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생 10명 중 7명 “취업 준비에 사랑도 포기했다”
동아닷컴 최용석 기자
입력 2017-08-07 10:48 수정 2017-08-07 10:51
그래픽=인크루트 제공
취업준비생 10명 중 7명은 취업난으로 ‘사랑’할 권리조차 포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취업포털 인크루트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구직경험자 10명 중 7명은 취업 준비로 인해 연인과 이별을 경험했거나 연애를 포기할 의향을 가졌던 것으로 나타났다.
취준생들은 비단 연인만 포기한 것이 아니었다. ‘취업 준비를 하면서 자제 및 포기 했던 것은 무엇입니까?’를 묻는 질문(이하 복수응답)에 ‘휴가 및 여행’(21%), ‘친구와의 만남’(17%),‘스트레스로 인한 건강’(15%), ‘즐겨 하는 취미생활 및 동아리 활동’(14%) 등이라고 답했다.
이어 ‘취업준비 때문에 앞서 선택했던 항목들을 포기한 이유는 무엇입니까?’라는 물음에는 금전적인 이유로가 30%를 차지해 문제는 역시 ‘돈’ 때문임을 실감할 수 있었다. 돈에 이어 ‘시간’도 부족했다. ‘취업 외에 다른 것에 신경 쓸 여력이 없다’는 의견이 26%로 2위를 차지했다. 그 외에도 ‘취준생이라는 나의 신분에 좌절해서’와 ‘주변의 시선 및 눈치와 압박 때문에’라는 의견이 21%로 공동 3위를 기록했다.
취업 준비는 자존감도 건드렸다. ‘취업 실패가 자신의 자존감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십니까?’에 무려 89%는 ‘그렇다’고 대답했다.
한편, ‘N포세대’에 대한 질문도 있었다. ‘N포세대’란 ‘3포’에서 ‘5포’, 5포를 넘어 꿈, 희망, 삶의 가치 등 사회·경제적인 압박으로 포기하는 것이 끊임없이 늘어나는 청년층 세대를 일컫는 용어다. ‘”N포세대”라는 말에 공감하시나요?’라는 질문에 무려 87%의 응답자가‘그렇다’고 답했다.
N포세대 청년들은 어떤 것을 포기했을까? ‘N포 항목 가운데 자신이 포기한 것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꿈’, ‘취미생활’, ‘삶의 가치’가 공동 21%로 1위를 다투었다. 그 다음으로는 11%를 차지한 ‘연애’와 ‘결혼’, 그 뒤로는 10%를 점유한 ‘인간관계’, ‘내집마련’, ‘희망’ 순으로 나타났다. 기타의견으로 ‘국적’, ‘대한민국 국민’ 등의 의견도 있었다.
인크루트 이광석 대표는 “치열한 경쟁과 불확실한 미래에 연애를 포기한 젊은이들이 74%나 된다는 점은 인상적”이라며, “취업준비생들이 ‘연애’마저 꿈꿀 수 없는 현실 탓에 ‘결혼’은 물론 ‘출산’까지 고사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는 결국은 ‘저출산’이라는 사회적 문제로까지 이어진다”고 우려했다.
동아닷컴 최용석 기자 duck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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