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까진 좋았는데’…백화점 식품관 ‘흔들’

뉴시스

입력 2019-07-11 15:08 수정 2019-07-11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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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백화점 1~6월 매출 하락세
지난해까지 5~10% 상승 정반대
올해 e커머스 공세 점점 더 강력
백화점 식품관만의 장점 옅어져



백화점 식품관은 고객을 불러모으는 창구(窓口)였다. 최종 목적은 지하 1층 식품관에서 장을 보는 것이지만, 그 전에 윗층 매장을 한 바퀴 둘러보는 게 일종의 ‘쇼핑 코스’였기 때문이다. 최근 수년간 백화점들이 주요 고객의 구매력을 믿고 식품관에 질 높은 신선식품을 들여놓거나 각종 ‘맛집’들을 백화점 안으로 적극 끌어안는 등 리뉴얼에 공을 들인 이유이기도 하다. 식품관을 꼭 들러야 하는 곳으로 만들어 전체 매출을 견인하겠다는 전략이었다.

그러나 최근 백화점 식품관이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롯데·신세계·현대·AK 백화점 식품관 매출은 매월 적게는 5% 많게는 10%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성장폭이 급격히 쪼그라들고 있다. e커머스 업체들의 공세 속에서도 국내 주요 백화점들의 전체 매출은 소폭 상승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일부 백화점 식품관 매출은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식품관 모객 효과가 예전만 못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AK플라자 분당점은 식품관에 ‘분당의 부엌’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프리미엄 형태로 운영 중인 대표적인 매장이다. 분당에서 오래 거주한 중장년층이 주요 고객인 만큼 일반 마트보다 다소 비싸더라도 뛰어난 품질의 신선식품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2017년 대대적인 리뉴얼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 1~6월 식품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7% 감소했다. 현대백화점 판교점 영향이 있다고 해도 감소폭이 크다는 게 업계 평가다.

현대백화점도 같은 기간 식품관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2% 줄었다. 신세계백화점 식품관도 비슷한 상황이다. 지난 4월 매출이 전월 대비 3.6% 감소했고, 5월에도 2.7% 줄었다. 지난달에는 1.2% 늘었으나 증가폭보다는 감소폭이 큰 상황이다. 롯데백화점 식품관만 유일하게 전년 대비 3.9%(1~6월) 늘었으나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7~10% 성장해온 것과 비교하면 성장세가 둔화했다.

유통업계는 이 같은 변화를 온라인 쇼핑의 득세와 연관지어 해석하고 있다. 음식 배달 산업이 급속도로 커지면서 밖에 나와 음식을 사먹는 사람들이 줄고, 과거 백화점에만 있던 프리미엄급 신선식품을 마켓컬리 등 e커머스 업체를 통해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쇼핑이라는 대세에 백화점 식품관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 아니겠냐”고 했다.

이런 흐름은 숫자를 통해서도 확인된다. 지난 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5월 온라인쇼핑 동향’ 따르면 5월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11조2637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9.8% 증가한 수치다. 이중 음식 서비스와 음·식료품 거래액이 각각 90.7%, 29.0% 늘었다. 이런 변화가 백화점 식품관 매출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업계는 이 같은 흐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백화점 주요 고객은 상대적으로 소비 경향이 높아 대체적으로 가격에 대한 부담을 덜 느끼는 편인데도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는 건 백화점 식품관에도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이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당장에 백화점 식품관이 경쟁력이 떨어졌다고 말할 수 있는 상황까지는 아니라고 본다”면서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대책 마련은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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