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기차, 그랜저·K7 하이브리드 출시는 했지만 “시장 반응이…”
동아경제
입력 2013-12-17 09:29 수정 2013-12-17 10:12
현대기아자동차가 수입 디젤차 공세에 하이브리드 라인업 확대라는 무기를 꺼내 들었다. 하지만 최근 현대기아차 하이브리드 모델들의 판매가 급감하는 추세여서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16일 현대자동차는 그랜저 하이브리드를 출시하고 시판에 나섰다. 신차의 출시로 현대차는 준중형에서 중형, 준대형에 이르기까지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구축했다. 같은 날 기아자동차는 K7·K5 하이브리드를 출시하며 중형과 준대형으로 이어지는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완성했다.
그랜저 하이브리드와 K7 하이브리드 700h는 현대기아차 독자기술로 개발한 하이브리드 전용 세타II 2.4 MPI 하이브리드 엔진을 적용했다. 이 엔진은 최고출력 159마력, 최대토크 21.0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여기에 35kW급 고출력 전기모터를 추가해 총 204마력의 동력성능을 확보했다. 연비는 1등급 기준인 16.0km/ℓ를 달성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그랜저 하이브리드를 1년 운행할 경우 그랜저 가솔린(2.4모델)보다 약 98만 원, 5년 주행 시는 약 490만 원을 절약할 수 있다고 밝혔다.(휘발유 1리터당 1877원, 연간 2만km 주행 기준)
K7 하이브리드 역시 가솔린 모델과 비교해 1년에 128만 원, 5년 주행 시에는 640만 원을 절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기아차가 비교 대상을 K7 3.0으로 환산한 수치로, 사실상 동급과 비교하면 그랜저 하이브리드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봐야한다.
하지만 라인업 확장에도 불구하고 현대기아차의 하이브리드 전망은 밝지만은 않다.
지난달 내수시장에서 현대차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총 892대가 팔리며 전년 동월 대비 53.4% 급감했다. 같은 기간 아반떼 하이브리드 역시 34대로 63.8% 하락했다. 기아차 역시 지난달 K5 하이브리드를 601대 판매하는데 그쳐 전년 동월 대비 48.4% 하락했다.쏘나타, 아반떼, K5가 현대기아차의 간판 모델인 점을 감안할 때, 이 같은 하이브리드의 추락은 눈여겨볼만한 부분이다.
특히 판매 급감은 단순히 지난달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점 또한 주목된다. K5 하이브리드의 경우 지난해 7월부터 꾸준히 월평균 1000여대 수준을 이어오다 올 들어 절반 가까이 판매가 급감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수입 디젤차의 공세와 글로벌 브랜드를 중심으로 다운사이징 기술을 적용한 고연비·고성능 차량의 출시가 국산 하이브리드의 판매 실적에 악영향을 끼쳤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대림대학 김필수 자동차학과 교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대한 기대감이 컸지만, 수입 디젤이 대거 출시되면서 기세가 꺾였다”라며 “여기에 친환경차에 대한 정부 지원이 미약한 점도 국내 친환경차 시장을 열악하게 만드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운전자들이 급출발, 급가속, 급정지 등에 익숙해 하이브리드 운전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도 판매 감소의 이유로 지적했다. 하이브리드의 최대 장점인 연비 효율이 급한 운전 습관으로 인해 제대로 효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소비자들 사이에 ‘하이브리드 무용론’이 확산됐다는 설명이다.
김훈기 동아닷컴 기자 hoon14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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