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가 제동 안해도 스스로 스톱

동아일보

입력 2013-09-24 03:00 수정 2013-09-24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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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동차 안전장치의 진화 어디까지
볼보 ‘사이클리스트 감지 시스템’ 공개… 고해상 카메라 장착 식별능력 높여
집중력 떨어진 운전자 사고 예방, 벤츠-BMW도 충돌예방 센서 개발


자동차업체의 안전 시스템이 진화하고 있다. 왼쪽은 볼보자동차 ‘사이클리스트 감지 시스템’, 오른쪽은 BMW ‘나이트 비전 시스템’의 개념을 형상화한 사진이다. 볼보자동차코리아·BMW코리아 제공
‘특명! 자전거 운전자를 보호하라.’

볼보자동차가 올해 3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네바모터쇼에서 세계 최초로 ‘사이클리스트(자전거 운전자) 감지 시스템’을 공개했다. 자전거로 인한 사망 사고 중 약 50%가 자동차와의 충돌 때문이라는 사실에 대해 자동차 업체가 문제의식을 갖기 시작한 것이다.

국내 상황도 마찬가지.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자동차와 연관된 자전거 충돌 사고 발생 건수는 2007년 이후 연평균 6.5%의 비율로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최근 기름값 부담을 덜고 체력을 기르기 위해 자전거로 출퇴근 하는 직장인이 늘면서 사이클리스트 감지 시스템의 중요성 또한 부각되고 있다.


○ 안전 시스템의 진화

이번에 새로 개발된 사이클리스트 감지 시스템을 두고 업계에서는 시스템의 진일보라는 평가가 나온다. 보행자에게 초점을 맞춰 오던 감지 시스템이 달리는 자전거를 판별해 낼 정도로 발전했기 때문이다.

사이클리스트 감지 시스템은 차량 전면 그릴에 장착된 광각 듀얼 모드 레이더와 전면 유리 상단부에 있는 고해상도 카메라, 중앙제어장치를 통해 작동된다. 레이더와 카메라를 통해 파악한 물체가 자전거를 탄 사람으로 판별한 뒤 충돌 위험성이 있는데도 운전자가 반응하지 않으면 시스템이 제어장치로 신호를 보내 브레이크를 작동하는 식이다.

자전거 운전자가 갑자기 차량의 진행 경로로 방향을 바꾸면 시스템은 브레이크와 함께 경고음도 내보낸다. 볼보자동차 측은 “음악을 들으며 자전거를 타는 운전자가 많다는 것을 감안해 경고 기능을 극대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광각 레이더와 고해상도 카메라를 장착한 것 또한 물체의 식별 능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볼보자동차코리아는 올해 새로 선보이는 ‘2014년형 모델’ 중 2.4L급 이상 차량에 대해 사이클리스트 감지 시스템을 기본으로 장착할 계획이다.


○ 다양한 안전 시스템을 궁리하는 자동차 업계

자동차 사고를 줄이려는 업체들의 노력은 다방면에서 이뤄지고 있다. ‘안전 시스템 개발의 대표 주자’로 꼽히는 볼보자동차는 사이클리스트 감지 시스템 외에도 보행자 충돌 방지, 저속 추돌 방지 시스템 등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바 있다.

보행자 충돌 방지 시스템은 시속 35km 이하로 자동차가 저속 주행 시 차량 전방에 보행자가 나타나 사고가 예상되면 경고음 등으로 1차 경고를 한다. 그래도 운전자가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 차량을 자동 정지시키는 기능이다. 저속 추돌 방지 시스템 ‘시티 세이프티’는 앞차와의 간격이 좁아지는데도 운전자가 반응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브레이크를 작동시키는 기능이다. 운전자의 ‘집중력 저하’를 안전 시스템으로 대체하겠다는 것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차량에 장착된 스테레오 다목적 카메라와 레이더 센서에서 전달받은 데이터를 종합해 전방의 보행자 유무를 확인하는 ‘프리-세이프 브레이크’ 시스템을 개발했다. BMW는 컨트롤 차량 내 적외선 카메라를 통해 전방에 있는 물체를 열로 감지하는 ‘나이트 비전’ 시스템을 뉴 7시리즈에 적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포착된 물체가 동물인지 사람인지를 구분하는 기능도 새롭게 추가됐다.

사고 발생 이후를 위한 안전 시스템도 개발되고 있다. 일례로 폴크스바겐이 ‘골프’에 적용한 ‘다중 충돌 방지 브레이크’는 에어백의 센서가 충돌을 감지하면 자동으로 차에 제동이 걸린다. 추가 충돌로 일어날 수 있는 위험 요소를 줄이겠다는 것이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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