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공인중개사 시험 오류 논란…뿔난 수험생들

강성휘기자

입력 2017-11-22 10:42 수정 2017-11-22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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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20여개 문항 오류 논란
대책위 꾸려 항의집회 추진
공단 측 “시험 전문성 문제없어”


부산에 사는 김모 씨(44·여)는 지난달 28일 공인중개사 자격시험을 치른 뒤 밤잠을 설치고 있다. 올해 시험 문제 가운데 오류 문항이 있다는 이야기가 인터넷 커뮤니티와 학원가를 중심으로 나오고 있어서다. 가채점 결과 2문제 차로 합격선을 넘지 못한 김 씨는 시험을 주관하는 한국산업인력공단 홈페이지에 오류 이의신청을 한 상태다. 김 씨는 “엉터리 문제 때문에 4년 동안 준비한 시험에 떨어질 수 있다는 스트레스 때문에 부분 탈모까지 왔다”라고 주장했다.
응시생 수가 많아 ‘국민 자격시험’으로 불리는 공인중개사 시험 오류 논란이 올해도 어김없이 되풀이되고 있다.

21일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공인중개사 자격시험 문항 중 오류가 발견돼 애초 답안과 달리 정답이 바뀌는 일이 2004년 이후 지난해까지 2007년과 2015년을 제외하고 매년 벌어지고 있다. 공단 측이 오류가 없다고 결론 내린 2015년의 경우 일부 수험생이 행정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문항 10여 개가 논란이 된 지난해에도 2문제에서 오류가 확인돼 복수정답 처리됐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많은 20여 문항이 오류 논란에 휩싸였다. 부동산학개론 18번 문제의 경우 수험생들과 학원 강사들은 “답이 없는 문제다”라고 주장하는 등 출제 범위에서 벗어났거나 법률 해석이 잘못된 문제가 많다는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수험생은 대책위원회를 꾸려 집단으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수험생 1000여 명이 만든 ‘28회 공인중개사 이의제기위원회’는 22일 국토교통부 앞에서 항의 집회를 열 계획이다. 류금성 위원회 단장은 “대학수학능력시험 다음으로 응시생이 많은 시험인데 엉터리 문제가 매년 출제되니 이제는 출제기관을 신뢰할 수 없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고 말했다.

올해 공인중개사 시험 응시생 수는 역대 최고인 30만5320명이며 이들이 낸 응시 수수료는 42억5000만 원에 달한다.

공단 측은 “시험 특성상 법 해석이나 판례를 기준으로 하는 과목이 많아 이의제기가 있을 수밖에 없으며 시험 이후 정답심의위원회를 통해 최대한 수험생의 입장을 반영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올해에는 논란이 잦은 부동산학개론 등 일부 과목 출제 위원을 늘리기도 했다. 공단 관계자는 “출제위원 30명가량이 2주간 합숙을 하며 모의시험까지 거치기 때문에 시험의 전문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서정렬 영산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출제 범위 등과 관련된 가이드라인을 보다 세분하고 출제 문제를 모니터링하는 횟수나 과정을 더욱 늘릴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강성휘기자 yol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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