‘회화 위의 회화’”라며 “성파 스님은 옻칠을 통해 불교적 기원을 상징하고 이를 불교미술에 다시 연결함으로써 옻칠이 불교에서 지닌 중요성을 되찾았다”고 밝혔다.
성파의 생과 미술을 연계한 분석도 나왔다. 마엘 벨레크 프랑스 체르누스키 미술관 중국 및 한국 미술 큐레이터는 “미술가의 생애와 승려로서의 생애가 얽힌 성파 스님의 작품은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은 지혜의 통달과 선수행(禪修行)의 득도 경지, 그 직관이 함축된 자비심의 발로가 있다”고 했다. 정종미 전 고려대 디자인조형학부 교수(한국화가)는 “성파의 예술은 전통, 현대, 첨단 미술 등 거의 전역에 걸쳐 광범위하고 어떤 틀이나 형식에도 구애받지 않는데, 이는 그의 예술이 자연과 생명주의 불교, 그리고 자신의 몸에서 출발한 수행일 따름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국제학술대회서 예술세계 조망

옻판에 옻칠을 한 성파 스님의 작품 ‘P0366’. 이동국 전 예술의전당 수석 큐레이터는 “성파의 선예는 고정된 실체나 형상이 없는, 성파 자신마저도 없는 대자유의 유희”라고 말했다. 예술의전당 제공기조 발제를 한 이동국 경기도박물관장은 “지금까지 옻은 공예의 도구이자 재료였지만, 성파는 옻이라는 물질을 객체가 아닌 주체와 목적으로, 동시에 옻의 물성을 자신의 본성과 일체화시키면서 예술로 도약시켜 내고 있다”며 “이 때문에 성파의 예술에서 ‘옻’이라는 물성의 통찰을 빼놓고는 그 본질에 다가갈 수 없다”고 말했다. 버지니아 문 미국 로스앤젤레스(LA)카운티 미술관 큐레이터는 “옻칠을 겹겹이 하면 쉽게 구조적인 형태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성파 스님의 옻칠 회화는 일종의 ‘회화 위의 회화’”라며 “성파 스님은 옻칠을 통해 불교적 기원을 상징하고 이를 불교미술에 다시 연결함으로써 옻칠이 불교에서 지닌 중요성을 되찾았다”고 밝혔다.
성파의 생과 미술을 연계한 분석도 나왔다. 마엘 벨레크 프랑스 체르누스키 미술관 중국 및 한국 미술 큐레이터는 “미술가의 생애와 승려로서의 생애가 얽힌 성파 스님의 작품은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은 지혜의 통달과 선수행(禪修行)의 득도 경지, 그 직관이 함축된 자비심의 발로가 있다”고 했다. 정종미 전 고려대 디자인조형학부 교수(한국화가)는 “성파의 예술은 전통, 현대, 첨단 미술 등 거의 전역에 걸쳐 광범위하고 어떤 틀이나 형식에도 구애받지 않는데, 이는 그의 예술이 자연과 생명주의 불교, 그리고 자신의 몸에서 출발한 수행일 따름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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