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촌서 다도 즐기며 한옥 문화 체험해요”

이소정 기자

입력 2023-12-13 03:00 수정 2023-12-13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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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촌-서촌 한옥 체험 라운지 개관
서울시 ‘한옥 4.0 프로젝트’ 일환
개관 한 달 만에 1300여 명 방문
신규 한옥마을 대상지 6곳 선정


1일 서울 종로구 계동 북촌라운지에서 다도 체험을 맡은 이현재 차차티클럽 대표(오른쪽)가 우롱차를 찻잔에 따르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달 8일부터 ‘한옥 4.0 재창조 추진 계획’의 일환으로 한옥마을인 북촌과 서촌에 한옥문화 체험 라운지를 운영하고 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다도를 배우려면 한복을 입은 다음에 무릎 꿇고 앉아야 할 것 같죠? 아닙니다. 차는 편하게 즐기는 게 가장 좋습니다.”

1일 서울 종로구 계동 북촌라운지. 다도 체험을 맡은 이현재 차차티클럽 대표는 우롱차를 찻잔에 따르면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흔히 떠올리는 엄격한 다도 문화는 일제강점기 때 생겼다”며 “차를 내 주는 사람은 손님 잔이 비었을 때 채워야 하지만 손님은 다 마시지 않아도 무례한 게 아니다. 편하게 차를 즐기면 된다”고 했다. 체험에 참가한 이들은 그제서야 긴장한 표정을 풀고 우롱차를 들이켰다.

이 대표는 이어 녹차, 백차, 보이차 등 각 차의 특징을 설명하고 차를 우리는 방법을 알려줬다. 이 대표는 “잠든 찻잎을 깨우기 위해 처음 우리는 차는 마시지 않는다”며 “처음 우려낸 차로는 찻잔을 데우고 버린 뒤 두 번째 우리는 차부터 마시면 된다”고 했다.


● 한옥에서 느끼는 다도의 매력

다도 체험 프로그램 참가자들에게 제공된 다기와 찻잎 등이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참가자들은 앞에 놓인 찻잔과 주전자, 찻잎 등을 만져보기도 했다. 러시아 유학 중에 일시 귀국한 딸과 함께 북촌라운지를 찾은 김병수 씨(53)는 “딸이 어렸을 때 러시아로 유학을 떠나 한국 문화가 익숙하지 않다”며 “문화 체험 삼아 왔는데 고즈넉한 한옥에서 딸과 함께 다도를 즐기니 마음이 편안해진다”고 했다.

서울시는 ‘한옥 4.0 재창조 추진계획’의 일환으로 한옥마을인 북촌과 서촌에 한옥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라운지를 조성했다. 지난달 8일부터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한 라운지에는 지난달 한 달 동안 북촌과 서촌을 합쳐 1265명이 다녀갔다. 라운지에선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는데 다도도 그중 하나다.

서울시는 앞으로도 ‘새로운 한옥, 일상 속 한옥, 글로벌 한옥’을 모토로 한옥을 통해 도시경쟁력과 매력을 키울 계획이다. 올 9월에는 신규 한옥마을 사업대상지로 강동구 암사동 등 6곳을 선정하기도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한옥을 재해석한 일반 건물도 한옥으로 인정하는 등 한옥의 외연을 넓히기 위한 노력을 진행 중”이라며 “지속적으로 한옥마을을 확장해 더 많은 내·외국인이 찾게 하겠다”고 말했다.

● 우리말 교육 등 특화 프로그램 진행


한옥 라운지는 각자 특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북촌라운지의 경우 북촌의 역사와 가치를 소개하는 ‘북촌 산책 공정관광 안내 프로그램’을 통해 올바른 관광 문화를 확산시키고 있다. 또 사랑채에선 다도 체험, K팝으로 배우는 우리말 클래스 등이 진행된다. 별채는 휴게공간으로 운영된다.

서울 종로구 누하동에 위치한 서촌라운지는 다양한 분야의 젊은 창작자가 모이는 지역적 특성을 감안해 서울 한옥 주거문화 ‘K리빙’의 가치를 소개하는 공간으로 꾸몄다. 현대한옥을 리모델링한 라운지 1층을 K리빙 전시 공간으로 활용하는 식이다. 2층은 방문자 휴게·독서 공간으로 활용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앞으로도 다양한 사업을 통해 더 많은 이들이 한옥의 멋스러움을 즐길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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