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3억 이하로 내 집 마련하기

동아경제

입력 2018-02-21 16:10 수정 2018-02-21 16:21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곽창석 도시와공간 대표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해 12월 이후 계약한 건의 상당수가 계약금보다 집값이 더 올라 집주인이 해약하는 사례가 꽤 많다. 서울 강남에서 시작한 상승세는 마포 용산 성동을 거쳐 강북지역과 서울 인접 외곽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올봄에 만기가 도래하는 무주택자는 또다시 집값 상승의 불안감에 휩싸이고 있다. 전세를 연장하자니 집값이 오를 것 같고, 집을 구입하자니 마음에 드는 집의 가격은 저 멀리 도망가 있다. 한때는 청약해서 당첨되는 꿈을 꿨지만 청약가점제가 전면적으로 시행되고 특별공급이 확대되면서 당첨의 꿈도 접어야 할 판이다.

전세 대출을 더 받아서 한번 더 전세를 살지, 아니면 돈에 맞춰서 다세대 주택이라도 구입할지 고민스럽다. 다세대 주택은 집값이 안 오르니 구입하지 말라고 말리는 주변 사람들이 많아 선뜻 손이 가지 않는다.

가진 돈에 맞는 아파트를 찾아보지만 성에 차지 않는다. 낡았거나 교통이 불편하거나 편의시설이 없거나 학군이 나쁘거나 등등 살만한 아파트가 없다. 내 눈에 들어오는 아파트는 내 능력에 비해 1~2억은 더 있어야 구입이 가능할 뿐이다. 할 수 없이 전세를 연장하거나 새로운 전세를 찾는 방법 밖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결정하게 된다. 앞으로 전셋값이 오르지 말아달라고 기도하면서.

어떤 면에선 전세를 고집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완벽주의자이거나 욕심이 넘치는 경우가 많다. 내가 구입할 집은 지금보다 더 훌륭한 집이어야 한다는 꿈을 꾸면서 집 구입을 미룬다. 더 싸게 살 기회가 앞으로 올 것이라고 스스로를 위로한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최근의 흐름을 보면 양도세 중과세를 앞두고 시중에 매물의 씨가 말라 가고 있다. 팔고 싶어도 세금이 비싸거나 거래가 금지돼 있어서 팔 수가 없다. 팔고 싶어도 팔수 없고 사고 싶어도 살 수 없는 ‘거래지옥’이 만들어지고 있다. 정부에서 100만호를 지어준다지만 언제 지어질지도 확실치 않다.

앞으로 공급이 넘친다는데 별로 분양하는 곳도 없다. 민간 건설업체들은 수요자들이 원하는 아파트를 짓는 대신 오피스텔이나 이른바 아파텔만 잔뜩 짓고 있다. 간혹 짓는 아파트도 선임대 후분양이라 내 집 마련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이런 상태에서 무리해서라도 내 집 마련을 하는 것이 옳은 선택일까? 필자는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내 집 마련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서울이 너무 비싸면 전철이 닿는 서울 인접지역의 아파트를 사는 게 좋다. 서울이라는 행정구역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으며, 굳이 역세권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전철과 연계된 버스정류장이 가까운 곳이 유리할 수도 있다.

혹자는 집값의 양극화를 부르짖고 있지만 시장은 저가주택이 약진하는 평준화의 장으로 진행될 것이다. 어쩌면 지금 매입할 수 있는 저가 아파트가 전세 한번 더 살고 난 후에는 살 수 없게 될 가능성이 높다. 눈높이를 낮추는 지혜가 절실하다.

곽창석 도시와공간 대표


전문가 칼럼



부자동 +팔로우, 동아만의 쉽고 재미있는 부동산 콘텐츠!, 네이버 포스트에서 더 많이 받아보세요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