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古라고? 그래도 수입차!

동아일보

입력 2014-02-04 03:00 수정 2014-02-04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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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移轉등록 비중 9% 돌파

지난해 국내 중고차 시장에서 거래된 차량 가운데 수입차가 차지하는 비율이 9%를 넘어섰다. 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이전 등록된 중고차 231만6343대(국산차 중 특수목적차량은 제외) 가운데 수입차가 21만778대로 9.1%를 차지했다. 전년(7.8%) 대비 1.3%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국내 자동차 업계에서는 2012년 사상 최초로 신규 등록 차량 중 수입차 비중이 10%를 넘어선 데 이어 중고차 시장에서도 수입차 비중이 10%에 육박하고 있어 ‘수입차 대중화 시대’가 사실상 열렸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 신규 등록 물량보다 증가율 높아

지난해 거래된 수입 중고차(21만778대)는 전년(17만6090대) 대비 19.7% 늘었다. 같은 기간 신규 등록된 수입차는 13만858대에서 15만6497대로 19.6% 증가했다. 신차보다 중고차 증가율이 0.1%포인트 높다.

거래된 중고차 브랜드별 순위는 독일산 차량이 강세를 보였다. BMW,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폴크스바겐이 나란히 1∼4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가장 많이 거래된 중고 수입차 모델은 BMW 5시리즈(1만2331대)였다. 5시리즈 디젤 차량인 520d는 신규 등록에서도 최근 2년 연속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윤대성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전무는 “수입차 신규 등록이 늘면서 중고차가 늘어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면서 “부가가치가 높은 중고차 물량이 늘어나면 딜러 네트워크가 강화되는 것은 물론이고 궁극적으로 수입차 시장이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소비자 인식 변화가 주요 원인

중고 수입차 거래가 증가한 주된 원인으로는 소비자의 인식 변화가 꼽힌다. 엔트리카(소비자가 처음 사는 자동차)로 중고 수입차를 생각하고 있다는 권동인 씨(28)는 “수입차의 짧은 보상기간, 비싼 보험료가 부담되긴 하지만 높은 연료소비효율, 내구성 등을 감안했을 때 충분히 구매가치가 있다”며 “수입차 구매가 과소비라는 것은 옛말”이라고 말했다. SK엔카, 보배드림 같은 중고차 매매 사이트가 개설돼 상세한 가격 정보를 제공하면서 수입 중고차에 대한 가격 거품이 빠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중고차 거래가 활성화되면서 수입 완성차업체 또한 중고차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2005년부터 중고차 사업을 시작한 BMW코리아는 올해 상반기(1∼6월) 중고차 전시장을 7곳에서 9곳으로 늘린다. 시승차, 전시차 등 회사 관리 차량을 중고차로 판매해 온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올해부터 일반인 고객의 차량도 구입할 방침이다. 폭스바겐코리아 또한 올해 안에 중고차 사업을 시작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중고 수입차 거래가 늘어난 것이 경기 침체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원금유예할부 서비스를 통해 수입차를 구매했다가 할부 기간이 끝난 뒤 잔여금을 갚지 못해 차를 되파는 경우가 많다는 얘기다.

서울 장안평 중고차시장에서 중고차를 판매하는 전모 씨는 “경기가 나빠지면서 할부 서비스를 통해 구매한 수입차들이 중고차 시장으로 나오기 시작했다”며 “BMW 7시리즈, 아우디 A8 등 가격 부담이 높은 대형 세단들이 올 하반기(7∼12월)부터 중고차 시장에 대거 쏟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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