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시승기]짜릿한 주행감+인상적 디자인… 쿠페의 매력에 빠지다 ‘더 뉴 C클래스’

동아일보

입력 2012-11-22 03:00 수정 2012-11-22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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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


독일의 속도 무제한 고속도로인 아우토반을 달리는 차의 뒷모습을 보면 재미있는 특징이 있다. 엔진 배기량을 나타내는 로고가 붙어있지 않은 차가 상당수라는 점이다. 로고도 옵션이어서 돈을 내고 붙여야 한다는 해석도 있지만 배기량을 감춘 채 차의 성능을 뽐내고 싶어 하는 운전자가 많은 것도 한 이유다. 같은 모델에도 5, 6가지의 다양한 엔진을 장착하는 독일 자동차회사들의 개발 방향이 빚어낸 독일 특유의 문화이기도 하다.

메르세데스벤츠는 9월 준중형급인 ‘더 뉴 C클래스’의 쿠페(보통 문짝이 2개인 날렵한 형태의 차) 2종류를 내놨다. 겉보기에는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 두 모델이지만 실상은 어마어마한 성능 차이가 있다. 기본형인 C220 CDI는 최고출력 170마력의 2.2L급 디젤 4기통 엔진을, 고성능 모델인 C63 AMG는 457마력의 6.2L급 가솔린 8기통 엔진을 달았다.

벤츠의 고성능 사업부문인 AMG가 수제작 방식으로 생산하는 8기통 엔진은 C클래스 외에도 E클래스, S클래스, M클래스 등 대부분의 벤츠 차종에 장착된다. C63 AMG 쿠페는 기존 모델에서 아쉽게 느껴졌던 차체의 강성을 대배기량에 맞춰 대폭 강화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강한 심장을 전보다 더욱 잘 견뎌내는 작지만 단단한 차체가 인상적이다. 도어가 2개인 쿠페의 단순한 구조적 특성 덕분으로 여겨진다.

C220 CDI는 성향이 완전히 다르다. 디젤엔진 특유의 순간적인 가속 느낌은 물론 엔진 효율성을 높여 경제성을 강화한 점이 특징이다. 이 차의 연료소비효율은 L당 15.2km로 C63 AMG(L당 6.7km)보다 2.3배로 높다.

두 차를 나란히 놓고 출발시켜보면 격차는 확연하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에 이르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C220 CDI가 8.1초, C63 AMG는 4.4초다. 시속 100km까지의 가속 시간 차이가 단 1초만 나더라도 몸으로 느껴지는 주행감은 상당한 차이가 있다. AMG 모델 특유의 중력을 벗어나는 듯한 짜릿한 주행감은 일반 승용차에서는 도저히 느끼기 힘든 영역이다.

하나의 플랫폼(차체 뼈대)을 갖고 다양한 형태의 차를 만들어내는 것은 의외로 쉽지 않은 일이다. 섀시 구조나 차체를 제어하는 각종 장치 등 엔진에 맞춰 수많은 부품과 시스템의 개선작업이 필요하다. AMG의 절대적인 매력에 무조건 손을 들어 주기에는 두 모델의 가격차가 만만치 않은 이유도 이 때문이다. 가격은 C220 CDI가 5700만 원. C63 AMG는 9900만 원.

이진석 기자 ge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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