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차례 해고, 투자 20곳 가운데 19곳 실패…그의 성공 비결은?
김호경기자
입력 2014-10-16 16:28 수정 2014-10-16 16:30
"앞으로 한 해에 10개 이상의 한국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에 투자할 계획입니다."
데이브 맥클루어 500스타트업 대표는 16일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이미 중국과 일본, 동남아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데다 모바일 기기에 익숙한 사용자가 많은 환경이 한국 스타트업에 대해 더욱 관심을 갖게 된 이유"라며 이같이 밝혔다. 맥클루어 대표는 엘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등과 함께 '페이팔 마피아'로 불리는 인물. 미국 전자결제서비스기업 페이팔(PayPal)의 초기 핵심 멤버들을 가리키는 페이팔 마피아는 페이팔를 떠난 뒤에도 활발한 창업과 엔젤투자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맥클루어 대표가 이끄는 500스타트업은 미국 실리콘밸리의 3대 벤처 액셀러레이터(육성 전문기업)로 2010년 설립 이후 지금까지 50여 개국 900여 개 기업에 투자했다. 커플 전용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비트윈'을 만든 VCNC와 동영상 제작 플랫폼 '쉐이커'를 서비스하는 '쉐이커미디어' 등 한국 기업 5곳도 500스타트업으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2010년 이후 공식적으로 4차례 한국을 방문했다는 맥클루어 대표는 한국의 창업 문화에 대해 따끔한 충고를 남겼다. 그는 "지나치게 형식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는 데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비해 창업 속도가 너무 느리다"고 꼬집었다. 성공률을 높이려면 제품을 내놓은 뒤 시장 반응을 보고 수정하는 과정이 필수적이지만 한국 창업가들은 제품을 내놓는 데만 급급해한다는 뜻이다.
그는 자신의 실패담을 얘기하며 한국 창업가들에게 남을 의식하지 않고 도전하라고 조언했다. "2000년, 2001년 두 차례 해고를 당했습니다. 지금도 제가 투자한 회사 20곳 가운데 19곳은 실패합니다. 제가 남의 평판에 신경을 썼다면 이 자리에까지 오지 못했을 것입니다."
맥클루어 대표는 "한국과 일본은 특히 체면과 부모의 기대 등 외부 평가를 많이 의식하는 분위기"라며 "적어도 창업을 한다면 클럽에서 춤을 추듯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도전하라"고 당부했다.
※어문연구팀
데이브 맥클루어(Dave Mcclure)
김호경기자 whalefish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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