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F社 9단 변속기 50만5000대 리콜…스타트렉 ‘안톤 옐친’ 사고 원인?
김훈기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16-08-10 16:38 수정 2016-08-10 17:39
완성차 업체에 변속기를 전문 공급하는 세계적 자동차 부품 업체 ZF社의 9단 자동변속기에서 제작결함이 발견돼 미국에서 리콜이 실시된다.
영화 ‘스타트렉’에 출연해 열연을 펼친 ‘안톤 옐친(Anton Yelchin)’ 역시 지난 6월 ZF社 8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된 자신의 차량 ‘지프 그랜드 체로키’에 치여 사망 사고를 당한 바 있어 이번 리콜이 그의 사고 원인을 밝히는데 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조짐이다.
10일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A)에 따르면 ZF社의 리콜 부품이 탑재된 차량의 경우 변속기를 조절하는 센서와 연결된 배선 불량이 주요 원인으로 변속기가 주차모드가 아닌 다른 기어에서 차의 문을 열 경우 경고음을 울리고, 계기판에 경고등을 표시해야 하지만 적절한 표시가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리콜 모델은 2013년 1월에서 2014년 7월 15일 생산된 9HP48 또는 948TE로 해당 부품은 피아트크라이슬러그룹(FCA그룹)과 랜드로버에 공급돼 50만5000대의 차량에 탑재됐다.
ZF社는 중립 기어로 전환되기 이전 운전자에게 적절한 경고를 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 할 계획이다.
앞서 NHTA는 2015년 말부터 FCA그룹 차량에서 변속기 문제로 인한 소비자 제보가 증가해 조사에 착수했으며 이와 관련돼 10명 이상이 상처를 입고, 이 가운데 3명은 자신의 차량에서 내린 후 치이는 사고를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NHTSA에 접수된 변속기 사고 사례를 살펴보면 대부분 정차 시 주차모드 대신 중립모드와 후진기어를 두고 내려 사고가 발생했다.
문제의 ZF 9단 자동변속기가 장착된 차량은 2014년 이후 제작된 크라이슬러 200, 피아트 500X, 혼다 파일럿, 지프 체로키, 지프 레니게이드,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스포츠, 레인지로버 이보크, 어큐라 TLX, 램 프로마스터 시티 등이다.
한편 지난 6월 19일(현지시간) 영화배우 안톤 옐친은 자신의 차 2015년형 지프 그랜드 체로키를 언덕길에 주차 후 차량이 미끄러져 내려와 몸이 끼이는 사고로 목숨을 잃은 바 있다.
안톤 옐친의 유가족은 해당 사고가 차량 결함 때문에 발생했다고 주장 했으며, FCA그룹을 상대로 고소를 진행해 왔다. 이번 리콜 차량에 그랜드 체로키가 포함되진 않았지만 해당 소송의 진행 과정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국내는 문제의 부품이 탑재된 차량의 경우 미국과 동일한 방식의 리콜이 실시될 예정이나, 현재까지는 본사 차원에서 특별한 고지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FCA그룹의 국내 판매 모델의 경우 9단 자동 변속기가 탑재된 차량은 크라이슬러 200, 피아트 500X, 지프 레니게이드, 지프 체로키 등 4종 뿐이다.
김훈기 동아닷컴 기자 hoon14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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