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평당 4억 3천만 원에 한전부지 인수… 무리한 베팅 지적도
동아닷컴
입력 2014-09-18 14:21 수정 2014-09-18 14:23
한전부지 (출처= 동아일보DB)
18일 현대자동차그룹(이하 현대차)이 10조 5500억 원의 입찰액을 제출해 삼성동 한전부지의 주인공으로 선정됐다. 재계의 예상을 뒤엎은 이같은 금액에 대해 시장에선 현대차그룹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하는 등 우려의 반응도 나오고 있다.
한국전력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쯤 “이날 오전 10시에 캠코(자산관리공사) 온비드를 통해 입찰정보를 전달받고 입찰보증금 납부 여부 등 적격여부를 심사했다”면서 “현대자동차 그룹이 낙찰됐다”고 삼성동 한전부지 인수대상자 선정 결과를 발표했다.
현대차가 제출한 입찰액은 10조 5500억 원이다. 이는 한전이 지난달 29일 발표한 부지감정가격 3조 3346억원의 3배, 작년 말 공시지가(1조 4837억 원)의 7배에 달한다.
평당(3.3㎡) 환산액은 무려 4억 3800만 원에 육박하는 수치다. 전국에서 가장 땅값이 비싸다고 평가된 서울 명동의 중심 상권의 땅값도 평당(3.3㎡) 1억~ 1억 5000만 원 선이며 강남역 주변의 토지 가액도 1억 원을 넘지 않는다. 때문에 삼성동 한전부지가 강남 노른자위 땅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무리한 베팅’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전부지 입찰 경쟁을 펼친 삼성전자는 현대차그룹보다 적은 4조원 대 초반을 입찰가를 써 낸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가 삼성전자보다 2.5배가 넘는 입찰가를 제시한 것이다.
우려의 움직임에 시장은 곧바로 반응했다. 한전부지 낙찰 소식에 컨소시움을 구성한 현대차그룹 3사는 일제히 주가가 급락했다.
18일 오후 1시35분 현재 현대차의 주가는 전일보다 1만 9000원(8.49%) 떨어진 19만 9500원을 기록 중이다. 이날 현대차는 1시30분 경 19만 7500원까지 떨어지면 52주 신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현대모비스도 이날 한때 25만 8000원까지 내려가며 신저가를 기록했다. 기아차도 전일보다 5400원(9.15%) 하락한 5만 3600원에 거래되는 등 신저가에 다가섰다.
현대차그룹은 이러한 우려에 무덤덤한 입장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한전부지 입찰에 현대차, 기아차, 현대 모비스 3사가 컨소시움을 구성했다. 이들 3사는 5:3:2의 비율로 낙찰금액을 지급할 예정이다. 올 상반기 말 기준 현대차는 17조6000억 원, 기아차는 5조7000억 원, 현대모비스는 6조1000억 원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과 단기금융상품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0년간 강남 지역 부동산 가격 상승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등 외부 변수에도 연평균 9%(핵심지역은 10% 이상)에 달했다”면서 “10~20년 후를 감안할 때 미래가치가 충분하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아닷컴 도깨비뉴스 임성엽 기자 lsy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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