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크스바겐, 배출가스 눈속임 美서 48만대 리콜… “판매 중단”
강유현기자 , 정세진기자
입력 2015-09-22 03:00 수정 2015-09-22 03:00
한국도 “해당 5개 차종 검사할 것”
《 독일 폴크스바겐그룹이 20일(현지 시간) 미국에서 주력 차종의 판매를 중단했다. 배기가스 배출량을 속이는 소프트웨어(SW)의 설치 논란을 빚고 있는 차량들이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18일 배기가스 배출량을 속이는 SW를 자사의 디젤 차량에 설치한 혐의로 폴크스바겐에 48만2000대의 차량을 리콜하도록 명령한 데 따른 것이다. 마틴 빈터콘 폴크스바겐 최고경영자(CEO)도 이날 “투명하고 신속하게 사실을 공개해 가장 중요한 자산인 고객의 신뢰를 다시 얻겠다”는 내용의 공식성명을 발표하고 미국 정부의 조사에 응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판매 중단으로 올해 일본의 도요타를 제치고 세계 제1위의 자동차 회사 등극을 꿈꾸던 폴크스바겐그룹의 꿈은 무너졌다. 폴크스바겐그룹은 폴크스바겐, 아우디를 포함해 람보르기니 벤틀리 포르셰 등 12개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다.
EPA에 따르면 폴크스바겐은 배기가스 검사 때에만 차량의 배출 통제 시스템을 최대로 작동시키고 일반 주행 때는 이를 중지시키는 SW를 설치했다. 이 때문에 실제 주행할 때 배출하는 질소산화물(Nox)의 양이 차량검사 때보다 최대 40배 많았다는 게 EPA의 판단이다. 통상 배출가스 저감장치를 작동시키면 연료소비효율과 출력이 떨어진다. 폴크스바겐이 이 같은 변칙적인 방식을 적용해 주행 시의 차량 성능을 극대화한 것으로 자동차업계는 보고 있다.
문제가 된 차량은 2009∼2015년 생산된 폴크스바겐 골프와 제타, 비틀과 2014∼2015년 생산된 파사트, 2009∼2015년 생산된 아우디 A3 등 모두 48만2000대다. 미국 정부의 이번 리콜로 폴크스바겐은 최대 180억 달러(약 21조1050억 원) 이상의 벌금을 내야 할 처지에 몰렸다. 폴크스바겐의 혐의가 사실로 드러나고 고의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미국 정부는 대기정화법 위반으로 업체를 기소할 수도 있다.
이번에 문제가 된 차량들은 한국에서도 판매가 많은 인기 차종들로 국내 수입차 시장에도 적지 않은 파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올해 8월까지 약 2만4800대를 판매했다. 이 가운데 이번에 문제가 된 골프와 파사트 제타 비틀 등 4개 차종은 전체 판매량의 60.7%다.
폭스바겐코리아 관계자는 “문제가 된 차종들은 미국 환경규제에 맞춘 것으로 유럽 환경기준에 맞춰 수입된 국내 판매 차종과는 다르지만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올해 8월까지 1706대가 팔린 아우디의 A3 모델 역시 미국에서 문제가 된 차량과 같은 제품인지 정확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미국에서 문제가 된 차량으로 국내에 들어온 모델에 대해서는 실제 도로 주행 조건에서 배출가스 저감장치가 작동하지 않도록 하는 SW가 설치돼 있는지를 검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검사 일정은 확정하지 않았다.
▼ 혐의 확인땐 벌금 21조원… 현대·기아차 반사이익 ▼
폴크스바겐 “美 판매 중단”
폴크스바겐의 악재가 다른 완성차업체에는 호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시장에서 폴크스바겐의 시장점유율(올해 8월 말 누적 기준)은 3.5%로 크지 않다. 하지만 디젤엔진 선호도가 높은 유럽과 중국 등 아시아 시장에서의 점유율은 높은 편이다.
지난해 1023만 대를 판매한 도요타는 올해도 1000만 대 이상을 판매하면서 글로벌 완성차업계 1위 업체의 위상을 지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팀장은 “올해 도요타는 생산설비를 교체하는 과정에서 양적 성장을 자제했지만 폴크스바겐의 이미지 추락으로 반사이익을 얻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에서 8월 말 기준 8.1%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한 현대·기아차도 간적접인 판매 증대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현대·기아차는 미국에서 디젤차량을 판매하지 않는다. 그러나 디젤 차량에 관심을 보이던 미국 소비자들이 엑센트나 엘란트라(아반떼) 등으로 눈을 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업계의 한 관계자는 “과거 도요타나 현대차의 리콜 사례처럼 소비자의 권익이 절대적으로 보장되는 미국에서 논란이 빚어지면 완성차업계는 정부에 백기투항을 할 수밖에 없다”며 “폴크스바겐도 이번 이미지 추락이 장기화하면 예상보다 큰 피해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정세진 mint4a@donga.com·강유현 기자
《 독일 폴크스바겐그룹이 20일(현지 시간) 미국에서 주력 차종의 판매를 중단했다. 배기가스 배출량을 속이는 소프트웨어(SW)의 설치 논란을 빚고 있는 차량들이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18일 배기가스 배출량을 속이는 SW를 자사의 디젤 차량에 설치한 혐의로 폴크스바겐에 48만2000대의 차량을 리콜하도록 명령한 데 따른 것이다. 마틴 빈터콘 폴크스바겐 최고경영자(CEO)도 이날 “투명하고 신속하게 사실을 공개해 가장 중요한 자산인 고객의 신뢰를 다시 얻겠다”는 내용의 공식성명을 발표하고 미국 정부의 조사에 응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판매 중단으로 올해 일본의 도요타를 제치고 세계 제1위의 자동차 회사 등극을 꿈꾸던 폴크스바겐그룹의 꿈은 무너졌다. 폴크스바겐그룹은 폴크스바겐, 아우디를 포함해 람보르기니 벤틀리 포르셰 등 12개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다.
EPA에 따르면 폴크스바겐은 배기가스 검사 때에만 차량의 배출 통제 시스템을 최대로 작동시키고 일반 주행 때는 이를 중지시키는 SW를 설치했다. 이 때문에 실제 주행할 때 배출하는 질소산화물(Nox)의 양이 차량검사 때보다 최대 40배 많았다는 게 EPA의 판단이다. 통상 배출가스 저감장치를 작동시키면 연료소비효율과 출력이 떨어진다. 폴크스바겐이 이 같은 변칙적인 방식을 적용해 주행 시의 차량 성능을 극대화한 것으로 자동차업계는 보고 있다.
문제가 된 차량은 2009∼2015년 생산된 폴크스바겐 골프와 제타, 비틀과 2014∼2015년 생산된 파사트, 2009∼2015년 생산된 아우디 A3 등 모두 48만2000대다. 미국 정부의 이번 리콜로 폴크스바겐은 최대 180억 달러(약 21조1050억 원) 이상의 벌금을 내야 할 처지에 몰렸다. 폴크스바겐의 혐의가 사실로 드러나고 고의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미국 정부는 대기정화법 위반으로 업체를 기소할 수도 있다.
이번에 문제가 된 차량들은 한국에서도 판매가 많은 인기 차종들로 국내 수입차 시장에도 적지 않은 파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올해 8월까지 약 2만4800대를 판매했다. 이 가운데 이번에 문제가 된 골프와 파사트 제타 비틀 등 4개 차종은 전체 판매량의 60.7%다.
폭스바겐코리아 관계자는 “문제가 된 차종들은 미국 환경규제에 맞춘 것으로 유럽 환경기준에 맞춰 수입된 국내 판매 차종과는 다르지만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올해 8월까지 1706대가 팔린 아우디의 A3 모델 역시 미국에서 문제가 된 차량과 같은 제품인지 정확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미국에서 문제가 된 차량으로 국내에 들어온 모델에 대해서는 실제 도로 주행 조건에서 배출가스 저감장치가 작동하지 않도록 하는 SW가 설치돼 있는지를 검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검사 일정은 확정하지 않았다.
▼ 혐의 확인땐 벌금 21조원… 현대·기아차 반사이익 ▼
폴크스바겐 “美 판매 중단”
폴크스바겐의 악재가 다른 완성차업체에는 호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시장에서 폴크스바겐의 시장점유율(올해 8월 말 누적 기준)은 3.5%로 크지 않다. 하지만 디젤엔진 선호도가 높은 유럽과 중국 등 아시아 시장에서의 점유율은 높은 편이다.
지난해 1023만 대를 판매한 도요타는 올해도 1000만 대 이상을 판매하면서 글로벌 완성차업계 1위 업체의 위상을 지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팀장은 “올해 도요타는 생산설비를 교체하는 과정에서 양적 성장을 자제했지만 폴크스바겐의 이미지 추락으로 반사이익을 얻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에서 8월 말 기준 8.1%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한 현대·기아차도 간적접인 판매 증대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현대·기아차는 미국에서 디젤차량을 판매하지 않는다. 그러나 디젤 차량에 관심을 보이던 미국 소비자들이 엑센트나 엘란트라(아반떼) 등으로 눈을 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업계의 한 관계자는 “과거 도요타나 현대차의 리콜 사례처럼 소비자의 권익이 절대적으로 보장되는 미국에서 논란이 빚어지면 완성차업계는 정부에 백기투항을 할 수밖에 없다”며 “폴크스바겐도 이번 이미지 추락이 장기화하면 예상보다 큰 피해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정세진 mint4a@donga.com·강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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