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미니 JCW 쿠페 “다시는 돌아보지 않으리…”

동아경제

입력 2014-03-18 10:50 수정 2014-03-18 11:13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시동이 꺼지고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때는 순간, 심장박동은 빠르게 정상을 되찾는다. 오랜 시간 함께 했지만 멀어질수록 진한 아쉬움이 남았다. 이상하게 생겼고 편하지도 않았지만 계속해서 타보고 싶은 욕구를 참기 힘들다.”

BMW의 고급 소형차 브랜드 미니(MINI) 라인업 가운데 최초의 2인승 모델이자 5번째 모델인 ‘미니 쿠페(MINI Coupe)’를 시승했다. 기존 미니에 몬테카를로 랠리의 우승을 이끈 ‘존 쿠퍼(John Cooper)’의 튜닝 프로그램이 추가된 고성능 모델 ‘JCW 쿠페’다. 잘 달리게 만들어 놓고도 더 잘 달리라고 특화된 프로그램을 추가했으니 달리기 성능에선 동급 차종에선 따라올 상대가 없다.
#얕잡아 봤다간 꽁무니만 바라봐
첫 인상은 국내 도로에서 이제는 흔하게 마주치는 해치백 미니 쿠퍼에 비해 확연히 구별되는 외모가 먼저 눈에 띈다. 야구 모자라도 눌러쓴 모양새가 우스꽝스럽고 실내는 일반 모델에 비해 좁다. 그 만큼 실용성 측면에선 더 멀어지고 달리기 성능으로 많은 부분을 할애했다. 무엇보다 JCW 엠블럼을 단 만큼 운전의 재미는 더 이상 말이 필요 없을 정도.

단단한 하체와 묵직한 스티어링 휠, 차체를 뛰어넘은 동력성능은 소형차 크기의 귀여운 디자인 속에 숨겨진 미니만의 특성이다. 크기와 배기량, 디자인만을 보고 얕잡아 봤다간 도로에서 미니 꽁무니만 바라보는 수모를 겪을 수 있다.

서울 광화문을 출발해 강원도 속초시까지 왕복 약 500km를 하루 만에 내달렸다. 지친 몸을 뒤로하고 차에서 내리는 순간 다시는 돌아보고 싶지 않을 정도로 충분히 달렸다고 생각됐다. 하지만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때는 순간만큼은 항상 진한 아쉬움이 남았다.
#야구 모자 아니고 헬멧 루프
미니 쿠페는 2010년 9월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를 통해 세계 최초로 공개될 당시 일명 ‘헬멧 루프’라 불리는 독특한 루프 디자인과 주행속도에 따라 스포일러 높낮이가 자동으로 조정되는 BMW그룹 최초의 액티브 리어 스포일러가 장착돼 주목 받은 모델이다. 여기에 이번 시승한 JCW 쿠페의 경우 지난해 여름 국내 출시 당시 JCW 튜닝 프로그램을 추가하며 새롭게 라인업에 편승했다.

신형 터보차저, 피스톤, 배기 시스템으로 업그레이드한 직렬 4기통 밸브트로닉 JCW 트윈스크롤 터보차저 엔진을 장착해 기존 모델보다 훨씬 강력한 동력성능을 특징으로 한다. 최고출력 211마력, 최대토크 26.5kg.m을 발휘하는 엔진은 오버부스트 시 28.6kg.m으로 토크가 상승하며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6.6초 만에 돌파하고 최고속도는 238km/h에 이른다.

디자인은 도어 실과 프론트 그릴에 있는 JCW 배지와 보닛 스트라이프가 JCW만의 위엄을 상징하고 JCW 모델의 특징인 검정색과 붉은색의 조합을 실내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프리미엄 오디오시스템 하만-카돈을 적용한 부분도 고급 라인업임을 증명하는 표식이다.
#강력한 엔진음 팝콘 튀기는 배기음
주행감성은 외관에서 풍기는 깜찍함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다. 운전석에 앉아 시동을 걸어보면 강력한 엔진음에 놀라고, 나중에는 고속주행에 있어서 차량의 배기량을 의심케 하는 폭발적이지만 안정적인 가속력에 감탄하게 된다.

차체는 도로의 정보를 그대로 읽어 들여 스티어링 휠까지 전해준다. 날카로운 반응은 스포츠카 버금가는 완벽한 제어력과 함께 작은 차체에 넘치도록 충분한 동력성능과 맞물려 다양한 회전구간에서 운전의 재미를 한층 끌어올린다.

일반 모델에 비해 89마력이나 향상된 출력을 자랑하던 JCW 쿠페는 기본 모델이 122마력에 16.3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함을 감안할 때 JCW의 특화된 성향을 단번에 파악할 수 있다. 특히 기본형의 경우 엔진회전수 4250rpm에서 최대토크를 발휘하는데 비해 JCW는 1750~5500rpm 사이에서 최대토크를 발휘해 어느 순간에서나 운전의 재미를 느끼기에 충분했다.
#거부된 평범함 그리고 독창적 매력
딱딱한 운전석과 비좁은 실내, 통통 튀는 승차감에 연신 울리는 엔진소리. 오른발에 따라 팝콘 튀기는 듯한 배기음이 귓전을 맴돈다. 조수석에 앉아 장시간 여행을 떠난다면 이만한 고문도 없을 법하다. 운전자에게도 물론 이러한 요소들이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 도 있다.

하지만 브랜드 슬로건으로 ‘낫 노멀(NOT NORMAL)’을 외치는 미니는 적어도 운전자에게 만큼은 이러한 것들이 운전의 즐거움을 주는 요소이자 흥분제로 작용한다. 미니 JCW 쿠페의 가격은 4710만 원이다.

김훈기 동아닷컴 기자 hoon149@donga.com



관련기사

전문가 칼럼



부자동 +팔로우, 동아만의 쉽고 재미있는 부동산 콘텐츠!, 네이버 포스트에서 더 많이 받아보세요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