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시승기]거칠수록 매료되는 BMW ‘뉴 X3’

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입력 2017-12-13 16:41 수정 2017-12-13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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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국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은 외형 확장을 이어갔다. 완성차업체들은 올 초부터 꾸준히 새로운 SUV를 내놨고, 대부분 좋은 결과도 얻어냈다.

이 가운데 SUV 라인업인 X시리즈를 갖춘 BMW도 지난달 막차를 탔다. BMW는 개발기간 6년에 걸쳐 완성한 3세대 X3를 11월 초 한국에 출시하며 고급 SUV 시장 장악에 나선 것이다.

현재 경쟁차들은 승승장구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월평균 400대 이상 판매되는 메르세데스벤츠 GLC클래스가 주도권을 쥐고 있는 상황. 여기에 볼보 XC60 시장 반응 역시 심상치 않다. XC60는 지난 9월부터 3달간 555대가 팔리는 등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이다.

BMW X3 국내 전망은 더욱 밝다. 기존 2세대로 숨고르기를 한 와중에도 지난달까지 1455대가 신규 등록되면서 전년 같은 기간보다 판매량(3.09%)이 올랐다. 이런 추세라면 신차효과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이달 이후부터 X3 활약을 기대해도 좋을 듯싶다.

실제로 만나본 신형 X3는 ‘전천후’라는 단어와 잘 어울렸다. 어디에서도 제 역할을 충실히 해내는 재주 많은 SUV였다. 육중한 체구에도 불구하고 달리기 성능은 수준급이었고, 온오프로드 가리지 않는 안정적인 승차감은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시승차는 6기통 디젤 엔진을 탑재한 ‘뉴 X3 x드라이브 30d M 스포츠 패키지’다. 외관은 전체적으로 투박한 근육질 몸체가 연상됐다. 뉴 X3는 앞뒤 짧은 오버행을 포함한 균형 잡힌 50대50 차제비율을 지녔다. 2세대 보다 더욱 커진 전면의 키드니 그릴과 새로운 디자인의 주간 주행등, 후면의 LED 라이트, 하단으로 떨어지는 루프 스포일러, 트윈 배기 테일파이프 등이 달라진 외관 특징이다. X3 스포츠패키지는 다른 트림과 달리 BMW 고성능 모델 상징인 ‘M’ 형상이 곳곳에 박혀있었다.

실내 휠베이스는 이전보다 5cm 길어져 공간 활용도를 높였다. 대시보드 높이도 이전 모델보다 낮아지면서 시야 확보에 신경을 쓴 모습이다. 계기판에는 12.3인치 전자식 모니터가 위치하고 있다. 또 BMW 디스플레이키가 기본 제공돼 차량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시동을 켜고 본격적으로 도로를 누볐다. 시승은 서울 성수동을 출발해 경기도 여주 세종천문대를 왕복하는 총 210km 구간에서 이뤄졌다. 먼저 고속주행에서 뉴 X3를 시험해봤다. 이 차는 가속 페달을 밟는 대로 머뭇거림 없이 치고 나갔다. 3ℓ 직렬 6기통 디젤 엔진으로 최고출력 265마력, 최대토크 63.3kg.m의 위력이 발휘되는 순간이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5.8초에 불과하다. 속도가 높아질수록 소음과 진동이 느껴졌지만 거슬릴 정도는 아니다. 오히려 우렁차고 과감한 엔진사운드를 탑재했다면 운전 재미가 배가 됐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X3 오프로드 주행 성능에 매료됐다. 울퉁불퉁한 노면을 거침없이 파헤치며 앞으로 나가는 모습에 ‘불도저’가 연상되기도 했다. 시트는 몸이 좌우로 튕겨나가지 않게 완벽히 감싸며 운전에 집중할 수 있게 만들었다. 순간 변형이 많은 모래밭도 가벼운 답력으로 여유롭게 통과했다. 수심이 얕은 강가를 통과하는 일은 식은 죽 먹기다. 이내 커다란 물보라를 일으키며 X3는 당당하게 험로를 빠져나왔다. 웬만한 차량의 경우 헤쳐 나가기 힘든 코스를 여유롭게 대처하는 모습이 무척 듬직해보였다. 차량에 적용된 BMW 사륜구동 시스템 x드라이브가 제대로 작동된 덕분이다. 여기에 뛰어난 접지력도 한몫했다.

다만 X3는 최신 유행에 뒤쳐져 있다. 최근 다양한 차종에 적용되고 있는 주행 조향보조시스템과 어드밴스드 스마트컨트롤이 전부 빠져 X3로부터 운전 도움을 받지 못한다. 장거리 주행 시 피로가 누적될 수 있는 부분이다.

이날 시승 후 최종 연비는 9.3km/ℓ를 기록했다. 복합 연비 11.3km/ℓ에 못미쳤지만 급가속과 시승 절반에 가까운 시간을 오프로드 구간에 할애한 점을 감안하면 무난한 수준이다.

뉴 X3에는 사각지대 경보 시스템과 차선 이탈 경보 시스템 등 운전자 보조 시스템이 적용돼 있다. X3 x드라이브30d 모델의 경우 탑뷰 및 서라운드 뷰를 포함하는 ‘파킹 어시스턴트 플러스’와 손동작으로 내비게이션 및 주요 인포테인먼트 기능을 제어할 수 있는 제스처 컨트롤을 지원한다. 고품질 음악을 즐길 수 있는 하만카돈 오디오 시스템도 장착됐다. 가격은 뉴 X3 x드라이브20d M 스포츠 패키지 6870만 원, 뉴 X3 x드라이브20d x라인 6580만 원, 뉴 X3 x드라이브30d M 스포츠 패키지 8360만 원, 뉴 X3 x드라이브30d x라인 8060만 원이다.

여주=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brjean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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