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토요타, 라브4 하이브리드 ‘효율↑ 공간↔ 디젤 SUV와 진검승부’

동아경제

입력 2016-03-11 14:50 수정 2016-03-11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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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을 빠져나와 고속도로와 국도 총 57km를 약 1시간 동안 달린 뒤 계기판 평균연비는 14.7km/ℓ를 기록했다. 가속과 감속을 연속하는 등 마음껏 달리며 연비주행을 하지 않았음에도 정부공인연비(13.0km/ℓ)를 조금 웃도는 결과를 얻었다. 동급 경쟁 모델에 비해 초반 가속성능은 뛰어났고 정숙성 또한 꾸준하다”

지난 9일 서울 송파구 잠실에 위치한 토요타 자동차 복합문화공간 ‘커넥트 투(CONNECT TO)’를 출발해 경기도 가평 ‘청평자연휴양림’을 왕복하는 ‘토요타 라브4 하이브리드(All New RAV4 Hybrid)’ 시승회에 참석했다.
라브4 하이브리드는 국내서 아직 익숙하지 않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친숙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결합한 모델이다. 의외의 조합이 궁금증과 약간의 기대감으로 다가왔다. 토요타 미디어 시승회에 참석해 라브4 하이브리드의 상품성을 평가해 봤다.

외관은 앞서 지난해 출시된 4세대 부분변경 라브4 가솔린과 거의 동일하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추가돼 곳곳에 이를 드러낸 엠블럼이 추가된 것 외에는 변화가 없다. 기존 3세대의 투박함을 벗어 던지고 젊고 날렵함이 느껴지는 4.5세대 라브4의 외관은 토요타 패밀리 디자인 ‘킨 룩(Keen Look)’이 적극적으로 반영된 모습.

전면부는 LED 주간주행등이 추가된 ‘Bi-LED’ 헤드램프가 차량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하단 그릴은 더욱 커졌으며 후면부 역시 헤드램프와 유사한 LED 리어램프가 탑재됐다. 전반적으로 도심에 어울리는 콤팩트한 크기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함이 콤팩트 SUV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인다.
실내 역시 트렁크 안쪽으로 긴 물건을 수납하는 공간을 제외한다면 기존 가솔린 모델과 차이가 없다. 가로 배치된 센터페시아는 터치스크린이 제공되는 내비게이션을 상단에 두고 그 아래 공조장치 버튼, 주행모드 버튼 등을 깊이를 달리해 배치했다. 이로 인해 오작동에 대한 우려는 줄고 특히 운전 중 빈번히 사용하는 공조장치의 경우 센터콘솔 암레스트에 팔을 걸치고도 작동이 가능해 편리하다.

2열 좌석의 경우 동급 경쟁 모델 보다 넓어 외관의 콤팩트한 크기에 비해 기대 이상의 편안함이 느껴진다. 성인 남성이 탑승 시에도 여유로운 무릎공간과 머리 위 공간을 제공하고 트렁크 공간도 뒷좌석 아래로 배터리를 넣어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손해는 덜 하다. 계기판은 4.2인치 풀컬러 디스플레이가 적용돼 실시간 연비 및 차량 상태, 하이브리드 시스템 동작 상황을 쉽게 확인 가능하다.
라브4 하이브리드의 전반적인 실내 디자인은 토요타자동차 특유의 완벽한 조립품질, 군더더기 없는 깔끔함이 장점이다. 다만 차량 가격에 비해 저렴한 소재, 변속기를 중심으로 상·하단 분리한 컵홀더의 경우 물건을 넣거나 빼는 상황에서 위쪽 공조장치 버튼이 거슬리는 불편함, 국산차의 화려한 옵션과 비교되는 단출한 편의장비는 아쉽다.

파워트레인은 152마력의 2.5 가솔린 엔진과 143마력의 전기모터가 결합돼 시스템 최고출력 197마력의 동력성능을 발휘한다. 변속기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에 적합한 무단변속기 CVT가 맞물려 부드러운 주행성능과 정부공인 표준연비 복합 13.0km/ℓ(도심 13.6km/ℓ, 고속 12.4km/ℓ)를 기록했다.
기본 파워트레인은 앞서 국내 출시된 바 있는 렉서스 NX300와 비슷하다. 다만 일반 하이브리드와 달리 전자식 4륜구동 ‘E-four’ 시스템의 탑재가 특이하다. 2개의 모터/제너레이터 외에 후륜에 추가된 1개의 모터/제너레이터가 자칫 구동력을 잃는 위험한 순간 뒷바퀴로 구동력을 전달하며 전·후륜 최대 50:50의 구동력 배분이 이뤄진다. 이로 인해 커브길 주행실력은 SUV로는 기대 이상의 실력을 발휘한다. 물론 일반적인 상황에선 전륜구동 방식이다.

가속페달의 느낌은 꽤 경쾌하다. 동급 디젤은 물론 가솔린과 비교해도 정숙하지만 진득하게 차체를 몰고 나가는 느낌이 이상적이다. 고속도로에 올라 가속페달을 끝까지 밝으면 가솔린 엔진의 성능이나 엔진음이 차량의 성향을 대변한다. 급가속 상황에서 토요타의 2.5 가솔린 엔진의 성능과 엔진음은 크게 거슬리지 않았다.

하지만 니켈수소 배터리를 사용하는 탓에 EV모드로 오랜 시간 주행이 불가능한 부분은 여전히 토요타 하이브리드에서 아쉽다. 앞으로 국내 출시를 앞둔 신형 프리우스는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해 조금 더 길어진 EV모드 주행성능을 기대할 수 있겠다.

라브4 하이브리드의 주행모드는 EV, 에코, 스포츠 등 3가지 방식을 지원한다. 센터페시아 하단 버튼동작으로 작동되며 전기로 움직이는 EV모드를 제외하면 에코와 스포츠 모드의 차이를 구별하긴 쉽진 않았다. 전반적인 성향이 부드러운 주행에 맞춰진 탓에 더욱 그렇게 느껴진다. 고속영역에서 독일 디젤차에 비해 묵직하지 못한 운전대 반응과 예상보다 조금 더딘 제동성능 등을 제외한다면 동급에서 무난한 달리기 성능이다.
라브4 하이브리드의 주행 장점은 빠른 초반 가속성, 안정적인 코너링, 주행 중 올라오는 노면 소음을 적절히 억제하는 차음재 사용으로 정숙한 실내 등을 꼽을 수 있겠다. 이밖에도 소소하지만 운전석 무릎 및 조수석 쿠션 에어백을 포함한 동급 최대 8개 에어백 시스템과 사각지대감지 시스템, 후측방경고 시스템, 경사로밀림방지 시스템, 트레일러 스웨이 컨트롤 등 안전장치를 갖추고 있는 부분 역시 주목할 부분이다.

토요타 라브4 하이브리드의 가격은 4260만 원이다.

김훈기 동아닷컴 기자 hoon14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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