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저·SM5·말리부, 디젤차 성적표 “누가 1등인가?”
동아경제
입력 2014-12-11 09:25 수정 2014-12-11 18:00
올 한해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전략적으로 출시한 중형급 디젤세단이 엇걸린 성적표를 내놨다. 전체 판매를 끌어올리는데 도움이 됐던 모델이 있는가 하면 오히려 그 반대의 결과를 낳기도 했다.
현대자동차, 한국지엠, 르노삼성자동차는 올해 중형급 디젤세단을 잇따라 시장에 투입했다. 이는 그동안 수입 디젤세단 열풍에 대한 대응책으로 종전 가솔린과 LPI, 하이브리드 모델에 한정됐던 중형차 시장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가장 먼저 시장에 진입한 모델은 한국지엠 쉐보레 말리부 디젤로 지난 3월 출시 후 한 달 만에 3000대 주문을 받으며 중형차 시장의 디젤 돌풍을 주도했다. 3월 출시 이후 지난달까지 누적판매는 5608대로 같은 기간 전체 말리부 판매의 37.9%를 차지했다. 쉐보레는 말리부 디젤에 힘입어 3월부터 지난달까지 전년 동기대비(8426대) 8.9% 상승한 1만4792대의 말리부를 판매했다. 특히 말리부 디젤은 첫 출시 후 연식 변경 모델이 출시되기 전 5개월의 판매 공백이 있었음에도 꾸준한 판매가 이뤄졌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말리부는 디젤 효과로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가솔린 모델까지 판매가 늘고 있다”며 “쉐보레 특유의 안전성 등 강점이 소비자에게 주요하게 작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말리부 디젤은 독일 오펠사의 2.0 터보 디젤엔진과 일본 아이신사의 6단 변속기를 조합했다. 최고출력 156마력, 최대토크 35.8kg.m에 연비는 13.3km/ℓ이다.
지난 6월 출시된 현대차 그랜저 디젤은 지난달까지 누적판매 8728대를 기록해 같은 기간 전체 그랜저 판매 중 20.1%를 차지했다. 가솔린(67.6%)과 하이브리드(12.2%) 사이에서 적절한 위치를 선점하고 있다는 평가다. 그랜저 전체 판매는 전년 동월 누적 판매 4만2025대에서 올해 4만3363대로 3.18% 증가에 그쳐 디젤 모델이 전체 판매량을 이끌지는 못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부분 파업 등으로 승용차 판매 전체가 하락했지만, 당초 10%를 예상했던 그랜저 디젤의 판매 비중이 20%를 넘길 정도로 분위기가 좋다”면서 “10월부터 매월 2000대가 넘게 팔리고 있어 이후에도 판매 상승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랜저 디젤은 현대차 SUV 모델에 적용된 2.2L R엔진을 개선한 R2.2 E-VGT 클린 디젤엔진을 장착했다. 최고출력 202마력, 최대토크 45.0kg.m의 동력성능을 발휘하며, 연비는 14km/ℓ.
중형 디젤 세단 중 가장 늦게 시장에 합류한 르노삼성 SM5 디젤은 지난 7월부터 판매를 시작해 지난달까지 누적판매 4551대로 SM5 전체에서 31.1%의 비중을 차지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SM5의 전체 판매는 1만2918대로 전년 동월(1만2651)대비 2.1% 증가하는데 그쳤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국내 중형세단 시장이 점점 줄어들고 있지만, SM5는 가솔린은 물론 터보 가솔린과 디젤 등 다양한 라인업으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면서 “내년에는 회복세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SM5 D는 르노의 1.5 dCi 디젤 엔진과 독일 게트락사의 듀얼클러치 트랜스미션을 장착했다. 최고출력 110마력, 최대토크 24.5kg.m이고, 연비는 16.5km/ℓ.
한편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신규 등록된 차량 154만3564대 중 디젤 차량은 총 67만2025대로 같은 기간 가솔린 차량(65만6128대)을 처음으로 앞질렀다. 또한 이는 전년(59만2083대) 대비 13.5% 늘어난 수치다.
KAMA 관계자는 “디젤 차량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는 낮은 연료비와 높은 연비를 꼽을 수 있다”며 “최근 기술 발달로 디젤차의 단점이던 소음과 진동이 개선되며 소비자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어 당분간 수입 및 국산 디젤차의 증가가 계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훈기 동아닷컴 기자 hoon14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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