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팔린 4세대 아반떼… 10만㎞ 타니 엔진 이상 속출
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입력 2017-02-25 13:51 수정 2017-02-25 19:07
“엔진오일이 눈에 띄게 줄어들어 수시로 보충해가면서 운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작사는 정상범주라고만 하니 답답할 노릇입니다.”
현대자동차 아반떼MD 출시 초기 차량에서 엔진오일 감소현상이 빈번하게 나타나 제작결함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010년 8월에 출시한 아반떼MD는 이듬해 국내 자동차 내수시장에서 12만8900대가 팔리며 베스트셀링에 등극한 현대차 간판 모델이었다.
2011년 아반떼MD를 구입한 박지형 씨(36·가명)도 엔진오일이 감소하는 문제로 정부 도움을 요청한 상태다. 박씨는 “주행거리 10만㎞가 넘어가는 시점부터 엔진오일 소모가 급격히 진행됐다”며 “지금은 엔진오일 교체 후 2000㎞ 정도 운행하면 반 이상 준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1월부터 25일 현재까지 교통안전공단 자동차리콜센터에 등록된 아반떼MD 엔진오일 소모 관련 결함 신고는 118건에 달한다. 해당 아반떼 차주들 대부분은 박 씨와 같은 현상으로 불편을 겪고 있었다. 주로 주행거리 10만㎞ 넘게 운행된 아반떼를 확인해보면 교체 시기가 한참 남았음에도 엔진오일이 급격히 줄었다는 내용이다.
문제의 아반떼에는 GDI(Gasoline Direct Injection)엔진이 탑재됐다. 현대차에 따르면 GDI엔진은 실린더 내에 연료를 직접 분사해 연소시키는 과정을 거친다. 일각에서는 여기서 발생하는 고온을 견디지 못하고 실린더 변형이 이뤄지는 게 엔진오일 감소 등 엔진 계통 관련 다양한 문제의 원인이라고 지목하고 있다.
또한 해당 엔진이 제작결함에 무게가 실리는 데에는 일반적인 엔진오일 감소 현상과 다르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김종훈(62) 한국자동차품질연합 대표는 “자동차 운행 기간과 상관없이 엔진오일은 소모되지 않는다”며 “보통 이런 문제는 차량 관리 소홀이나 엔진 실린더헤드 개스킷 등 부품 내구성이 약해져 오일 역류를 막지 못해서 발생한다”고 말했다.
윤영한(61·한국기술교육대 교수)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제작결함조사 위원장도 “설계상 자동차 엔진은 엔진오일 감소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는다”며 “운행하다보면 자연적으로 줄어들 수도 있지만 극히 소량”이라고 했다. 윤 위원장은 또 “엔진오일이 누유돼 엔진룸으로 들어가면 화재 가능성도 있고, 냉각수 쪽에 침투할 경우 시동 꺼짐 현상도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아반떼 GDI엔진의 경우 특별히 누유가 발견되진 않았다. 박씨는 “차량 점검 당시 엔진 내부에 크고 작은 흠집이 있었지만 오일 역류는 없었다”며 “엔진 내부에서 연소돼 오일이 서서히 줄 수 있지만, 이는 정상적인 GDI엔진 특성이라고 정비 담당자에게 들었다”고 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 정비사업소 측은 엔진 교체 외엔 명확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한 아반떼 차주는 “200만 원이 넘는 엔진 교체 비용이 부담스러워 선뜻 수리에 나서지도 못하는 실정”이라며 “생명과 직결되는 자동차 엔진에 중대한 결함이 일어났는데 제대로 된 설명도 못 듣고 소비자가 전부 책임을 져야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호소했다.
정부의 늦장대응도 소비자 불만을 키우고 있다.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 아반떼 GDI엔진 결함 정보를 확인한지 벌써 3개월이 흘렀지만, 차주들 상대로 현장조사를 벌이는 등의 움직임은 아직까지 보고되지 않고 있다. 국토교통부 자동차정책과 관계자는 “아반떼 차주들의 엔진 결함 주장에 대해 현대차 측에 소명 자료를 요청한 상태”라며 “안전운전에 지장을 주는 결함이라고 판단되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brjeans@donga.com
현대자동차 아반떼MD 출시 초기 차량에서 엔진오일 감소현상이 빈번하게 나타나 제작결함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010년 8월에 출시한 아반떼MD는 이듬해 국내 자동차 내수시장에서 12만8900대가 팔리며 베스트셀링에 등극한 현대차 간판 모델이었다.
2011년 아반떼MD를 구입한 박지형 씨(36·가명)도 엔진오일이 감소하는 문제로 정부 도움을 요청한 상태다. 박씨는 “주행거리 10만㎞가 넘어가는 시점부터 엔진오일 소모가 급격히 진행됐다”며 “지금은 엔진오일 교체 후 2000㎞ 정도 운행하면 반 이상 준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1월부터 25일 현재까지 교통안전공단 자동차리콜센터에 등록된 아반떼MD 엔진오일 소모 관련 결함 신고는 118건에 달한다. 해당 아반떼 차주들 대부분은 박 씨와 같은 현상으로 불편을 겪고 있었다. 주로 주행거리 10만㎞ 넘게 운행된 아반떼를 확인해보면 교체 시기가 한참 남았음에도 엔진오일이 급격히 줄었다는 내용이다.
주행거리 11만㎞ 정도된 아반떼MD 엔진 실린더 블럭과 피스톤 마모가 심하게 진행됐다. 사진=자동차리콜센터
문제의 아반떼에는 GDI(Gasoline Direct Injection)엔진이 탑재됐다. 현대차에 따르면 GDI엔진은 실린더 내에 연료를 직접 분사해 연소시키는 과정을 거친다. 일각에서는 여기서 발생하는 고온을 견디지 못하고 실린더 변형이 이뤄지는 게 엔진오일 감소 등 엔진 계통 관련 다양한 문제의 원인이라고 지목하고 있다.
또한 해당 엔진이 제작결함에 무게가 실리는 데에는 일반적인 엔진오일 감소 현상과 다르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김종훈(62) 한국자동차품질연합 대표는 “자동차 운행 기간과 상관없이 엔진오일은 소모되지 않는다”며 “보통 이런 문제는 차량 관리 소홀이나 엔진 실린더헤드 개스킷 등 부품 내구성이 약해져 오일 역류를 막지 못해서 발생한다”고 말했다.
윤영한(61·한국기술교육대 교수)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제작결함조사 위원장도 “설계상 자동차 엔진은 엔진오일 감소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는다”며 “운행하다보면 자연적으로 줄어들 수도 있지만 극히 소량”이라고 했다. 윤 위원장은 또 “엔진오일이 누유돼 엔진룸으로 들어가면 화재 가능성도 있고, 냉각수 쪽에 침투할 경우 시동 꺼짐 현상도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아반떼 GDI엔진의 경우 특별히 누유가 발견되진 않았다. 박씨는 “차량 점검 당시 엔진 내부에 크고 작은 흠집이 있었지만 오일 역류는 없었다”며 “엔진 내부에서 연소돼 오일이 서서히 줄 수 있지만, 이는 정상적인 GDI엔진 특성이라고 정비 담당자에게 들었다”고 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 정비사업소 측은 엔진 교체 외엔 명확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한 아반떼 차주는 “200만 원이 넘는 엔진 교체 비용이 부담스러워 선뜻 수리에 나서지도 못하는 실정”이라며 “생명과 직결되는 자동차 엔진에 중대한 결함이 일어났는데 제대로 된 설명도 못 듣고 소비자가 전부 책임을 져야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호소했다.
정부의 늦장대응도 소비자 불만을 키우고 있다.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 아반떼 GDI엔진 결함 정보를 확인한지 벌써 3개월이 흘렀지만, 차주들 상대로 현장조사를 벌이는 등의 움직임은 아직까지 보고되지 않고 있다. 국토교통부 자동차정책과 관계자는 “아반떼 차주들의 엔진 결함 주장에 대해 현대차 측에 소명 자료를 요청한 상태”라며 “안전운전에 지장을 주는 결함이라고 판단되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brjean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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