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피하는 안전계약법[부동산 빨간펜]
김호경 기자
입력 2024-11-21 17:00 수정 2024-11-21 18:28
동아DB
연말은 예비 대학생, 예비 직장인 등 사회초년생들이 본격적으로 자취방을 알아보는 시기입니다. 사회초년생은 부동산 계약 경험이 적다 보니 전세사기 위험에 노출되기 쉽습니다. 이에 국토교통부가 이달 17일 안전한 전세 계약 방법을 알려주는 교육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이번 주 부동산 빨간펜은 교육 영상의 핵심 내용을 소개합니다. Q. 계약 전에 근저당은 왜 확인해야 하나요.
“근저당권이 설정돼 있다면 집주인이 집을 담보로 금융기관이나 다른 사람에게 돈을 빌렸다는 뜻입니다. 나중에 문제가 생겨 해당 집이 경매로 넘어가면 근저당권자가 돈을 먼저 가져가게 됩니다. 경매 낙찰 금액에서 근저당권자에게 돈을 돌려주고 남은 금액이 있으면 보증금을 변제받을 수 있지만, 남는 금액이 없으면 보증금을 회수하지 못합니다.”
Q. 근저당은 어디서 어떻게 확인하나요.
“등기부등본을 보면 됩니다. 등기부등본은 표제부, 갑구, 을구 세 부분으로 구성됩니다. 표제부는 주소, 면적 등 건물에 대한 일반적인 내용을, 갑구는 소유권 관련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근저당권은 을구에 적혀 있습니다. 근저당권이 있다면 근저당권 설정 금액(채권최고액)이 얼마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근저당권 설정 금액과 보증금을 더한 금액보다 시세가 충분히 높으면 보증금을 떼일 우려가 적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반면 시세와 별 차이가 없거나 시세가 더 낮다면 보증금 사고 우려가 있는 집입니다.”
Q. 마음에 드는 집을 발견했는데 다가구 주택이라고 합니다. 특별히 주의할 게 있을까요.
“다가구주택은 구분 등기가 안 되는 주택입니다. 집주인이 1명인 단독 주택에 여러 명이 함께 사는 겁니다. 다가구 주택을 알아볼 때는 반드시 자신보다 먼저 살고 있는 임차인(선순위 임차인)이 몇 명이고, 이들이 낸 보증금 총액을 확인해야 합니다. 경매 진행 시 임차한 순서대로 보증금을 돌려주기 때문입니다. 선순위 임차인이 많을수록 본인의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위험이 커지는 셈입니다. 근저당권 설정 금액에 추가로 선순위 임차보증금, 그리고 본인의 보증금을 더한 총액이 얼마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선순위 임차보증금은 확정일자 부여 현황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Q. 계약 전에 건축물대장은 왜 봐야 하나요.
“건축법 위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입니다. 불법 증축 등 위반 건축물 세입자는 전세 대출을 받거나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에 가입할 수 없습니다. 위반 건축물 집주인에게 이행강제금이 부과되는데 집주인이 안 내고 버티면 집이 공매로 넘어가게 됩니다. 또 다음 세입자를 구하기도 어려워 만기 때 보증금을 돌려받기도 쉽지 않습니다. 위반 건축물로 적발되면 건축물대장 제목 옆에 ‘위반 건축물’이라고 표시됩니다. 다만 아직 적발되지 않은 경우에는 이런 표시가 없기 때문에 대장에 적힌 층수나 면적이 실제와 일치하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전세 계약 핵심 체크리스트
내용 |
V 집 내부 및 외부 상태 |
V 주변 시세 |
V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 가입 가능 여부 |
V 공인중개사 자격 |
V 임대인 신분(직접 만날 것), 대리인의 위임장 및 신분증 |
V 임대차계약서 |
V 등기부등본 |
V 건축물대장 |
V 선순위 임차보증금 |
V 국세·지방세 완납증명서 |
Q. 집주인의 세금 체납 여부는 어떻게 확인하나요.
“집주인이 세금을 미납하면 집이 압류됩니다. 그래도 안 내고 버티면 공매에 넘어갑니다. 집을 구할 때 집주인이 세금을 미납한 집은 피해야 합니다. 압류 처분 전 미납 여부는 등기부등본만 봐서는 알 수 없습니다. 따라서 계약 전에 집주인에게 국세와 지방세 완납증명서를 보여달라고 해야 합니다. 개정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올해 7월 시행되면서 집주인은 세입자에게 반드시 이 서류를 제시해야 합니다. 집주인이 보여주지 않는다면 미납이 의심되니 계약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Q. 등기부등본에 신탁 부동산으로 돼 있는데 무엇을 주의해야 하나요.
“신탁 부동산은 소유주가 관리나 처분 등 법적 권리를 신탁회사에 넘긴 부동산을 뜻합니다. 보통 집주인이 건물을 지을 때 은행에서 대출을 받기 위해 신탁 회사와 신탁 계약을 맺습니다. 쉽게 말해 신탁 회사가 법적인 ‘집주인’인 셈입니다. 따라서 신탁 부동산은 소유주가 아니라 신탁 회사와 계약서를 써야 합니다. 또는 신탁 회사의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이런 안전 장치 없이 소유주와 계약했다면 불법 점유가 됩니다. 신탁 회사가 나가라고 하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쫓겨나게 됩니다.”
김호경 기자
Q. 전세 계약 시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 서류들은 어떻게 떼나요.“등기부등본, 확정일자 부여 현황, 건축물대장, 국세와 지방세 완납증명서 등 필수 서류들은 공인중개사가 세입자에게 보여줘야 합니다. 국세와 지방세 완납증명서를 제외한 나머지 서류는 세입자가 직접 발급할 수도 있습니다. 등기부등본과 확정일자 부여 현황은 대법원 인터넷 등기소(www.iros.go.kr)에 접속해 주소를 입력하면 발급할 수 있습니다. 비용은 각각 700원, 500원입니다. 건축물대장은 인터넷 정부24(www.gov.kr)에서 무료로 발급할 수 있습니다. 서류 확인 시 중요한 건 발급일입니다. 발급일이 계약일과 같아야 합니다. 계약 전에 근저당, 세금 미납이 생기면 세입자의 권리 순서는 뒤로 밀리기 때문입니다. 더 자세한 내용을 담은 교육영상은 국토교통부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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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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