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 고혈압 평생 갈수도… 조기발견해 꾸준히 관리해야

홍은심기자

입력 2018-11-28 03:00 수정 2018-11-28 03:00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고혈압

혈압은 주변환경, 측정시간, 몸의 상태 등에 따라 수치가 변할 수 있다. 고혈압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편안한 상태에서 일정기간 주기적으로 측정해봐야 한다. 게티이미지뱅크

고혈압은 심근경색, 협심증 등 심장질환과 뇌혈관질환을 일으키는 주된 질병이다. 나이가 들수록 고혈압 발생 빈도가 높아지지만 젊은 층에서도 나타날 수 있는 질환이기 때문에 나이에 관계없이 경각심을 갖고 고혈압을 낮추는 생활습관과 좋은 음식을 섭취하며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

주로 장년층에서 나타나던 고혈압이 최근 식습관의 변화와 비만 아동의 증가로 소아·청소년기에서도 발병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어릴 적 혈압은 자라면서 유지되는 경향이 있다. 방치하면 성인이 됐을 때 심장마비·심부전·뇌졸중이 발생할 수 있어 조기에 발견해 조치를 취해야 한다.

소리 없이 다양한 합병증 일으켜

고혈압은 성인에서 수축기 혈압이 140mmHg이상이거나 이완기 혈압이 90mmHg 이상일 때를 말한다. 하지만 작년 미국심장학회, 미국심장협회는 고혈압 기준을 130/80mmHg로 강화했다. 40세 이상 중·장년층에서 혈압 130/80mmHg에서도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증가했다는 다양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새 고혈압 기준을 정한 것이다.

고혈압은 관상동맥질환과 뇌졸중, 신부전 등 전신에 걸쳐 다양한 합병증을 일으키며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직접적으로 위협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어 혈압을 측정해 보기 전까지는 진단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진단이 되더라도 증상이 없으므로 치료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고혈압 환자는 날씨가 급격하게 추워지는 겨울철에 급증한다. 기온이 낮아지면 혈관이 수축하면서 혈압이 상승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기온이 1도가량 떨어지면 수축기 혈압은 1.3mmHg정도 상승한다. 기온이 5도 정도 떨어지면 수축기 혈압은 5∼6mmHg가량 올라간다.

혈압, 1회 측정만으로는 단정할 수 없어

평소 정상 혈압인줄 알았는데 병원에서 재보니 갑자기 혈압이 크게 올라갔다. 고혈압일까.

혈압은 주변 환경, 측정시간, 몸의 상태, 측정부위 등에 따라 수치가 크게 변한다. 혈압을 쟀을 때 정상으로 나왔더라도 안심해선 안 되는 이유다.

한두 번의 혈압 측정으로는 고혈압을 판단할 수 없다. 비교적 정확한 혈압은 ‘활동혈압’인데 보통 24시간 동안 15∼30분 간격으로 혈압을 측정해 평균을 매긴다. 그러나 이는 하루 종일 혈압 측정 장치를 착용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따라서 최근 전문가들은 이보다 편리한 집에서 직접 혈압을 재는 ‘가정혈압’ 측정을 권하고 있다. 가정혈압은 평소 환자가 심리적으로 편안함을 느끼는 가정에서 측정하므로 오차가 작고 정확하다.

가정혈압은 아침 2회, 저녁 2회씩 하루 총 4회 측정한다. 혈압을 잴 때는 심리적으로 안정되고 편안한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아침에는 식사와 약물 복용 전에 화장실을 다녀오고 5분 정도 휴식을 취한 후 측정한다. 저녁에는 잠자리에 들기 전 화장실에 다녀온 후에 측정하고 측정 30분전부터는 카페인·알코올의 섭취를 피하고 담배를 피우지 않아야 한다.

압박대는 심장 높이와 같게 하고 너무 꽉 조이기보단 손가락 한두 개가 들어갈 정도로 여유롭게 하는 게 좋다. 측정 도중에는 움직이거나 말을 해선 안 된다. 다리를 꼬는 것도 금물이다. 측정 시 다리를 꼬면 혈압이 2∼8mmHg 정도 높게 나올 수 있다. 같은 방법으로 1∼2분 간격으로 총 두 번 측정해 두 수치의 평균을 낸 값이 본인의 정확한 혈압 수치다. 가정혈압 측정 시 고혈압 진단 기준은 최고혈압 135mmHg·최저혈압 85mmHg 이상으로 진료실에서 측정했을 때(140/90mmHg)보다 엄격하다.

가정혈압은 일정 기간 동안 20회 이상 혈압을 측정한 후 그 평균값이 고혈압 기준을 넘었을 때 확실히 진단할 수 있다. 10일∼2주일 정도 측정하면 정확한 수치를 알 수 있다.

만성질환 예방하려면 평소 습관 중요

정부가 1차 의료기관 중심의 만성질환 예방관리에 적극적인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고혈압, 당뇨병 등 대표적인 만성질환들의 인지율과 치료율이 개선되고 있다. 고혈압은 2005년 49.6%에 불과했던 치료율이 2017년 65.5%로 증가했다.

만성질환은 생활습관과 식습관을 개선하는 등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고혈압에 좋은 음식은 칼륨이 높고 나트륨이 낮은 식품이다. 과도한 나트륨 섭취는 혈관을 경화시켜 혈압을 높이기 때문에 짜게 먹는 습관은 고혈압에 좋지 않다. 칼륨은 체내의 염분을 방출시켜 혈압 조절에 많은 도움을 준다.

혈압을 낮추려면 흡연과 음주를 자제해야 한다. 담배가 함유하고 있는 니코틴 성분은 체내에 남아 있는 동안 우리 몸의 혈압을 계속 상승하게 한다. 음주는 혈관의 탄력을 떨어뜨리고 혈관 속 나쁜 콜레스테롤을 늘려 혈관 벽을 두껍게 만든다. 고혈압환자에게는 충분한 휴식이 좋다. 하루 동안 손상된 혈관은 잠을 잘 때 회복되기 때문이다. 소아·청소년 고혈압의 위험요인은 비만, 고염·고지방·고열량식을 선호하는 식습관과 운동 부족 등이다. 비만이라면 체중 조절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체중의 10%만 감량해도 수축기 혈압 수치가 5∼10mmHg 떨어진다. 청소년은 걷기·조깅 같은 유산소 운동을 매일 30분 이상 하는 게 도움이 된다.

이런 생활습관 개선 노력을 3∼6개월 정도 했는데도 혈압조절이 안되면 약물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 심혈관질환 위험도 체크리스트 ▼

고혈압의 합병증으로 발생할 수 있는 심혈관질환은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에 이상이 생기는 질환이다. 식습관, 흡연, 음주, 생활방식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발생하기 때문에 자신에게 위험요인은 없는지 미리 점검하고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 남성은 56세, 여성은 66세 이상이다.

□ 비교적 이른 나이(남성 55세 이하, 여성 65세 이하)에 심혈관질환(협심증, 심근경색)이 발생한 가족력이 있다.

□ 현재 흡연을 하고 있다.

□ 걷기 포함 하루 30분 이상 운동을 하지 않는다.

□ 현재 몸에 지방이 과다하게 축적된 비만(체질량지수·BMI 30 이상)이다.

□ 총콜레스테롤(240mg/dL 이상) 수치가 높다.

□ 저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160mg/dL 이상)수치가 높거나 고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40mg/dL 이하) 수치가 낮다.

□ 고혈압이나 당뇨병을 앓고 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