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DS3 카브리오 “가을하늘 공활한데 연비걱정 뚝”

동아경제

입력 2013-10-26 09:00 수정 2013-10-2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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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고 푸른 가을하늘의 정취를 만끽하며 달리는 순간에도 마음 한구석에는 단돈 1원이라도 더 싼 주유소를 찾아야 하는 현실. 만약 이런 상황이 답답하게 느껴진다면 ‘DS3 카브리오는 가장 완벽한 현실주의적 몽상가’의 오픈카가 될 수도 있다.

불볕더위가 한창이던 지난 8월 처음 국내에 출시된 DS3 카브리오는 시트로엥 DS3 해치백의 오픈톱 버전이다. 1.6리터 디젤엔진과 6단 EGS 변속기가 맞물려 최고출력 92마력, 최대토크 23.5kg.m을 발휘한다. 무엇보다도 가장 큰 장점은 오픈카를 즐기면서 복합연비 19.0km/ℓ의 효율성을 갖췄다는 것.
외관은 비슷하게 생긴 차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독창적이다. 인간의 손이 한 번도 닿지 않았던 깊은 바다 속 심연의 정체불명 생명체를 닮은 듯한 라디에이터 그릴은 하단 범퍼까지 내려와 거대한 물고기의 입을 연상시킨다. 상단 시트로엥 로고를 형상화한 2줄의 그릴은 이러한 상상을 더욱 자극하는 요소.

전조등은 좌우측 보닛 상단까지 치켜 올려 날카롭게 디자인했다. 하단 주간주행등 기능이 겸비된 LED 램프는 전면 디자인의 정점을 찍으며 디자인을 완성한다.
전체적인 콘셉트가 물고기를 닮았다는 것은 측면 디자인에서도 엿볼 수 있다. 보닛에서 시작해 뒤쪽으로 갈수록 깊게 누운 A필러는 물고기의 유연한 몸체를 닮은 듯 부드러운 선을 유지한다. B필러의 상어 지느러미를 형상화한 디자인은 차체가 보다 날렵해 보이는 효과를 발휘하며 파도를 가르는 서핑보드를 떠올리게 한다.

후면은 31개의 LED 전구와 반사경을 이용해 3D 효과를 만들어내는 새로운 테일램프를 적용했다. 이는 해치백과 다른 차라는 것을 알려주면서 전체적으로 단조롭게 보이던 후면에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실내는 외관만큼이나 개성 넘치는 디자인으로 검은색 유광 패널과 메탈 느낌의 소재를 사용해 미래지향적 이미지를 풍긴다. 왼쪽부터 타코미터, 속도계, 트립 컴퓨터 등 3개로 나뉜 원형의 계기판은 화려한 조명과 함께 이러한 느낌을 더욱 강조했다. 센터페시아 상단 7인치 한국형 내비게이션은 사용하기 편했지만, 낮에 지붕을 열었을 경우 빛의 반사가 심해 시인성이 떨어졌다.
일반 차량에서 선루프를 개방하는 것과 비슷한 방식으로 여는 것이 가능한 캔버스톱은 루프 중간, 끝, 완전 개방의 3단계로 조작이 가능하다. 캔버스톱은 최대 120km/h로 달리면서도 열고 닫는 것이 가능하고 완전히 여는 데까지는 16초가 걸린다.

정차상태에서 실내로 유입되는 엔진음과 진동은 독일차와 견줬을 때 다소 거슬린다. 캔버스톱을 개방할 경우에는 이런 마음이 조금 더 강해진다. 하지만 일단 출발하게 되면 이런 거슬림은 눈 녹듯 사라지고, 푸른 하늘과 싱그러운 바람이 가슴 속까지 밀려들어온다.

92마력의 동력성능은 100km/h 안팎의 일반적인 주행에서 전혀 부족함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차체를 충분히 이끈다. 푸조와 시트로엥 특유의 탄력성 있는 스티어링 휠은 커브가 연속되는 구간에서도 운전이 즐겁다. 스티어링 휠에 달린 패들시프트를 이용해 좀 더 역동적인 주행을 즐기면, 운전자가 원하는 데로 차가 움직여 즐거움이 배가된다.
이틀 동안 서울 도심과 수도권을 120km가량 주행한 뒤 DS3 카브리오의 평균연비는 18.9km/ℓ를 찍혔다. 3세대 스톱앤드스타트 시스템과 수동기반 자동변속기인 6단 EGS 변속기는 DS3 카브리오의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다.

이 차의 판매가격은 Chic 모델 3390만 원, So Chic Plus 모델 3630만 원이다.

김훈기 동아닷컴 기자 hoon14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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