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일부 모델의 MDPS는 고질병?
동아경제
입력 2015-08-01 08:00 수정 2015-08-01 08:00
현대기아자동차 출시 일부 차량들에서 핸들 조작에 이상증상이 발생하고 있다. 일부 신차에서도 같은 현상이 나타나면서 고질적인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3월 출시한 현대차 ‘올 뉴 투싼’ 차주들 일부는 핸들 조작 시 특유의 소음이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도혁재 씨(가명)는 “핸들을 좌우측으로 감을 때 뭔가 걸린 것처럼 ‘툭툭’ 소리가 계속 난다”며 “동호회에서 만난 차주들 역시 비슷한 소음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는 결함을 호소하는 차량에 한해 2016년형 ‘싼타페 더프라임’에 장착된 ‘속도 감응형 전동식 파워스티어링(Motor Driven Power Steering·이하 MDPS)’을 교환해 주고 있다.
제작사와 차주들 간 MDPS 악연의 시작은 2008년형 ‘뉴 베르나’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한국소비자원 소비자안전국 최고 실무자 김종훈 씨(現 한국자동차품질연합 대표)는 “뉴베르나 차주들이 핸들을 조작할 때 소리가 난다는 신고가 많았다”며 “조사 결과 MDPS 유격이 원인으로 무상 수리 조치했다”고 떠올렸다.
하지만 현대기아차 MDPS 문제는 그 후로도 차종을 가리지 않고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 한국소비자원은 2009~2010년 모닝·포르테·쏘울의 MDPS 결함 무상수리를 권고한 바 있다. 또한 아반떼HD i30 등도 MDPS에 탑재된 센서가 갑자기 작동을 멈춰 스티어링 휠이 무거워지는 사유로 지난 3월 리콜 조치가 내려진 적이 있다. 이밖에도 중형 YF쏘나타와 K5 등 주력 차급뿐만 아니라 준대형과 다목적 차량 역시 MDPS에 대한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현재 신형 투싼을 포함해 대부분의 차량들은 C-MDPS 시스템을 장착하고 있다. 이전에는 파워오일을 사용해 유압의 힘으로 작동되는 조향 시스템을 적용했지만, 저속에서 핸들이 무겁게 느껴지는 단점이 있었다. 이에 반해 전자식 스트어링휠은 고속주행안정성을 높여 최적의 주행 환경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게 제작사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해당 운전자들은 시속 100km 이상 고속에서 스티어링휠이 한쪽으로 쏠리거나 핸들링 시 반박자 느린 반응, 핸들에 자석이 붙어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고 주장했다. K5 차주 김제명 씨(31·가명)는 “주행 중에 갑자기 핸들이 떨리고 조향감각이 뭔가 부자연스럽다”며 “유턴을 하던 중 파워핸들이 지나치게 무거워져 핸들이 더 이상 회전하거나 풀어지지도 않았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그는 “무상 수리를 2번이나 받았는데 나아지지 않았다”며 “보증 기간이 지나자 부품 교체 비용이 70만 원 나왔다”고 하소연했다. 31일 현재까지 교통안전공단산하 자동차결함신고센터에는 MDPS 문제가 45건이나 접수됐다.
이처럼 다수의 운전자가 조향 시 이질감을 문제 삼자 제작사는 신형 제네시스부터 개선된 R-MDPS 장치를 내놓았다. 이는 랙 기어(Rack Gear) 부근의 모터와 ECU를 바퀴 쪽으로 옮겨 약간의 구조를 변화한 장치다. C-MDPS보다 단가는 높지만 조향성은 향상된 것으로 평가 받는다. 현재는 2세대 제네시스와 LF쏘나타 터모 모델에만 적용돼 있는 상태다. 수출 차량 역시 개선된 부품이 장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MDPS의 특성상 특정 상황에서 핸들이 다소 무거워지는 경우는 있지만 이런 현상은 정상”이라며 “문제가 있는 차량은 조사를 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수 동아닷컴 기자 brjean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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