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부터 구례까지, 피어나는 꽃들 [여행의 기분]
동아일보
입력 2024-03-28 17:00 수정 2024-03-28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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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선별한 여행지 |
망우리 공동묘지로 불리던 곳, 지금은 봄꽃 명소가 됐습니다. 독립유공자 묘역 주변으로 구청에서 꽃나무들을 심고 관리하고 있습니다. 개나리, 라일락, 산수유, 벚꽃 등 각양각색의 화려한 봄꽃이 핍니다. 꽃에서 순국선열들의 얼굴이 스칩니다.
2. 천연기념물 매화 여행 (전남 구례군 화엄사)
벚꽃 보다 일찍 피어나는 꽃. 조선시대 선비들이 특히 사랑하는 꽃. 바로 매화입니다. 매화는 모두 아름답지만, 그중에서도 수령 200~300년 된 고목에서 피어나는 매화는 더욱 신비롭습니다. 겨울에 죽음 같은 추위를 견뎌내고, 수백 년 세월 동안 반복해서 싱싱한 꽃으로 돌아오는 계절, 봄입니다.
3. 아모레퍼시픽 원료식물원 (경기 오산시 가장산업단지)
아모레 뷰티파크는 예약자 대상으로 투어를 진행합니다. 연말까지 ‘아모레퍼시픽 서성환 100년 | 1924-2024’라는 기획 전시가 열리네요. 관람 예약은 아모레퍼시픽 팩토리투어 홈페이지에서 사전 예약할 수 있으며 관람비는 무료입니다.
1. 서울의 ‘봄꽃 명소’
https://www.donga.com/news/Society/article/all/20240326/124152153/1본격적인 봄꽃 개화철을 앞두고 서울 시내 봄나들이 명소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서울 자치구마다 시민들이 완연한 봄을 만끽할 수 있도록 공원을 가꾸고 관련 축제를 개최하며 ‘봄꽃 명소’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중랑구는 망우역사문화공원을 꽃 나들이 명소로 만들기 위해 꾸준히 꽃과 나무를 심어 가꾸고 있다. 이곳은 망우리 공동묘지로 불리는 곳이었다. 유관순 열사, 한용운 선생 등 일제강점기에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9인의 독립유공자 묘역이 있기 때문이다. 서울 외곽에 있는 탓에 접근성도 떨어져 시민들이 쉽게 찾기 어려웠다.
구는 2021년부터 담당 부서를 만들어 문화역사 명소로 탈바꿈하기 위해 노력했다. 지난해엔 라일락과 조팝나무, 올해는 왕벚나무와 양귀비를 심었다. 공원 내부에 독립유공자 묘역을 알리는 전시실과 갤러리 카페를 운영해 시민 편의성도 높였다. 중랑구 관계자는 “망우산에서 받을 수 있는 울창한 숲의 느낌과 함께 개나리, 라일락, 산수유, 벚꽃 등 각양각색의 화려한 봄꽃들을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근 지하철역∼공원을 오가는 무료 셔틀버스를 운영해 접근성도 높였다. 중랑구는 지난해부터 망우역사문화공원∼중랑캠핑숲∼양원역을 잇는 셔틀버스를 하루에 19회 운행하고 있다. 류경기 중랑구청장은 “망우역사문화공원을 널리 알려 위인들의 값진 정신을 이어받는 수준 높은 역사·문화·예술 공간으로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2. 천연기념물 매화 여행
https://www.donga.com/news/Culture/article/all/20240324/124125863/1김초희 감독의 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2019년)에는 “사람도 꽃처럼 돌아온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라는 대사가 나온다. 주인집 할머니(윤여정 역)가 노년에 한글을 배워 처음 쓴 시다. 이 시를 낮게 읊조리던 주인공 찬실이(강말금 역)는 울컥하며 눈시울이 붉어지더니 오열하고 만다.
해마다 긴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면 꽃이 돌아온다. 죽은 듯이 보였던 나무에 새순이 돋고 꽃망울이 터진다. 계절이 가면 꽃은 시들겠지만, 또 다른 꽃이 피어난다. 그리고 다음 해에도 어김없이 꽃은 돌아온다. 그러나 한번 가버린 사람은 돌아오지 않는다.
봄의 첫 꽃 소식이 전해오는 광양 매화축제나 구례 산수유축제에는 사람이 인산인해로 몰려든다. 매화는 모두 아름답지만, 그중에서도 수령 200~300년 된 고목에서 피어나는 매화는 더욱 신비스럽다. 겨울에 죽음 같은 추위를 견뎌내고, 수백 년 세월 동안 봄이면 회춘(回春)해 싱싱한 꽃으로 다시 돌아온다니…. 그 변함없는 생명의 힘을 확인하고자 고매(古梅)를 찾는다.
문화재청이 천연기념물로 지정한 매화나무는 전국에 4그루 있다. 전남 구례 화엄사 ‘화엄매’와 ‘들매’, 순천 선암사 ‘선암매’, 장성 백양사 ‘고불매’, 강원 강릉 오죽헌 ‘율곡매’다.
3. 화장품 원료 식물로 만든 정원
https://www.donga.com/news/Culture/article/all/20240324/124133617/1연분홍색 서향(瑞香)이 피어나 미니 온실을 그윽한 향기로 가득 채웠다. 봄의 전령사인 노란색 풍년화와 수선화도 피었다. 조만간 목련과 작약도 만발할 것이다. 이곳은 경기 오산시 가장산업단지 아모레 뷰티파크 안에 있는 아모레퍼시픽 원료식물원이다.
아모레퍼시픽 원료식물원은 18개의 주제 정원으로 구성돼 있다. 이 회사 화장품 원료로 사용되는 1640여 종의 식물을 만나볼 수 있다. 식물원 입구 마당에는 150년 된 향나무가 있다. 서 선대 회장이 특별히 아끼던 나무를 옮겨 심은 것이다.
다음은 이 회사를 대표하는 동백나무와 차나무가 있는 시원(始園). 아모레퍼시픽은 서성환 선대 회장의 어머니인 고 윤독정 여사가 동백기름을 만들어 팔던 개성의 ‘창성 상점’을 모태로 한 기업이다. 차 나무도 이 기업의 역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서 선대 회장이 제주의 척박한 땅을 사들여 녹차밭으로 일궈낸 것은 ‘한강의 기적’에 버금가는 기업인의 집념이었다.
기능성 식물 정원을 거치면 장미원이 나온다. 아모레퍼시픽의 최초 브랜드 화장품인 ‘메로디 크림’(1948년)의 상표 중앙에 바로 장미가 있었다. 라벤다원은 서 선대 회장이 감명받았던 그라스의 라벤더밭을 구현한 정원이다. 샤넬의 ‘넘버 5’와 크리스티앙 디오르의 ‘자도르(J’ador)’ 등 세계의 유명 향수들이 그라스에서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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