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엠 최악의 리콜···한국 차주들도 피해보상 가능?

동아경제

입력 2014-07-19 08:56 수정 2014-07-19 08:56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최근 시동꺼짐과 에어백 미전개 등으로 미국에서 리콜한 제너럴모터스(이하 지엠) 차량을 소유한 국내 소비자들이 다음달 1일부터 제작사에게 피해 보상을 요구할 수 있게 됐다. 이와 더불어 결함을 입증해낸다면 국내는 물론 미국 현지 소송 참여 역시 가능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지엠은 자사 점화스위치 불량으로 피해를 입은 차주들에게 보상을 약속했다. 지엠에 따르면 사망자 1인당 최저 100만 달러(약 10억2930만 원)를 지급하고 사망자 가족들에게는 피해자의 사고 당시 나이와 근로소득 등을 고려해 1인당 최대 30만 달러(3억879만 원)를 추가 제공키로 했다.

이 같은 보상을 받기 위해선 자신의 차량이 리콜 대상인지 웹사이트(GMignitioncompensation.com)에서 확인한 뒤 사고 시 에어백이 작동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스스로 증명해 지엠 양식에 맞게 제출해야 한다. 피해보상 접수 기간은 8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고 보상금은 내년 중반 이후 순차적으로 지급될 예정이다.

그동안 지엠은 총 2900만 대에 달하는 자사 차량들을 대규모 리콜했다. ▲시동키가 온(On)에서 액세서리(Accessory)로 돌아가는 문제(2005년형 코발트 외 840만 대) ▲시동키 빠짐(2010년 카마로 외 873만8569대) ▲에어백 미전개(2014년형 콜벳 외 260만 대) ▲쉬프트 레버에서 트랜스미션 케이블이 빠져 차가 굴러가는 현상 등이 발견된 것. 이 때문에 지엠 차량 출시 후 거의 매년 사망자와 사상자가 보고됐다.

이 문제는 약 11년 전 지엠 측의 원가절감을 위한 결함 은폐에서 시작됐다. 1대 당 57센트(600원)를 아끼려다 큰 화를 불렀다. 당초 지엠은 1997년 시동키가 온(on)에서 엑세서리 위치로 돌아가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타겟 토크(Target torque)를 20Ncm으로 규정했지만, 2001년 설계담당자 디지오지오(DeGiorgio)는 15~25Ncm로 바꿨다. 그러나 콜벳 초기 차량 실제 실험 결과 4~11Ncm로 밝혀졌고, 충격이 가해지면 시동키 위치가 쉽게 바뀔 수 있다는 소비자 불만 접수에도 적극적인 대응이 없었다는 게 미국 상원의 의견이다.

이와 관련 현지에서는 소송이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지난달 9일 미국 여러 주에서 제기된 80건 이상의 시동키 결함에 대해 차량 가격 하락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를 청구원인으로 하는 16건의 집단 소송이 제기됐다. 또 같은 달 27일에는 오렌지카운티 검찰이 직접 지엠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국내 차주들도 지엠을 상대로 소송을 참여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법무법인 바른의 하종선 변호사는 “리콜 대상 차량에 한국에 수입·판매된 대우 2008년형 G2X(60대)가 포함됐다”며 “국내 소비자들도 차량 가격 하락과 경제적 손실에 관한 집단 소송에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 변호사는 “문제가 된 시동키 설계도면에 따라 제작된 시동키가 달려있거나 지엠이 승인한 시동키의 토크가 15Ncm미만이면, 비록 한국 및 제 3국에서 생산됐더라도 설계자인 지엠 본사를 상대로 미국에서 소송제기가 가능하다”면서 “경우에 따라 미국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소송을 동시에 진행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정진수 동아닷컴 기자 brjeans@donga.com


관련기사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