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F쏘나타 브레이크가 안 들어…” 정부 조사 착수

동아경제

입력 2013-11-01 09:42 수정 2013-11-01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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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의 2010년형 YF쏘나타에서 발생하고 있는 브레이크오일 누유와 관련해 교통안전공단이 공식 조사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브레이크오일이 샐 경우 운전자가 브레이크 페달을 작동하더라도 정상적인 제동이 어려워 안전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더구나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YF쏘나타는 출시 초기 모델로 2009년에 베스트셀링 1위(14만5326대)에 오르는 등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터라, 제작결함 여부가 결정되면 대규모 리콜이 불가피 할 전망이다.

지난달 28일 교통안전공단 산하 자동차결함신고센터에는 YF쏘나타의 제동장치 문제가 처음 제기됐다. 2010년 형 쏘나타 소유주 김모 씨는 “자동차정기검사 당시 차량 바퀴 부분 호스에서 브레이크오일이 새고 있었다”며 “제동 장치 결함을 알고 난 뒤 곧바로 정비소에 들러 부품을 교체했지만 다수의 소유주들이 이를 모르고 운행할 수 있어 결함신고센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황모 씨도 이와 비슷한 이유로 지난달 31일 결함신고센터의 도움을 요청한 상태다. 황 씨는 “서수원 교통안전공단에서 YF쏘나타 정기검사를 진행하던 중 검사원이 브레이크오일 누유를 확인했다”며 “YF쏘나타 10대중 8대가 동일 부위에 결함이 있다고 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운전자의 생명을 위협하는 결함은 당연히 리콜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차량 제동에 있어서 브레이크오일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브레이크오일은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면 마스터 실린더에서 만들어진 압력에 의해 힘을 전달하는 작동 매개체다. 주행거리 4만km에 다다르면 교환하는 게 보통이다. 만약 교환 주기를 놓치고 방치하면 브레이크오일에 기체가 발생해 *베이퍼록(Vapor lock) 현상이 간혹 나타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브레이크오일이 샐 때 베이퍼록 현상에 더욱 쉽게 노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자동차품질연함 김종훈 대표는 “브레이크오일 누유는 서서히 발생하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 베이퍼록 현상이 나타날지 모른다”며 “때문에 브레이크오일이 새는 차량은 언제든지 대형사고를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 대표는 “다수의 YF쏘나타에서 문제가 발견됐다면 제작결함이 의심스럽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위 사례처럼 일상적인 운행에서 소유주들이 브레이크오일 누유를 발견하는 일은 쉽지 없다. 이는 교통안전공단이 이번 쏘나타 브레이크오일 누유 여부 파악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다.
현대자동차 2010년형 YF쏘나타에서 브레이크오일 누유 현상이 발견되고 있다. 자동차결함신고센터 제공
결함신고센터에 접수된 쏘나타 브레이크오일 누유현상을 종합해보면, 모두 교통안전공단이 4년마다 실시하는 자동차정기검사에서 전문 검사원에 의해 발견됐다. 일반인이 결함을 직접 확인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는 얘기다.

공단의 한 검사원은 자신이 검사한 2010년 형 YF쏘나타 절반 이상에서 브레이크오일이 샜다고 밝혔다. 누유는 주로 YF쏘나타 브레이크 마스터실린더와 ABS 하이드로릭 유니트에 연결되는 튜브 호스 부분에서 발생했다. 이 현상을 없애려면 ‘튜브-마스터 실린더 TO 하이드로릭 유니드’를 교체해야한다. 부품 가격은 11만 원. 브레이크오일 누유를 겪고 있는 일부 YF쏘나타 소유주들이 영문도 모른 채 엉뚱한 수리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셈이다.

이와 관련해 교통안전공단은 최근 전국 각지의 공단 검사소에 접수된 YF쏘나타 누유 관련 결함을 취합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 관계자는 “최근 몇몇 검사소에서 YF쏘나타 브레이크오일 누유가 발견되고 있다”며 “각 검사소에서 보고 된 사례를 취합해 정확한 원인을 분석한 뒤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도 이번 사안에 대한 원인 파악에 나섰다. 현대차 관계자는 “YF쏘나타 브레이크오일 누유는 자체적으로 보고 된 적이 아직 한건도 없다”며 “자동차결함신고센터에 접수된 이번 누유 신고는 일부에서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본사 정비파트에 접수된 내용이 있는지 다시 확인해 소비자들의 피해를 최소화 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2011년 2월 20일 이와 관련해 리콜을 실시한 적이 있다. 당시 국토해양부는 캐딜락 CTS 560대에서 누유가 발견돼 한국지엠에 리콜을 통보했다. 당시는 차량 앞 브레이크 파이프 부식으로 인한 브레이크오일 누유가 원인이었다.

정진수 동아닷컴 기자 brjeans@donga.com


:: 베이퍼록 ::
긴 내리막길에서 브레이크를 지나치게 사용하면 차륜 부분의 마찰열 때문에 휠실린더나 브레이크 파이프 속의 오일이 기화되고 브레이크 회로 내에 공기가 유입된 것처럼 기포가 형성된다. 이때 브레이크를 밟아도 스펀지를 밟듯이 푹푹 꺼지며 브레이크가 작동되지 않는 현상을 일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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