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박한우 기아자동차 사장 “프리우스 대항마로… 국내 첫 친환경車 전용모델 만들겠다”
정세진기자
입력 2015-01-22 03:00 수정 2015-01-22 03:00
“2016년에 개발해 친환경 라인업 강화… 디자인 강화-오감마케팅 주력하고
신형 카니발 등 전략 4종으로 도약… 내수시장은 레저용車로 지킬 것”
16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박한우 기아자동차 대표이사 사장(57)이 도요타의 프리우스를 타깃으로 친환경차 전용 모델을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쏘나타 하이브리드처럼 기존 모델을 하이브리드차나 전기차로 바꾸는 게 아니라 개발 초기부터 친환경차만을 염두에 둔 모델을 내놓겠다는 전략이다. 내년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방식의 친환경차 전용 모델을 내놓고 친환경차 라인업을 강화할 예정이다.
지난해 11월 기아차의 대표이사 사장에 오른 뒤 처음으로 언론 인터뷰에 응한 박 사장은 “올해 국내외 시장에서 전략차 4종으로 한 단계 도약하겠다”고 자신했다. 8년 만에 전면 변경된 신형 카니발과 신형 쏘렌토, 올 하반기(7∼12월)에 출시되는 K5와 스포티지의 후속모델 4종으로 국내외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에 출시되는 신형 K5에는 디젤모델이 포함된다.
박 사장은 “수입차는 지난해 국내 시장점유율이 12%가 넘어섰다”며 “우리도 그동안 미진했던 부분, 고객들에게 잘못한 부분을 인정하고 강점이 있는 레저용 차량 등을 앞세워 내수시장을 지켜내겠다”고 말했다.
올해는 경기침체와 저유가의 여파로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중국의 성장률이 크게 둔화된 데다 중동 산유국의 수요도 급감했다. 특히 매년 20만 대씩 팔아온 러시아에서 루블화 가치의 폭락으로 판매가 크게 줄었다. 그는 “올해도 러시아 시장이 많이 좋아질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다만 현대차와 함께 현지에서 생산하는 차량 10만 대는 가격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성장전략의 일환으로 인도 현지공장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인도는 2020년이면 자동차 시장이 500만 대에 이를 정도로 세계에서 성장속도가 가장 빠른 곳이다. 하지만 관세가 무려 60%에 달한다. 한국에서 생산한 차로는 가격경쟁력이 없기 때문에 기아차 법인은 진출하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는 인도 첸나이 공장에서 만든 차를 팔고 있지만 현지 생산시설이 없는 기아차는 차를 한 대도 팔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박 사장은 “러시아나 중국의 성장이 정체된 가운데 결국 인도가 향후 기아차가 한 단계 점프하는 지역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현재 멕시코 공장을 짓고 있어 인도 공장 건립이 당장 이뤄질 수는 없는 상황이다.
현대·기아차에서 재무 출신 최초로 대표이사 사장직에 오른 그에게 노조 문제는 주요 과제다. 보통 자동차 회사의 사장은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생산이나 영업 출신들이 맡는다. 강성노조와 소통하려면 현장 경험이 많아야 한다는 점 때문이다. 하지만 기아차 노조는 현대차 노조 못지않게 강성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공장장 출신으로 노조 관리에 자신감을 보였던 이삼웅 전 사장도 지난해 노조의 파업이 길어지면서 결국 사퇴했다.
박 사장은 현대차 인도법인에서 근무하면서 노사분규를 해결한 경험이 있다. 박 사장은 “2008∼2011년에 인도 공장 파업으로 라인은 중단되고 근로자들은 공장에 주저앉아 버리는 최악의 상황까지 갔지만 결국 원칙을 지켜 문제를 해결했다”고 말했다. 그는 현대차써비스에 입사한 후 33년간 현대차그룹에서 근무하고 있다. 17년간 근무하던 현대차써비스에서 갑자기 현대캐피탈로 발령이 났다가 현대·기아차 남양연구소에서 일했다. 회사로부터 통보를 받은 지 5일 만에 인도로 떠나 10년을 근무하기도 했다. 그는 “상고 출신에 좋은 대학을 나온 것도 아닌 내가 계속 2류로 머물다가 기회가 온 것”이라며 “2군에서 구원투수를 좀 하다가 이제는 제2 선발 정도까지는 온 것 같다”고 말했다.
기아차는 외환위기를 거치며 온갖 고난을 겪은 회사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디자인이 뛰어난 젊고 역동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인 인터브랜드의 브랜드 평가에서 기아차는 지난해 74위를 기록해 쉐보레(82위)나 랜드로버(91위)보다도 높게 평가됐다.
하지만 이런 빠른 성장에도 불구하고 동반자이자 경쟁자인 현대차와의 차별화는 풀기가 쉽지 않은 과제다. 박 사장은 “디자인을 앞세우면서 현대차와의 차별화에 성공했지만 그 이후가 참 힘들다”며 “디자인의 장점을 강화하고 음악과 향수 등을 이용한 오감마케팅으로 차별화된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신형 카니발 등 전략 4종으로 도약… 내수시장은 레저용車로 지킬 것”
현대·기아자동차에서 재무 출신 최초로 지난해 11월 대표이사 사장에 오른 박한우 기아자동차 사장. 그는 “4대 신차종 출시와 친환경 전용 모델 출시로 국내외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기아자동차 제공
“국내 최초의 친환경차 전용 모델을 출시하겠습니다.”16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박한우 기아자동차 대표이사 사장(57)이 도요타의 프리우스를 타깃으로 친환경차 전용 모델을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쏘나타 하이브리드처럼 기존 모델을 하이브리드차나 전기차로 바꾸는 게 아니라 개발 초기부터 친환경차만을 염두에 둔 모델을 내놓겠다는 전략이다. 내년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방식의 친환경차 전용 모델을 내놓고 친환경차 라인업을 강화할 예정이다.
지난해 11월 기아차의 대표이사 사장에 오른 뒤 처음으로 언론 인터뷰에 응한 박 사장은 “올해 국내외 시장에서 전략차 4종으로 한 단계 도약하겠다”고 자신했다. 8년 만에 전면 변경된 신형 카니발과 신형 쏘렌토, 올 하반기(7∼12월)에 출시되는 K5와 스포티지의 후속모델 4종으로 국내외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에 출시되는 신형 K5에는 디젤모델이 포함된다.
박 사장은 “수입차는 지난해 국내 시장점유율이 12%가 넘어섰다”며 “우리도 그동안 미진했던 부분, 고객들에게 잘못한 부분을 인정하고 강점이 있는 레저용 차량 등을 앞세워 내수시장을 지켜내겠다”고 말했다.
올해는 경기침체와 저유가의 여파로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중국의 성장률이 크게 둔화된 데다 중동 산유국의 수요도 급감했다. 특히 매년 20만 대씩 팔아온 러시아에서 루블화 가치의 폭락으로 판매가 크게 줄었다. 그는 “올해도 러시아 시장이 많이 좋아질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다만 현대차와 함께 현지에서 생산하는 차량 10만 대는 가격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성장전략의 일환으로 인도 현지공장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인도는 2020년이면 자동차 시장이 500만 대에 이를 정도로 세계에서 성장속도가 가장 빠른 곳이다. 하지만 관세가 무려 60%에 달한다. 한국에서 생산한 차로는 가격경쟁력이 없기 때문에 기아차 법인은 진출하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는 인도 첸나이 공장에서 만든 차를 팔고 있지만 현지 생산시설이 없는 기아차는 차를 한 대도 팔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박 사장은 “러시아나 중국의 성장이 정체된 가운데 결국 인도가 향후 기아차가 한 단계 점프하는 지역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현재 멕시코 공장을 짓고 있어 인도 공장 건립이 당장 이뤄질 수는 없는 상황이다.
현대·기아차에서 재무 출신 최초로 대표이사 사장직에 오른 그에게 노조 문제는 주요 과제다. 보통 자동차 회사의 사장은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생산이나 영업 출신들이 맡는다. 강성노조와 소통하려면 현장 경험이 많아야 한다는 점 때문이다. 하지만 기아차 노조는 현대차 노조 못지않게 강성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공장장 출신으로 노조 관리에 자신감을 보였던 이삼웅 전 사장도 지난해 노조의 파업이 길어지면서 결국 사퇴했다.
박 사장은 현대차 인도법인에서 근무하면서 노사분규를 해결한 경험이 있다. 박 사장은 “2008∼2011년에 인도 공장 파업으로 라인은 중단되고 근로자들은 공장에 주저앉아 버리는 최악의 상황까지 갔지만 결국 원칙을 지켜 문제를 해결했다”고 말했다. 그는 현대차써비스에 입사한 후 33년간 현대차그룹에서 근무하고 있다. 17년간 근무하던 현대차써비스에서 갑자기 현대캐피탈로 발령이 났다가 현대·기아차 남양연구소에서 일했다. 회사로부터 통보를 받은 지 5일 만에 인도로 떠나 10년을 근무하기도 했다. 그는 “상고 출신에 좋은 대학을 나온 것도 아닌 내가 계속 2류로 머물다가 기회가 온 것”이라며 “2군에서 구원투수를 좀 하다가 이제는 제2 선발 정도까지는 온 것 같다”고 말했다.
기아차는 외환위기를 거치며 온갖 고난을 겪은 회사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디자인이 뛰어난 젊고 역동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인 인터브랜드의 브랜드 평가에서 기아차는 지난해 74위를 기록해 쉐보레(82위)나 랜드로버(91위)보다도 높게 평가됐다.
하지만 이런 빠른 성장에도 불구하고 동반자이자 경쟁자인 현대차와의 차별화는 풀기가 쉽지 않은 과제다. 박 사장은 “디자인을 앞세우면서 현대차와의 차별화에 성공했지만 그 이후가 참 힘들다”며 “디자인의 장점을 강화하고 음악과 향수 등을 이용한 오감마케팅으로 차별화된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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