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화재’ BMW, 한국산 EGR 부품 상당수 장착 가능성
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입력 2018-08-13 18:57 수정 2018-08-13 19:22
비머베르크 BMW 동호회원들이 지난 2일 유투브를 통해 20d(리콜 대상) 엔진룸 분해 영상을 공개했다. 비머베르크 유투브 영상 캡처
최근 BMW 화재 사고의 핵심으로 지목된 ‘배기 재순환장치(EGR)’ 일부 부품이 국내 제조사인 코렌스(KORENS)에서 납품한 것으로 확인됐다. 코렌스는 BMW를 비롯해 현대기아자동차를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는 EGR 부품 전문 업체다.
지난달 26일 국토교통부는 엔진에 불이 나는 사고가 잇따른 BMW 차량에 대해 리콜을 실시했다. 리콜 대상은 2011년 3월~2016년 11월까지 약 5년 동안 판매된 42개 차종, 10만6317대 규모다.
이처럼 최근 화재 사고와 관련해 발표한 리콜 대상 차량에 코렌스 ‘EGR 쿨러가 상당수 포함됐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비머베르크 BMW 동호회원들이 유투브를 통해 공개한 20d(리콜 대상) 엔진룸 분해 영상을 보면 EGR 쿨러에 코렌스라는 회사 로고가 박혀있었다. 또한 다수의 국내 BMW 온라인 동호회원들 사이에서 코렌스 쿨러가 장착됐다는 증언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코렌스 해외 영업 소개 자료.
코렌스는 BMW의 1차 협력사인 미국 보그워너(BorgWarner)에 쿨러 완성품을 납품하는 형태로 거래를 진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본보 취재진이 입수한 코렌스 해외 영업 자료에는 자사 자동차 부품을 현대기아차와 BMW에 각각 40%, 38%를 납품하고 있다고 소개한다. 판매 비중은 적지만 GM과 쌍용자동차, 폴크스바겐, 포드 등과도 납품 거래를 유지중이다. 이 회사가 가장 많이 판매하고 있는 부품은 EGR 모듈(52%)과 쿨러(30%) 순으로 나타났다.
정부도 BMW 리콜 대상 차량에 국내 업체 부품이 장착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번 BMW 화재 결함 조사를 전담하고 있는 교통안전공단 관계자는 “리콜 대상 차량에 국내 제조사 부품이 장착된 것으로 안다”며 “이에 대한 정확한 제원을 BMW 판매 대행 업체인 BMW코리아 측에 요청한 상태”라고 말했다.
BMW에 따르면 EGR 쿨러에서 냉각수가 새어 나와 EGR 파이프와 흡기다기관 등에 침전물이 쌓이고, 바이패스 밸브가 열려 냉각되지 않은 고온의 배기가스가 빠져나가면서 침전물에 불이 붙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EGR 쿨러 내구성이 주된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코렌스가 제조하고 있는 EGR 쿨러. 코렌스 홈페이지 캡처
하지만 EGR 쿨러의 내구성, 아니면 BMW 측의 설계 결함인지는 정확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호주연방대법원 선정 제조결함 전문가 장석원 박사는 “부품 협력들은 완성차업체가 요구하는 스펙에 맞춰 제작하는 게 전부”라며 “부품이 양산차에 장착된 것이라면 완성차업체의 자체 실험과 부품 수입검사를 통과한 것이므로 이후 발생되는 문제는 완성차업체의 책임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BMW코리아 측은 “본사의 영업 정책 상 협력업체를 공개할 수 없다”며 “개선 부품 역시 내구성 보강 비율을 알기 어렵다”고 전했다.
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brjean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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