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월세 65% 역대최대… 아파트까지 번지는 ‘전세의 월세화’
오승준 기자
입력 2025-04-29 03:00 수정 2025-04-29 03:00
전세사기 사태 이후 주택 월세 늘어
아파트도 월세 51%, 전세보다 많아
치솟는 전셋값도 월세화 부추겨
“임차인 주거비용 부담 가중” 우려

올해 1분기(1∼3월) 서울 주택 임대차 계약 10건 중 약 7건이 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 사기 사태가 촉발한 전세 기피로 이미 비(非)아파트 임대차 시장에선 월세가 ‘뉴노멀’(새로운 표준)로 자리 잡았고, 최근 아파트 시장에서도 월세를 찾는 수요가 점차 늘고 있기 때문이다.
28일 대법원 등기 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서울에서 확정일자를 받은 주택 임대차 계약은 총 23만3958건이었다. 이 중 월세 계약은 15만1095건으로 64.6%에 달했다. 이런 비중은 분기 기준으로 대법원이 확정일자 정보를 취합한 2014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월세 비중은 2021년까지만 해도 40%대 수준이었다. 전세 사기 사태가 불거진 2022년부터 월세 비중이 오르기 시작했다. 2023년에는 50% 후반대까지 올랐다. 지난해 1분기 60%를 넘었고 올해 1분기 60% 중반대까지 치솟은 것이다.
빌라 등 비아파트 시장은 이미 월세가 대세로 굳어진 상황이다. 전세 사기 사태 이후 월세를 찾는 세입자가 부쩍 늘었기 때문이다. 또 전세 사기 예방을 위해 전세 보증금 반환보증 가입 기준이 강화된 점도 월세 전환을 부추긴 요인이다.
이 보증은 집주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면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에서 대신 갚아주는 상품이다. 원래 보증금이 주택 공시가격의 150% 이내만 가입할 수 있었는데 2023년 5월부터 이 기준이 126%로 강화됐다. 이후 가입 요건을 맞추려고 보증금을 낮추는 대신 월세를 받는 집주인이 늘었다.
전세의 월세화 현상은 빌라 등 비아파트를 넘어 아파트로 확산하고 있다. 우리은행 WM영업전략부가 국토교통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 1, 2월 전국 아파트 임대차 거래 중 월세 비중은 44.2%로 집계됐다. 이는 2023년 43.9%, 2024년 42.2%보다 높은 수치다. 특히 올해 1, 2월 서울 아파트 월세 비중이 51.1%로 전세(48.9%)를 넘어섰다.
월세 전환 속도가 빨라진 데에는 전셋값이 꾸준히 오르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전셋값이 오르면 세입자들은 추가로 목돈을 마련해야 하는데, 요즘처럼 전세 대출 금리가 여전히 높으면 전세 대신 월세를 찾는 수요가 늘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4월 셋째 주(21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03% 오르며 2월 첫째 주(0.01%) 이후 12주 연속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전세의 월세화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임대차 시장에 충분한 공급이 이뤄지지 않으면 월세화 현상이 세입자의 주거비 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전세 사기 이후 빌라 기피 현상이 심화하면서 빌라를 주로 공급하는 건설업체가 도산하는 등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며 “전세든 월세든 임대차 시장 공급이 늘어야 임대차 시장이 안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아파트도 월세 51%, 전세보다 많아
치솟는 전셋값도 월세화 부추겨
“임차인 주거비용 부담 가중” 우려

올해 1분기(1∼3월) 서울 주택 임대차 계약 10건 중 약 7건이 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 사기 사태가 촉발한 전세 기피로 이미 비(非)아파트 임대차 시장에선 월세가 ‘뉴노멀’(새로운 표준)로 자리 잡았고, 최근 아파트 시장에서도 월세를 찾는 수요가 점차 늘고 있기 때문이다.
28일 대법원 등기 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서울에서 확정일자를 받은 주택 임대차 계약은 총 23만3958건이었다. 이 중 월세 계약은 15만1095건으로 64.6%에 달했다. 이런 비중은 분기 기준으로 대법원이 확정일자 정보를 취합한 2014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월세 비중은 2021년까지만 해도 40%대 수준이었다. 전세 사기 사태가 불거진 2022년부터 월세 비중이 오르기 시작했다. 2023년에는 50% 후반대까지 올랐다. 지난해 1분기 60%를 넘었고 올해 1분기 60% 중반대까지 치솟은 것이다.
빌라 등 비아파트 시장은 이미 월세가 대세로 굳어진 상황이다. 전세 사기 사태 이후 월세를 찾는 세입자가 부쩍 늘었기 때문이다. 또 전세 사기 예방을 위해 전세 보증금 반환보증 가입 기준이 강화된 점도 월세 전환을 부추긴 요인이다.
이 보증은 집주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면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에서 대신 갚아주는 상품이다. 원래 보증금이 주택 공시가격의 150% 이내만 가입할 수 있었는데 2023년 5월부터 이 기준이 126%로 강화됐다. 이후 가입 요건을 맞추려고 보증금을 낮추는 대신 월세를 받는 집주인이 늘었다.
전세의 월세화 현상은 빌라 등 비아파트를 넘어 아파트로 확산하고 있다. 우리은행 WM영업전략부가 국토교통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 1, 2월 전국 아파트 임대차 거래 중 월세 비중은 44.2%로 집계됐다. 이는 2023년 43.9%, 2024년 42.2%보다 높은 수치다. 특히 올해 1, 2월 서울 아파트 월세 비중이 51.1%로 전세(48.9%)를 넘어섰다.
월세 전환 속도가 빨라진 데에는 전셋값이 꾸준히 오르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전셋값이 오르면 세입자들은 추가로 목돈을 마련해야 하는데, 요즘처럼 전세 대출 금리가 여전히 높으면 전세 대신 월세를 찾는 수요가 늘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4월 셋째 주(21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03% 오르며 2월 첫째 주(0.01%) 이후 12주 연속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전세의 월세화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임대차 시장에 충분한 공급이 이뤄지지 않으면 월세화 현상이 세입자의 주거비 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전세 사기 이후 빌라 기피 현상이 심화하면서 빌라를 주로 공급하는 건설업체가 도산하는 등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며 “전세든 월세든 임대차 시장 공급이 늘어야 임대차 시장이 안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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