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크스바겐, 양심 버린 대가로 美서 20조원 벌금…한국은?
동아경제
입력 2015-09-21 10:18 수정 2015-09-21 10:20
폴크스바겐그룹이 자사 주력 4기통 TDI(터보직접분사) 디젤엔진 배기가스 기준을 조작한 사실을 인정했다. 이로 인해 미국 판매가 전면 중단되고 회사 측은 최대 180억 달러(20조9200억 원)의 벌금을 물게 생겼다.
최근 미국 환경보호청(EPA)에 따르면 폴크스바겐은 2.0 TDI 엔진을 장착한 차량에 배기가스 검사 시에만 배출 통제 시스템을 최대로 가동시키고 일반 주행에서 배출 통제 시스템 작동을 중지시키는 소프트웨어를 설치했다.
문제의 엔진은 폴크스바겐 골프, 제타, 파사트, 비틀 등과 함께 아우디 A3 럭셔리 모델에도 쓰였다. 실제로 이들 차량은 배기가스 검사에서 미국 기준을 통과했지만, 이후 허용 기준치 40배에 달하는 질소산화물을 뿜어냈던 것. 이 같은 유해 물질은 천식 발작을 비롯한 각종 호흡기 질환과 연관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EPA는 폴크스바겐 차량 48만대를 리콜하기로 했다. 2009~2015년형 제타와 비틀, 골프를 비롯해 2014~2015년형 파사트, 2009~2015년형 아우디 A3 등 48만2000대다.
마르틴 빈터콘 폴크스바겐 대표는 “고객과 소비자들의 신뢰에 악영향을 줘 매우 유감스럽다”며 “이번 사건에 현지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원만한 사태해결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자체적으로 객관적인 조사를 할 수 있는 곳을 의뢰해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제가 된 파사트 등 일부 차량들은 미국 현지에서 생산된 것으로 국내에도 들여오기 때문에 대형 파장이 예상된다.
폴크스바겐코리아 관계자는 “미국에서 생산돼 우리나라로 수입되기 때문에 배기가스 저감장치에 같은 문제가 있는지 확인 중”이라면서도 “기본적으로 한국은 유럽식 배기가스 기준을 적용하고, 미국과 유럽의 엔진코드가 다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진수 동아닷컴 기자 brjean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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