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렌토·티볼리, 2열 시트 녹 방청제 ‘눈 가리고 아웅?’
정진수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15-10-22 08:00 수정 2015-10-22 11:40
일부 뉴 코란도C 2열 좌석 하부 철제 부품에 녹이 슬어있다. 자동차결함신고센터 제공
최근 일부 SUV 2열 시트 철제부분 녹 발생과 관련해 업체에서 무상수리해주는 방청제의 효과가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기아자동차는 1개월, 쌍용자동차는 1년 미만을 보증하는 방청제를 납품 받아 수리하고 있는 것.
지난 여름 올 뉴 쏘렌토를 비롯해 뉴 코란도C, 티볼리 등 국내 인기 SUV 시트에서 녹이 발생해 소비자 결함 신고가 빗발쳤다. 이들 차량은 공통적으로 2열 시트 철제 프레임에 녹이 슬었다. 특히 출고 1~2년 미만의 신차에서 녹이 주로 발생하면서 논란은 가중됐다.
이에 대해 기아차와 쌍용차는 지난달부터 일제히 방청 작업을 진행하고 차주들 달래기에 나섰다. 하지만 이것만으론 사태가 쉽사리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업체의 조치로는 길어야 1년 정도 방청을 보증하고, 이후로는 다시 같은 문제가 반복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본보가 입수한 각 업체별 방청유를 분석한 결과 시트 프레임 녹 방지 용도로는 한계가 있었다. 우선 기아차는 범우화학공업에서 만든 용제희석용(비수용성 BW RUSTOP P-340N) 제품을 페인트칠하듯 쏘렌토 녹 슨 부위에 발라주고 있다. 단기 방청유로 표시된 해당 제품은 수명이 1개월 남짓. 가격은 1리터당 2700원으로 20리터(5만4000원) 단위로 납품된다.
기아차는 범우화학공업에서 만든 용제희석용 제품을 페인트칠하듯 쏘렌토 녹 슨 부위에 발라주고 있다. 한국자동차품질연합 제공
방청유 전문 판매점 관계자는 “P-340은 공기와 수분 접촉이 급격히 적은 단순 부품에 주로 사용된다”며 “용제희석용이라 외부환경에 쉽게 변질되는 특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같은 회사에서 나오는 다른 모델(M250S)은 왁스코팅 방식으로 가격은 10만 원 더 비싸지만 악조건에서 2년 정도 버틸 수 있다”고 했다.
쌍용차의 경우 미국 유레카 케미컬이 만드는 플로이드필름(FLUID FILM)을 사다 쓴다. 이 제품은 스프레이 방식으로 부식이 진행된 곳에 뿌린다. 1통(360㎖) 단위로 판매되고, 가격은 1만2370원. 20리터로 환산하면 60만 원 꼴이다. 사용설명서를 보면 플로이드필름은 양모에서 추출된 울 왁스 라놀린(Lanolin)을 기본 소재로 하고 차량뿐만 아니라 자전거 오토바이 등 체인 윤활용과 녹 방지에 쓰이고 있다. 양털유는 한번 뿌려지면 1300시간 정도 효과가 지속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두 제품 모두 완벽한 해결책이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김종훈 한국자동차품질연합 대표는 “업체들의 이번 녹 관련한 무상수리는 순간을 모면하기 위한 임시방편 조치일 뿐”이라며 “근본적으로 녹을 제거하고 방지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실질적인 해결책은 시트 내 철제 프레임을 분리해 *흑색 피막(Black oxide finish)을 하면 되지만 그마저도 여의치 않다”면서 “그러면 시트 자체를 바꿔야 하는데 70만~80만 원 정도 비용이 들어 제작사 입장에서 선뜻 나서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일부는 이 같은 조치에 만족하지 못하고 소송을 추진하고 있다. 소송 참여 의사를 밝힌 한 쏘렌토 차주는 “방청 작업은 임시방편에 불과해 받아들일 수 없다”며 “납득할만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소송을 준비 중인 박지혁 새빛 대표변호사는 “이달 중에 법원에 소장을 제출할 예정”이라며 “소송 참여자가 적어도 100명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진수 동아닷컴 기자 brjean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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