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골퍼 패션 눈높이 맞추려 샘플값만 年5000만원”

김종석기자

입력 2017-08-18 03:00 수정 2017-08-1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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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조이’ 미국본사 린드너 총괄사장

풋조이(FJ)는 90년 가까이 세계 최고의 골프화 브랜드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지난해 미국, 영국 등에서 60% 내외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제 풋조이는 2012년 출범한 어패럴 분야에서도 골프화 못지않은 명성을 넘보고 있다.

17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만난 풋조이 미국 본사 크리스토퍼 린드너 총괄사장(49)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두 풋조이로 신고, 입고, 쓸 수 있는 넘버원 웨어러블(wearable·착용할 수 있는) 브랜드를 지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16일부터 사흘 동안 진행되는 2017 FJ 가을 겨울 쇼케이스 참관을 위해 방한한 그는 “어패럴은 풋조이가 보유한 골프화, 장갑, 액세서리 등 다양한 카테고리 가운데 가장 성장이 빠르다”고 설명했다. 풋조이는 지난해 미국 골프 어패럴 시장에서 매출 2위를 차지했으며 올해는 7월 말 현재 1위에 올랐다.

사장 부임 1주년을 서울에서 맞았다는 린드너 사장은 “한국 골퍼들은 혁신적이고 퍼포먼스에 기반을 둔 고기능성 제품을 끊임없이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깐깐한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한국 지사는 연간 5000만 원 상당의 샘플과 섬유 소재 등을 미국 본사에 보내기도 했다. 미국에 있는 글로벌 디자이너 팀이 1년에 두 차례 한국을 방문해 현장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제품 개발에 반영하고 있다. 풋조이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한국에서만 모든 제품을 한 곳에서 구입할 수 있는 브랜드 스토어(단독 매장)를 운영하고 있다. 단독 매장은 5년 만에 전국적으로 22개까지 늘어났다.

린드너 사장은 “이번 신제품 가운데는 한국 전용 라인도 있다. 한국 골퍼들의 요구사항이 반영된 제품은 미국, 유럽 시장에서도 반응이 좋다. 풋조이는 글로벌한 사고에 현지 실정과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한다는 ‘Think Global, Act Local’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골프 어패럴이 스코어에 영향을 미치는가’라는 질문에 그는 “물론이다”라고 단언했다. “눈, 비, 바람 등 다양한 날씨 속에서 몸을 보호하고 골프에 집중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한국 골퍼들의 열정에 풋조이는 날개가 될 수 있다. 또 핏이나 룩이 좋으면 골퍼들은 자신감을 얻게 된다. 프로들도 마찬가지다.”

풋조이 합류 전에 린드너 사장은 25년 동안 나이키, 컨버스 등 스포츠 용품 업체에서 일했다. 10세 때 골프를 시작한 그의 핸디캡은 8.8. 골프광을 자처한 그는 풋조이를 꿈의 직장이라고 자랑했다. 이날 그를 만난 장소는 한국 스포츠와 패션의 고향인 동대문. 이곳에서 골프 관련 행사가 열린 것은 처음이었다. 린드너 사장은 “그동안 한국을 7번 정도 방문했다. 그때마다 고도성장을 거듭한 한국의 에너지를 느끼며 많은 걸 배울 수 있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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